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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이 인기없는 이유?

이상엽 (사진작가)

 

[용인신문] 후보 등록과 함께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대선처럼 혼란스런 선거는 없다는 것이 여론인 것처럼 뚜렷한 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더 특이한 것은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만 선호할 뿐 상대후보에게는 혐오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과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는 그렇다 치지만 정의당의 심상정의 인기 없음은 의외의 현상이기도 하다. 두 달 내내 3% 내외의 저조한 지지율은 심후보가 한때 칩거에 들어갔을 정도다.

 

대체로 원내 유일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지지를 하지 못할지언정 욕을 먹는 정당은 아니었다. 정의당의 목표가 차별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섰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당의 정책이 이젠 먹히지 않는 이해하기 힘든 세상이 됐다. 대체로 민주화 세대라는 40~50대는 물론 20~30대 청년들에게 유독 인기가 없는 것도 세계적인 정치 트렌드하고 맞질 않는다. 청년들의 지지를 받는 미국의 민주당 내 좌파나 유럽의 사회민주당들의 여전한 인기 유지에 비해서 말이다. 대체 진보정당의 후보 심상정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첫째는 공정의 문제이다. 그런데 유난히 청년세대들이 공정을 이야기하지만 문제는 이 공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점이다.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그것이 공정이라지만 그 합격은 이미 오래전에 결정된 부모들의 유산이란 점을 은폐한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한 자산은 결코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등을 강조하는 정의당의 주장은 공정이라는 무기를 맹신하는 이들에게 불공정으로 비추는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맹렬하게 반대한다. 이것이 정의당과 심상정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둘째는 노동의 혐오다. 누구나 노동을 하며 임금으로 생활을 하지만 결코 그 임금으로 폼나는 소비를 할 수 없고 집을 장만하다는 것은 더욱 난망이다. 따라서 노동은 결코 자신의 꿈을 이루는 값진 행위로 취급되지 않으며 그저 비루하고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사는 지루한 일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찾은 것이 기성세대들의 일확천금 방법을 가져다 쓴다. 주식 투기와 부동산 투기 그리고 코인으로 불로소득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고 명품을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심상정은 여전히 노동의 꿈을 이야기하고 노동의 질을 높이고 노동 시간의 단축 등의 노조위원장같은 소리를 한다고 여긴다. 바꿔 말해 현실을 모르고 한가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꼰대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심상정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다.

 

세 번째는 정의당과 후보가 꼴페미당이란 편견이다. 심상정은 여성과 소수자의 보편적인 권리를 늘 이야기한다. 여성의 사회적 지분은 늘상 50%가 아니라 그보다 한참 아래다. 임금과 일자리에서 남성의 80% 정도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이 같은 현상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완화되면서 남성들의 반발도 엄청나졌다. 마치 자신들의 것을 빼앗긴 양 으르렁거린다. 장애인과 소수자들의 차별 금지 역시 교회와 기득권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차별당해야 할 운명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것을 한데 묶어 꼴페미란 단어로 공격을 한다. 이러니 심상정이 인기가 있을 리 없다.

 

어느새 눈떠보니 선진국이란 말이 있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선진국이다. GDP나 국가경쟁력 안전도에서 상위 10% 그룹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현상을 일상으로 안고 있는 선진국은 없다. 벌써 문제를 해결했거나 해결하는 중이다. 진보없이 선진국에 도달한 나라는 없다. 사회적 정의를 위해 꾸준히 싸운 나라만이 실질적인 선진국의 타이틀을 얻은 것이다.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