[용인신문] 고다이바 부인은 11세기 영국의 코벤트리 시(Coventry)의 영주(領主)인 레오프릭(Leofric)백작의 부인이었다. 어느 날 백작 부인은 영주의 혹독한 세금징수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사실을 알고 백작에게 몇 번씩이나 세금을 감면해 주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백작은 “당신이 알몸뚱이로 말을 타고 코벤트리 시내 거리를 한바퀴 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야!”라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백작 부인은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공중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라면” 알몸으로 말을 탄들 어떠랴 하는 심정으로 말을 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코벤트리 시의 시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부인이 말을 타고 거리를 돌 때에는 누구도 창문을 굳게 닫고 내다보지 않기로 결의를 하였다. 고다이바 부인은 긴 머리카락으로 앞을 가린 다음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내 거리를 돌기 시작했다. 시민들도 약속대로 말을 타고 거리를 누비는 고다이바 부인을 창틈으로라도 엿보는 사람하나 없는 듯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호기심 많은 재단사 톰(Tom)이라는 사나이만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창문 틈으로 그 부인의 알몸을 엿보았다. 그 순간 그 톰이라는 사나이는 그만 두 눈이
[용인신문]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는 4차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시해 연평균 경제 성장률 9.7퍼센트를 기록했다. 경제성장을 이룩해 북한공산주의자들을 이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박정희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선포, 8.3조치, 유신헌법, 노동 3권의 제약 등을 통해 국민의 자유와 생존권을 유린했다. 이러한 개발독재에 의한 산업근대화는 많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그 부작용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이 환경문제였다. 이것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해 왔던 사람들이 당면했던 문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개발독재 시대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기 시작한 생태위기는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위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위기였다. 그것은 인간 생존에 관한 위기이며, 인간 행위의 총체적인 위기였던 것이다. 용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용인’하면 떠오르는 말이 ‘난개발’이었다. 특히 수지구와 기흥구의 난개발은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 악명을 떨쳐내 버리려고 용인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가 동백지구이다. 용인시가 원대한 뜻을 품고 조성한 동백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지고 있다. 동백지구 바
[용인신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사라진 풍경이 있다면 봄철 꽃나들이다. 이른 봄 광양의 매화가 유명하지만 꽃놀이의 하이라이트는 벚꽃이다. 진해가 유명하고 서울 국회 앞 윤중로가 인기가 높다. 그 화사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봄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꽃이다. 근데 이 벚꽃의 원산이 일본이라는 설도 있지만 왕벚은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던 나무이니 근거 없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벚꽃놀이 보다 훨씬 더 왁자지껄한 이벤트를 벌인다. 얼마 전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인파가 몰려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화사한 벚꽃이 일본어로 사쿠라(櫻. さくら)라고 발음되는 순간 그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사쿠라는 곧 사기꾼이란 의미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일본 말 사쿠라는 대충 3가지 뜻이 있다. 1. 벚꽃, 2. 말고기, 3. 야바위꾼이다. 어떻게 꽃이름과 말고기, 야바위꾼이 같은 뜻으로 공존하는 것일까? 알고보면 다 꽃과 관련이 있다. 말고기의 경우, 메이지유신 이후 육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일본에서 소고기를 잘 구분 못하는 사람들에게 벚꽃처럼 붉그스레 한 말고기를 내놓고 소고기로 팔아 사기꾼을 사쿠라라 했다는 설이다. 야바위꾼은, 벚꽂 만발한 행사장의
[용인신문] 유례없는 경제위기를 불러온 코로나19(COVID-19)와 관련된 뉴스가 대부분이지만 빠지지 않은 큰 부분이 제21대 총선이야기다. 이제 각 정당은 후보자 공천을 끝내고 후보자 등록을 마쳤으니 오는 4월2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후보자들은 당내 면접에서 살아남아 경쟁자들과의 경선를 넘어 공천을 받아 본선에 이르렀다.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하여 먼저 축하의 말을 전한다. 그런데,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길거리에 큼지막하게 걸었던 예비후보 현수막을 본 느낌은 유쾌하지 않았다. 불법도 아니고, 국회의원 자리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인정하면서도 첫 길목부터 꼼수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선이 최종 목적이므로 당연히 후보자 본인이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각인시키는 하나의 홍보 방법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후보, 그것도 예비후보일 뿐이고, 출마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것임에도 마치 현직 국회의원인 것처럼 보이도록 ‘예비후보’라는 글짜가 멀리서는 거의 안보이도록 하여 본인의 희망사항만 주입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였던 국회의원들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전문가로서나 성품으로도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로 정치를
[용인신문] 지난 연말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바이러스는 변종이 쉬워 확산속도가 빠른게 특징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우한독감이라고 딱지를 붙인 서방 일부 나라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호칭할 것을 권고하고, 중국이 발원지라는 주장은 아직 확증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 독감의 변종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미국은 우한에서 발원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며 책임을 고스란히 중국에 떠넘기고 있다. 코로나19 독감 사태를 대하는 미중의 태도를 보면 신종 패권전쟁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국과 중국에서 만큼은 진정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 WHO의 평가다. 우리로서는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접국이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진정세는 인도적인 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보면서 미디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언론의 속성상 신속한 보도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단정적인 보도와 공포의 확산을 사실 이상으로
[용인신문] 지난해 11월에 불현 듯 처인성이 화제가 되었다. 문화재청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이 직접 처인성을 탐방했는가 하면, 대한민국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학술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처인성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및 복원 사업을 논의한 것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처인권역 문화유산 정비방안에 용인시도 처인성 재정비 및 문화유산 활용 활성화 사업을 서두르는 것 같다. 용인시에선 2017년 공모 선정된 역사교육관 건립사업으로 총 45억을 들여 한옥양식으로 설계 중이다. 주차장 옆에 조성되는 역사교육관을 통해 VR(가상현실) 등 첨단기술 활용 역사문화콘텐츠를 널리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총 39억을 투입해 주변 토지 매입과 역사공원 조성을 골자로 하는 처인성 정비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최근에 정치권까지 참여해서 이렇듯 서두르는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전엔 처인성의 국가사적 지정에 대해 관심이 없었나 싶을 정도이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실시한 학술심포지움 참가자들의 면모를 보니 대단하게 꾸며졌다. 발표자는 처인성 승첩의 역사적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술적 연구와 역사‧문화적 가치가 소홀하게 취급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정치인은 “여지껏 김윤후가 묻혀 있는
[용인신문] 코로라19 사태와 사이비 종교집단 ‘신천지’의 대처방법을 보면서 몇 해 전에 읽었던 <상식이 통하는 목사>(김요한 저, 새물결플러스)라는 책이 떠올랐다. 그리고 책을 꺼내 다시 읽으면서 생각한다. 저자는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그리고 목사도 읽어야겠지만 교인도 읽을 책이라는 것. 그래야 상식이 어떤 것인지 서로 점검을 할 수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과 함께 아픈 마음이 스친다. ‘아~ 상식 정도도 통하지 않는 목사가 있기에 이런 책이 나왔겠구나…’ 상식(常識)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인 사람이 다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어야 할 지식이나 판단력’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내가 말하는 ‘고등종교’란 개개의 인간을 궁극적 정신적 실재와 직접 교류시키려 하는 종교를 말하는 것이다. ‘하급종교’란 그 어떠한 중간적 매개(비인간적 자연 혹은 집단적인 인간 권력)를 통해서 우리를 간접적으로 정신적 실재와 교류시키려 하는 종교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통적 정통 기독교와 같은 고등종교가 있고 신천지, 하나님의 교회(전, 안상홍증인회), 구원파 등 사이비 기독교 이단과 무속 신앙을 포함하는 하등
이복령(하솜교회 담임목사) [용인신문]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세상에 구원파라는 사이비종교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교주 일가의 호화스런 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급기야 도주를 하던 교주 유 모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사건은 끝이 난 것 같았지만 아직도 어린 학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우리의 가슴에 그대로 피멍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에는 신천지라는 사이비종교가 그들의 대처 방법에서 여실히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거짓말을 정당화하고 미화시키는 단어로 모략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 행위로 신도수나 동선을 끝까지 감추고 거짓말로 일관하여 정부나 방역 당국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건강한 사회는 투명도에 의해 평가되는데, 우리나라가 건강해진 것은 사회가 점진적으로 투명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眞)과 사이비(似而非)를 구별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간단한 구별법은 그 개인이나 단체의 투명성에 있다고 하겠다. 사이비(似而非)란 ‘겉으로는 비슷하나 본질은 완전히 다른 가짜’를 말한다. 이런 부류나 집단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특히 정치나 종교집단에서 나타날 때는 가정과 사회에 그 피해가 실로
[용인신문] “폐 끼치고 싶진 않았어요.”라는 김기택(송강호 역)은 노동과 기생(奇生)의 관계를 넘나든다. 영화 <기생충>은 냄새의 영화다. 지하방에서 먹는 짜파구리, 전봇대와 노상방뇨, 노란색 가로등, 환기되지 않는 화장실 변기는 냄새의 종합세트다. 숙주는 냄새를 먹고 자란다. 냄새를 공유하는 사람들만이 계급의 동질성을 공감한다. 하지만 같은 음식을 먹었다고 신분 상승의 욕망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공간은 여전히 구분된다. 높은 곳에 살다 보면 낮은 곳을 내려다보려 하지 않는다. 왜, 어지러우니까. 어차피 인간의 욕망은 사방이 탁 트인, 뷰(view)가 좋은 곳을 찾을 뿐이다. “사람답게 살지 않으면 어때요. 우린 살아 있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라는 ‘다자이 오사무’의 절규가 공허하다. 아무도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를 삭제해 버리고 싶다. 왜, 그따위로 자학하느냐고. 인간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낳아지는 것’이다. ‘태어나는 것’은 원래 내 의지와 상관없으니 능동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것인데, 죄송하다니 너무 열악한 소심함이다. 사람답게 사는 것의 기준을 정하는 것도
[용인신문] ‘코로나 바이러스19’가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9년 전에 오늘을 예견한 미국 영화가 있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 Contation 2011). 줄거리는 이렇다. 미네소타 주에 사는 베스는 홍콩 출장을 다녀와 갑자기 사망한다. 그 다음날 그녀의 어린 아들도 똑같은 증상으로 사망한다. 베스 남편은 아내와 아들이 감기에 걸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홍콩 카지노에서 베스에게 서빙을 했던 종업원 남자도 그의 애인도 같은 증상으로 사망한다. 베스가 공항 라운지에서 내민 신용카드, 신용카드를 받아서 결제한 직원, 문고리, 엘리베이터 버튼, 일상의 매개체를 통해 바이러스는 미국 전역으로 전염된다. 국가는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WHO는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의 진원지를 파악해 나간다. ‘컨테이젼’은 미국질병센터와 세계보건기구 WHO에 파견된 이들의 위기극복 과정을 담았다. 결국 그들은 타원형의 당단백 구조를 찾아낸다. 지금껏 본적 없는 신종 바이러스는 박쥐와 염기서열이 같다는 것도 알게 된다. 치료법도 백신도 없다. 질병센터에 모인 전문가들은 초기에 철저히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없다며 발표를 미룬다
[용인신문] 한국정치사에 또 하나의 진기록이 추가될 것이 확실시 된다.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더 많이 차지할 묘수로 미래한국당을 만들기로 했다. 선거법 개정을 놓고 여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인 끝에 막판에 타협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협상에서 의석은 300석을 유지하고,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으로 하되 30석은 정당명부제로 선출하는 방식이 채택되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자유한국당은 고심 끝에 묘수를 찾아냈다. 3%이상만 득표하면 비례대표 의석이 주어지는 선거법에 착안하여 페이퍼정당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비례한국당을 만들기로 방침을 정하고 언론플레이에 들어갔다. 언론은 즉각 받았고 민주당은 반발했다. 급기야 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비례한국당은 안된다고 정리했다. 이유는 비례한국당은 유권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것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집요했다. 명칭을 바꾸어 미래한국당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유권자들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21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사상유례가 없는 긴 투표용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투표제가 채택된 이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2장의 투표용지를 받아왔다. 유권자의 사표방지 심리로 인해 지지
[용인신문] 11시 30분 여주전철역 대합실에서 문우를 기다린지 10분도 채 안 되어 문우가 그의 지인과 함께 나타났다. 문우의 지인이 우리를 신륵사 근처 주차장에 내려다 주고 떠났다. 신륵사 경내를 돌아보며 문우가 이규보와 명성황후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문우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규보는 황려(黃驢: 지금의 경기도 여주시)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동국이상국집』연보에 황려 사람이라고 씌어져 있는 것을 근거로, 그가 태어난 곳을 황려로 보는 견해도 있어 그는 황려와 관계있는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아무튼 황려에는 그의 집안 사람들인 이씨 일족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대개 호장(戶長)·교위(校尉)같은 향직(鄕職) 노릇을 했고, 농토도 갖고 있었다. 이 호장․교위 등은 지방 토착 세력을 대표하는 계층이었다. 신륵사에서 가까운 여주박물관을 돌아보고 기념 촬영을 했다. 어둠이 내리는 여주 전철역사 부근은 적막했다. 명성황후는 복원된 생가와 기념관이 있고, 시내 한복판에 동상이 있어 명성황후가 여주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주었다. 여주 기행을 떠나기 전 여주에 가면 이규보의 살아 생전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