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 미르스타디움 내에 추진해 온 삼가동 임시 주민자치센터 개설사업과 관련, 삼가동 주민들이 시의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시의회 측이 해당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시의원들의 민의를 거스르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하지만 시의회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예산이 부결된 이유가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용인시 담당부서 간 소통 부재 등 행정 대응 미숙이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삼가동 단체장협의회는 지난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가동 주민자치센터 조성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닌 주민의 권리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하며 형식적 형평성보다 현실에 맞는 대안을 촉구했다.
한원식 삼가동 청사추진위원장을 비롯한 단체장들은 “삼가동은 4년째 주민자치센터가 없어 자치활동이 봉쇄된 상태”라며 ”시의회가 주민자치센터 조성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삼가동 주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 것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시의회는 용인시청, 청소년문화센터, 노인복지관 등 삼가동엔 기반 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주민의 현실을 외면한 채 예산을 삭감했다”며 “형평성보다 현실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예결위, “집행부 부서 간 소통 부재 따른 부실 답변 ‘원인’”
시의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예산을 전액 삭감하게 된 진짜 이유가 “삼가동 지역에 기반시설이 많다던가, 프로축구단 창단시 병행 가능성 문제, 임시청사를 사용 중인 다른 지역과 형평성” 등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시 행정의 난맥상 때문이라는 것.
시의원들에 따르면 담당 부서인 처인구 자치행정과는 지난 17일 열린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예산 심의 당시 임시 주민자치센터 추진 경위 및 주민 의견 수렴 등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이상일 시장이 진행한 소통간담회에서 관련 내용이 건의됐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자치위는 관련 예산 중 3000만 원을 감액한 뒤, 관련 예산을 의결했다.
그러나 삼가동 측은 이날 자치위 심의가 끝난 후 김진석 자치행정위원장을 찾아가 지난 2024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된 단체장 회의 및 현장 답사 등 추진 과정을 보고했다.
다만, 삼가동 측은 예산결산위원회 및 주무부서인 처인구 자치행정과 등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예결위 심의에서 다른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했지만, 처인구 자치행정과 측은 또다시 단체장 회의 및 주민 의견수렴 등 추진과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주민자치센터 건립을 두고 주민 의견 청취 등 기본적 행정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즉, 용인시 부서간 소통 부재로 인한 답변 부실이 예산 삭감의 배경이 된 것이다.
이교우 시의원은 “이번 예산 삭감이 마치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정치적 문제로 삭감된 것으로 오해하는 시민분들이 많아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일부 시의원들과 시 집행부 간 갈등 양상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예결위에 포함된 여야 시의원들은 모두 시장과 갈등을 이어가는 동료의원들과는 다른 성향”이라며 “예결위에서 정치적으로 예산의 삭감여부를 결정한 것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삼가동 단체장협의회 임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