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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호_금융위기와 부동산 시장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앞으로 얼마간 온탕과 냉탕을 반복할 것 같습니다. 다소간 주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바로 내리막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실물경제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의 위기는 금융의 위기일 뿐이지 실물경제의 위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금융위기를 간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실물경제의 위기도 이에 비례하여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이란 사람으로 따진다면 경제의 혈액과 다름없습니다. 혈액을 통해서 영양분들이 공급되고 인체의 말초기관 하나하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만약 혈액의 순환이 멈추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혈액이 미치지 못하는 기관부터 서서히 썩어가고 괴사하는 조직이 온몸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실물경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 전반을 돌던 돈이 어느 한군데에서 막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다면 돈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썩어가기 시작합니다. 급속도로 괴사가 시작되죠. 문제는 그곳 한 군데 뿐만 아니라 그곳으로부터 시작하여 경제 전반에 확산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 우리의 경제 시스템(세계의 경제 시스템이 마찬가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들을 간단한 말로 정리하면, 금융시장의 몰락은 경제시장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필연적인 코스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융위기가 진정이 된다는 것은 실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는 정말 이 상태에서 안정화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부동산 시장으로 관점을 옮겨 보겠습니다.

현재 시중의 자금이 말라있다고 합니다. 현금을 확보하거나, 안전 자산을 확보하려는 심리 때문에 돈이 묶여 있는 것입니다. 금융위기가 이 위기감에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불안 심리를 풀 열쇠도 마땅치 않습니다. 해법이라면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의 구상과 발표(규제 완화)이겠는데요, 그것을 실행하기도 국민 정서상 마땅치 않습니다.

이번 금융위기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죠. 시장이 그렇게 냉담하게 반응했던 대출규제 덕이었습니다. 대출규제로 인해 금융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았고 결국 그것이 우리의 부동산 시장을 지켜준 것이죠. 사실 이번 금융시장의 혼란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에 있습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져 세계적인 투자회사(사실은 투기회사에 가깝습니다)들을 몰락하게 했고, 그것으로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을 대 혼란에 빠지게 한 것이죠. 만약 우리나라도 대출규제를 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을 해 주었다면, 지금 상황은 어찌 되었을지 모릅니다. 미국보다 더 극도의 혼란이 발생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죠. 그만큼 부동산 시장의 순환이 막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것인데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 것은...

대출규제는 그대로 두고 매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양도세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입니다. 일 가구 일 주택은 말할 필요도 없고,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완화하여 팔수 있게,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열어 주자는 것이죠. 대출규제만 지금처럼 존재한다면, 사실 이전처럼 투기 세력이 활보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해 주택을 매매해서 그 차액을 얻을 수는 없으니까요.

이 정책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일단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흘러가지 않고 고인 물은 결국 썩어서, 한 마리의 물고기도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처럼, 현재 고여 있는 부동산 시장의 물고를 털어주자는 것입니다. 물론 이 해법도 100% 정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정책이든지 그 정책을 악용하는 세력도 있고, 그 정책 뒤 숨겨진(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예상 못한 부작용들이 갑자기 튀어 나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키고, 부동산 시장의 동맥경화를 조금 푸는 데는, 이러한 정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