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가끔 헷갈리는 노래가 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와 “사랑은 아무나 하나, 그 누가 쉽다고 했나.” 전자는 나이를, 후자는 사랑을 강조한 듯하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사랑은 모호한 것이라고. 사랑은 실체가 보이지 않기에 매혹스러운’이라고 쓴다. 모호하여서 실체가 없지만, 현실은 매혹(魅惑)과 미혹(迷惑)을 넘어 곤혹(困惑)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독재의 억압을 뚫고 나온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환호했다. 개인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던 평범한 사람들 앞에 민주주의 내파(內波)라는 ‘돌연변이’들이 숙주처럼 나타날 줄은 몰랐다. 앞선 20세기에 상반된 가치의 충돌이 길항(拮抗)된 역사였기에 21세기에는 이미 박물관으로 들어간 줄 알았다. 착각이었는지, 환상이었는지, 아무튼 자유와 민주라는 체제에서 나타난 윤석열과 이준석의 동맹은 모호(模糊)하다. 1922년 10월 무솔리니는 로마로 진군했다. 소총으로 무장했지만 2만여 명에 불과한 파시스트들을 이탈리아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진압하지 않았다. 무솔리니의 숭배자였던 측근의 감언이설 때문이었다. 국왕은 오히려 무솔리니가 이탈리아를 구원할 인
[용인신문] 전국의 자치단체들은 2018년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에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문화도시’사업은 지자체 스스로 문화환경을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문체부가 포괄적 예산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 결과 전국 41개 자치단체가 응모하여 10개 자치단체가 선정되었다. 용인시는 3차에도 들어 있지 않았다. ‘특례시’라서 예외였나 생각하였다. 뒤늦게서야 용인시 행정당국이 분주한 것을 보니 ‘특례시’라서 예외였던 것은 아닌 듯하다. 추진단으로 부시장을 단장하는 23개 기관 24명으로 구성하였다. 용인시는 2021년도 법정문화도시 공모에 앞서 ‘용인시 문화도시 조성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 시장을 비롯해 용인시의회, 유관기관, 예술단체, 교육기관, 시민단체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용인시 문화도시 비전 및 추진 방향 설정, 시민주도의 문화자치 생태계 구축, 문화도시 조성 핵심과제 도출·사업계획 제시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백 시장은 “용인시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브랜드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모두들 “시민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때
[용인신문]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가 우리 삶을 지배한지 1년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처럼 이 또한 금세 지나갈 줄 알았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그동안 우리 삶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일상이 통제되고 고립되면서 분노와 좌절과 공포가 사회 전반에 깊은 우울을 가져왔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갑자기 소중한 사람을 잃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조사도 제대로 치루지 못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가족끼리도 자유롭게 만나지 못하다니, 상상도 못한 처음 겪는 세상이었다. 반면 평소 물과 공기처럼 당연히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 믿었던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가고 싶은데 갈 수 있는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유. 또한 긍정적인 면도 있어 우리 사회에 깊이 숨어 연약한 영혼을 갉아먹던 사이비 종교의 허상과 실체도 드러났다. 아직도 사망자가 늘어가고 매일 확진자의 숫자를 확인하면서도 이제는 무덤덤해지고 있는 것은 이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지쳐가고 있는 것인가. 내겐 닥치지 않았다고 타인의 불행은 내 손톱 밑에 가시가 아
[용인신문] 한국 사회는 1960년대 이후 급속하게 추진된 산업화 과정에서 생활환경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생활환경이 가시적으로 개선된 곳이 있는가 하면, 생활환경이 제대로 개선되지 않은 곳도 있다. 용인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기흥구와 수지구의 택지지구의 생활환경 개선은 처인구의 읍면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과 많은 차이가 있다. 한전주, 통신주, 그리고 전주에 가공된 배전선로 및 전주에 가공된 통신선로는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고 악천후에 안전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고 어린이와 노인 등 시민들의 보행 환경을 불편하게 한다. 8만여 명의 시민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기흥구 동백지구의 경우를 보면 전주와 그곳에 가공된 선로는 모두 지중화되어 있어 보행 환경이 상당히 좋다. 용인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종합운동장과 경안천, 양지천 일대를 1단계 사업지로 선정해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에 용인어울림(林)파크라는 평지형 도심공원을 비롯해 경안천 도시숲, 모현 갈담생태숲, 운학·호동 수변생태벨트 등을 아우르는 총면적 270만㎡ 규모로 조성해 2022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용인시가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용인시의 녹지공간 및 공원 조성 사업은
[용인신문] 기원전 431년 겨울, 페리클레스가 전몰자들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아테네 시민들 앞에 나섰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도 사치에 빠지지 않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혜를 사랑하면서도 유약함에 빠지지 않습니다. 부자는 자신의 부유함을 과시하지 않고 적절하게 활용하며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짜 부끄러운 것은 가난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가슴 벅찼던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남겨진 페리클레스 추도연설문의 일부이다. 수시로 열광하는 대상이 바뀌긴 하지만 최근에 가슴 뛰게 한 사람이 있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의도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의미를 편안하게 느끼게 해준다. “정말 먹고 살려고 (연기를)했기 때문에 나한텐 대본이 성경 같았다. 그냥 많이 노력한다. 난 ‘최고’ 이런 말이 참 싫다. 너무 1등, 최고 그러지 말고 최중 되면 안 되나.”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55년 차 배우인 윤여정 씨의 겸손한(?) 소감이 진정한 도그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각자의 도그마를 가지고 있다. 5000만의 주관적인
[용인신문]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개헌선에 육박하는 177석을 획득했다. 친여권 성향의 정당이 동조하면 헌법개정이 가능한 압도적인 승리였다. 불과 1년이 지난 현재 민주당은 다음 대선을 걱정해야 하는 궁색한 처지가 되었다.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반면 지리멸렬했던 국민의 힘은 압승을 거두었다. 지난 보선의 결과는 민심의 흐름을 주목했더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다.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민주당은 자아도취에 빠져 검찰개혁이 시대적 사명인 것으로 착각했다. 민주당이 총력을 기울인 검찰개혁은 사실상 검찰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었고, 윤석열을 찍어내는 것이었다. 조국 사태로 불거진 윤석열 죽이기는 집요하고 노골적이었다.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장관을 윤석열 검찰의 희생양이자 순교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민심은 싸늘했다. 사실 검찰개혁은 필요한 것이지만 국가적인 핵심과제는 아니었다. 1987년 헌법개정 이후 대통령 5년 단임제로 출범한 정권은 여섯 번째다. 30년을 훌쩍 넘어선 87년 체제는 그 수명을 다했다. 대통령제는 미국에 의해 선보인 이후 독재국가들이 선호하는 정치체제로 자리 잡았다. 개인의 자유를 제
[용인신문] 일본의 경제학자 미야모또 겐이치(宮本憲一)는 일본의 고도성장기 거점개발전략이 가져온 폐해를 고발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의 대안으로 자연환경의 아메니티(amenity) 상실에 따른 환경문제를 제기했다. ‘아메니티’란 시장가격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을 포함한 생활환경으로, 자연· 역사적인 문화재·공간풍경 ·지역문화 공동체· 인정 ·지역적 공공서비스· 교통의 편리함 등(미야모또 겐이치, 『환경경제학』, 주민자치연구모임 옮김, 주민자치사, 1944, p.159)이라고 정의된다. 미야모또 겐이치는 1960년대부터 공해의 피해가 ‘생물적 약자’와 ‘사회적 약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생물적 약자’란 고령자, 유아, 기저질환자 등이 있고, ‘사회적 약자’란 저소득층, 노동자, 농민, 어민 등이 있다. 아메니티가 중요한 이유는 100만 인구를 돌파한 용인시가 아메니티 상실이라는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심곡서원 ·충렬서원 ·처인성 ·할미산성·보정동 고분군· 한산이씨 음애공파 고택 ·어비리 삼층석탑· 장욱진 가옥 등 문화재, 정몽주· 조광조 ·남구만·유형원·허균·허난설헌 ·박은· 체재공 ·이재· 민영환· 김수환 등 역사인물의 묘지,
[용인신문]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ESSD)’의 실현을 위하여 선진국․개도국 등 178개국과 68개 국제기구의 대표들이 참석한 유엔환경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서 전지구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말은 1987년 유엔 총회에서 설립한 세계환경개발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D)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일명 브룬트란트위원회(Brundtland Commission)라고도 하는 세계환경개발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인 『인류 공통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미래의 세대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재 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개발”이라고 정의하면서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최초로 제시했던 것을,
[용인신문] ‘힘들다’ ‘무섭다’ ‘망하다’ ‘답답하다’ ‘싫다’ ‘불안하다’ ‘지친다’ ‘슬프다’. 인공지능·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이브컴퍼니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인터넷 게시물 42억 2500만 건을 분석한 결과, 감정이 실린 단어 빈도수에서 상위에 오른 단어들이다.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부분 상위를 차지해 빅데이터도 지난해 우리 사회가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앓았다는 것을 확연히 알려주고 있다. 그랬다. 지난해 우리 대부분은 힘들고 답답하고 불안했다. 나 자신 또한 불안하고 지쳐 스스로 망가져 갔음을 실감하며 반성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별 것 아닌 것에 버럭 화부터 났다. 참지 못하고 남에게 공격적으로 나갔을 때 ‘내 자신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라는 자괴감에 몇 날 며칠을 앓은 적도 있다. 지난 가을로 접어들 무렵 그런 자괴심, 스트레스가 하도 심해 급기야 대학병원 응급실에가 맹장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스트레스가 그동안 멀쩡했던 충수돌기에 염증을 일으켜 터져버렸던 것이다. 남들은 다 무료로 받는 코로나 검사를 입원하기 위해 돈 주고 받았다는 사실에 수술을 하고 나서도 배가 더 아팠다.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에 속상해하며 자꾸자꾸 마음을
[용인신문] 미국의 생태학자 앤드루 돕슨(Dobson, Andrew)은 『녹색정치사상(Green Political Thought, 1990년』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로서 생태주의의 특성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중요성과 ‘성장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사람중심주의(anthropocentrism)를 벗어나, 인간이 아닌 자연생명 세계에 대한 윤리적 관심에 있다면서 근대의 과학적 세계관 및 정치 패러다임(paradigm)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그의 환경생태에 대한 녹색적 관심(green concern)은 시골 주택의 보존이나 동물의 구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생활 등 패러다임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녹색정치(Green Politics)로 집약된다. 인간의 의식과 사회구조 및 경제, 정치, 생활 등 모든 것의 재구성은 문명적 변화와 후기산업사회의 변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팬데믹(pandemic)이라는 터널에 우리가 갇히게 된 것은 사람중심주의(anthropocentrism)에서 비롯된 사람의 교만과 이에 따른 생태위기(ecological crisis)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용인신문] 평일 정오인데 식당은 텅 비었다. 슬프지만 저항을 포기한 듯한 주인장의 모습은 애처롭다. 고용과 노동의 종말이 가까운 것은 환호와 탄식의 교차점이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2021년 수능 응시자 수가 역대 최소였고, 응시 결시자 수도 최대였다. 저출산이 가장 뚜렷한 통계다. 기약할 수 없는 인생의 패러다임에 대한 사피엔스들의 자발적 선택이 만든 상황이 접점으로 맞물린다. 가끔 학부모 대상으로 상담을 한다. 내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공부해라’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당부할 때이다. 공부는, 특히 대학입시를 전제로 한 공부는, 동기부여가 된, 체화된 몸의 소유자만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부하라’는 말은 이타적이다. ‘공부해라’ 라는 말을 듣고 공부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임시변통의 요령이다. 공부는 대신에 할 수 없는 양도 불가성의 문제이다. 개체화된 몸에서만 일어나는 화학작용이다. 한국 근대사회의 출발은 ‘하면 된다.’ 라는 의지적 인간들의 집단적 출현이다. 작금의 자본주의는 의지의 소유조차도 극소수로 제한해 버렸다. 그러므로 노력의 성과가 일치하지 않는 현재는 탈근대이다. 적은 노력으로 빠른 이익을 숭배하
[용인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징계위원회가 12월 10일로 연기되었다. 서울 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에 등용된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상징하는 간판과도 같은 존재였다. 대통령과 여권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검찰총수의 자리에 오른 윤 총장은 이른바 조국사태로 인해 여권의 배신자로 전락했다. 여권은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조직이기주의로 판단했다. 즉 공수처 설치와 경찰의 수사권 부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해 조국 법무부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지난 연말부터 여권의 공세는 윤석열 총장에게 집중되었다. 조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 법무부장관에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가 임명되었다. 추 장관은 인사권을 휘둘러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내고 장관 수사지휘권을 3차례나 행사하는 등 본격적인 윤석열 압박에 들어갔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윤 총장은 법무부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올해 주요뉴스는 추-윤 갈등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코로나 창궐로 인해 가뜩이나 힘겨운 국민은 추미애-윤석열의 이전투구에 넌덜머리를 냈고 특히 추 장관에 대한 시중의 여론은 수습이 불가능한 상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