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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세상

내년에도 한국 경제성장률 '경고등'

 

[용인신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7%로 0.1% 상향 조정하여 발표했다. 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1.6%에서 0.1%가 내린 1.5%로 수정했다. OECD는 2024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도 기존 2.3%에서 0.2%포인트(p) 내린 2.1%로 예상하여 세계 평균에 훨씬 미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OECD의 발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분이 언짢은 것은 어쩔 수 없다.

 

OECD의 발표를 금과옥조(金科玉條)라도 되는 양 맹신할 필요는 없다. 통계에는 숱한 함정과 조작이 숨어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내용과 질이다. 예컨대 가계소득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 그것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통계 수치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주식시장이 주도한다면 그것은 일반 서민과는 하등의 관계없는 허울뿐인 성장이다. 주식이 성장을 주도하면 돈버는 것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될 것이 100%이기 때문에 소시민이 좋아할 이유도 없고 성장을 해본들 떡고물도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인은 유달리 전문가에 약하다. 그런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대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통계수치다. 통계를 들먹이면 괜히 유식하고 있어 보인다. 그런데 통계보다 조작이 쉬운 분야도 없다.

 

식자들은 통계를 말할 때 ‘한두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지만 100만 명을 죽이면 통계다’는 예를 들면서 소비에트연방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한 말이라고 살을 붙인다. 정작 스탈린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 ‘살인광 시대‘에 살인자인 주인공이 ’두세 명을 죽이면 살인자지만 100명을 넘게 죽이면 통계가 된다’ 대사에 1만을 곱하여 만들어 낸 말이다. 통계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된다. 사족(蛇足)을 더하면 진짜 전문가는 통계를 들먹이지 않는다. 그리고 경제가 성장하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신자유주의자로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 성장은 총량보다 내용과 질(質)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