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전지현은 1981년생으로 어느덧 40대 배우가 되었다. 1999년 화이트 발렌타인으로 영화에 데뷔한 전지현은 2000년 만18세의 나이로 ‘시월애’(時越愛)에 출연하면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나는 한국영화 중에 전지현과 이정재가 공연(共演)한 ‘시월애’를 가장 좋아한다. 2001년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에 출연하면서부터 전지현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2003년 ‘4인용 식탁’에 박신양과 함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녀는 2004년 곽재용 감독의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출연하면서부터 발연기 논란을 부르더니 내리 몇 편의 영화를 말아먹었다.
전지현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연기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영화는 2012년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도둑들’에서 ‘예니콜’역을 맡으면서부터다. ‘도둑들’에서 전지현은 줄타기 묘기를 선보이며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로 거듭났고, 후속작인 2013년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에서 ‘북한 대사관 직원 련정희’역으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탈북민들이 베를린을 보고 나서 ‘북한사람보다 더 진짜 같다’고 놀랄 정도로 전지현의 연기는 놀라웠다. 나는 베를린을 보고 련정희가 죽는 장면에서 울컥하여 울었다. 련정희를 죽게 만든 류승완 감독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전지현의 연기는 리얼했다.
2015년에 역시 최동훈 감독이 연출한 ‘암살’에서 ‘안옥윤/미츠코’ 쌍둥이 자매를 연기하며 하정우와 이정재를 거느린(?) 원톱 주인공을 맡은 전지현은 압도적인 파워를 보여주며 영화의 앵커 역할을 해냈다. 도둑들에 이어 그녀의 두 번째 천만 돌파 영화로 기록된 암살에서 전지현이 보여준 연기는 놀라웠다. 전지현은 연기파 배우인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김혜숙, 이경영, 김의성에 포위된 채 연기를 펼쳤음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이끌었다. 암살 이후 전지현이 출연한 영화는 없다. ‘지리산’으로 드라마에 출연하여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전지현이 다시 스크린에 복귀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지현은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배우로 아시아권의 여배우 중에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서양의 여배우들과 견주어도 결코 꿀리지 않는 비주얼과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다. 그녀의 연기력은 딱히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물이 올랐다. 전지현이 다시 스크린에 복귀했다는 소식이 들리기를 고대(苦待)해본다. <프리랜서 타티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