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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감독 명배우 열전

명감독 명배우 열전 ㅡ 이선균

피의 사실 공표의 희생양

용인신문 |

피의 사실 공표의 희생양이 된 이선균(李善均)

이선균(1975.3.2.~2023.12.27.)은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희생된 대표적인 배우로 국민에 기억된다.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10일) LA 돌비 시네마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故 이선균 배우는 대형화면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소개되었다. 2023년 타계한 전세계 영화인들을 추모(追慕)하는 시간에 소개된 이선균은 전세계 영화인들이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이선균은 동료 배우 전혜진 씨와 슬하에 2남을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렸던 모범적인 가장이자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었다. 이선균은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범죄·블랙코미디 ‘끝까지 간다’(2014)의 역할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고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에 출연하여 전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려졌다.

 

이 영화로 이선균은 미국 배우조합상을 동료 배우들과 함께 수상했다. 이선균은 한국 영화의 작가주의를 대표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도 ‘밤과 낮’(2008), 옥희의 영화(2010),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2013)에 출연하여 유럽에서 이선균은 잘 알려진 배우였다.

 

이런 이선균이 마약 상습범으로 몰려 극단적인 죽음으로 내몰리자 국민의 비난은 경찰로 향했다. 더욱이 샅샅이 검사한 마약 조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나오자 경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이선균은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배우로 참석하고 이번 96회 시상식에서는 그는 고인이 되어 화면으로 추모되었다. 이선균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피의사실 사전 공표’에 국민의 비난 여론이 들끓자 경찰은 개선 방안을 서둘러 발표했지만 몇 달이 지난 현재 다시 고질적인 언론에 의한 피의사실 공표는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신문윤리위는 유명 연예인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면서 가족 신원을 밝히고 내밀한 사생활을 공개한 스포츠조선·뉴시스·머니투데이 등에 대해 제재를 내렸다. 이와 함께 인용 보도한 16개 언론에도 주의 제재를 내렸다.

 

하지만 피해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아 이러한 보도 관행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의 알권리와 상관없는 언론의 연예인 사생활 유출의 폐단이 근절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국민도 이런 말초적인 언론의 보도 태도에 비판의식을 갖기를 바란다. 제2의 이선균의 비극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故 이선균 배우를 추모(追慕)하고 그의 명복을 빌었다. <타티아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