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향미 대표가 청보리의 생명력과 푸른싹이 그냥 좋다며 자라난 청보리 앞에서 미소 짓고 있다
소향미 대표, 농촌의 경계 넘어
사람·자연 연결… 새로운 도전
마음 밭에 희망씨앗 삶의 활력
용인신문 | 도시와 농촌의 경계를 넘어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공간, 아그데팜(대표 소향미, 남사읍)이 추구하는 치유농원이 사람과 자연, 농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농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치유농업사인 소향미 대표는 원래 발달장애인과 정서행동장애 치료사였다. 보통 실내 공간에서 상담실이나 치료실을 운영했다. 우연히 원예 치료를 알고부터 자연과 함께라면 정서에도 좋고 건강해지겠다는 마음에 원예 과정을 공부했다.
흙을 만지면서 식물을 키우고 수확까지 이르면 훨씬 더 나라는 존재를 긍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해서 농업학교에서 공부했고 치유농업사가 됐다.
치유농업은 크게 생애주기형과 건강하거나 행복한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한 일반형, 치료적 도움이 필요한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특수목적형으로 나뉜다. 소 대표는 직전 직업 경험도 있고 특수교사인 딸과 합의해서 특수목적형을 택했다.
△ 마음의 농사를 짓는 곳
아그데팜은 단순한 농장이 아니다. 지치고 아픈 마음들이 자연 속에서 다시 호흡하고 회복하는 장소다. ‘치유’라는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듬고 있다.
소 대표는 “농사는 땅만 일구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일구는 일”이라며 “이곳에서는 흙을 만지며 마음을 어루만지고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 삶의 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 ‘같이’의 ‘가치’로 피어나는 공동체
아그데팜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농장을 찾는 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이웃과의 유대를 통해 외로운 농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다. 소 대표는 이를 ‘선한 오지랖’이라 부르며 한 사람의 관심이 또 다른 삶을 움직일 수 있음을 믿는다.
△ 나눔과 순환, 농업의 새로운 길
아그데팜은 단순한 체험 활동이 아니라 관계와 감정의 순환을 일으키는 매개다. 사람, 자연, 동물, 식물, 또다시 사람. 이 연결 고리 속에서 ‘살리는 농업’을 꿈꾼다. 소 대표는 “한 사람의 회복이 또 다른 누군가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 그것이 우리가 만드는 진짜 가치”라고 했다.
△ 기억에 남는 한 장면
청보리를 심고 봄이 왔다. 얼었던 땅을 다지는 작업인 보리밭 밟기를 아그데팜 이용자들과 함께하고 물도 줬다. 열흘 후, 한 달 후의 보리밭을 보며 밭 밟기 작업을 함께 했던 한 참가자는 “30년 넘게 살아온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 마음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순간들이 아그데팜이 존재하는 이유다.
△ 미래를 심는 농장
아그데팜은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 밭에 씨앗을 심는다. 그 씨앗이 자라 또 다른 삶을 변화시키기를 바란다. 소 대표는 치유농업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삶을 다시 쓰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히 손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