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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장진하의 좌충우돌

아픔의 기억, 그리고 위로

 

용인신문 | 아팠다. 감기인지 어지럽고 춥고 열이 났다. 추워서 이불을 정리해서 덮고 싶었는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양말도 한짝 신고 한짝은 한참 후에야 신을 수 있었다.

 

울었다. 아파서 울었다. 아프니까 서럽더라. 나는 이 정도의 감기에도 아파서 우는데 요즘 한국에서의 아픔은 상상도 되지 않아서 울었다. 얼마나 아픈 사람이 많은지 혼자 아프고 있지는 않은지.

 

오랜만에 아파서 마치 처음 아픈 것 같았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는 걸까.

 

다행히 제프가 옆에 있어줬다.

 

자기가 제일 아팠을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열흘 밤낮을 아프면서도 비자 때문에 계속 이동했어야 했다고. 아무것도 못 먹고 화장실만 가서 미라처럼 말랐다고 했다. 웃기는데 웃기지 않았다.

 

그래도 남의 과거에서 위안은 얻었다. 때로는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받아야만 맘이 편안해 질 때가 있다. 외롭다고 느껴서일까?

 

아무튼 아침에 일어났더니 열은 가셨고 여전히 어지럽지만, 지난밤보다는 나았다. 며칠 후엔 또 바다에 들어갈 수 있기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