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 선생 묘역에서 참가자들이 단체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용인신문 | 보정고등학교(교장 김종성) 학생들이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2학기 1차 지필평가를 마치자마자 교과서 밖의 역사를 찾아 나섰다.
유네스코 학교동아리 ‘글로벌 주제탐구반’ 학생들을 비롯해 용인 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학생 26명은 지난달 30일 평가의 부담을 벗어던지고 용인 지역 문화유적 탐방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자부심을 키우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유네스코 이념을 실천하는 학교로 선정된 보정고등학교는 해를 거듭하며 지역 문화유산 탐구를 통해 학생들의 정체성 확립을 돕고 탐구 영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힘쓰고 있다.
김종성 교장은 학생들과 함께 현장 체험학습에 동참하며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란 속담처럼 학생들에게 맛있는 만둣국을 찬조해 든든하게 탐방을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첫 탐방지는 조선시대 지방 사립 중·고등학교 역할을 했던 심곡서원이다. 발표자 이지호 학생을 통해 학생들은 개혁가 조광조의 위패를 모신 서원의 기능과 조광조의 학덕, 충절을 배우며 선현들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보정동 고분군으로 이동했다. 통일신라시대 귀족의 무덤인 이곳에서 발표자 한준희 학생은 용인이 삼국시대 통일 과정에서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설명하며 용인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출토된 유물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용인의 생활상을 엿보는 기회가 됐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지방 국립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용인향교를 방문했다. 발표자 이지윤 학생은 향교와 서원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용인향교가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치르면 전국에서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며 ‘인재의 산실’이라는 용인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지막 탐방지는 고려 말 충신 정몽주 묘소다. 발표자 전수현 학생의 설명을 들으며 학생들은 정몽주의 업적과 굳건한 충절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탐방에 참여한 학생들은 역사 체험을 통해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1학년 김지우 학생은 도덕과 양심에 충실하며 지조와 절개를 지킨 성리학 성현들의 ‘선한 영향력’이 현시대에도 중요함을 생각해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1학년 한준희 학생은 정몽주를 죽인 태종 이방원이 왕권 확립을 위해 정몽주를 충절의 상징으로 추증하고 문묘에 배향한 것을 보며 ‘정치적 심리의 아이러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 외의 학생들도 “역사는 교과서 속의 시험 과목으로만 생각했는데 현장 체험을 통해 우리나라 역사의 흐름을 용인의 문화유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웠다”며 “용인에서 나고 자란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문화재 보존의 중요성과 그 안에 담긴 선현들의 정신이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부분임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종성 교장은 “보정고 학생들은 천고마비의 계절에 용인이 배출한 선현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한 발자취를 따라 탐구하고 체험하며 미래의 인재로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