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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호_미네르바의 예언 현실화 되나?

혹시 미네르바라고 아십니까? 아신다면 시사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고(모르신다고 해도 관계는 없습니다) 모르신다면 이번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 정도 아시기 바랍니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논객입니다. 최근 세계경제에 불어 닥친 극단적인 현상들을 비교적 잘 예견하여 일약 스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가 누군지는 모릅니다.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인데요, 최근 그가 모 월간지에 3월 한국 위기설에 대해 기고하면서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월 위기설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이 시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가 한꺼번에 몰려 있다는 점, 특히 3월이 일본 은행들의 결산기라는 점, 지난 몇 년 동안 엔저와 낮은 금리로 급증했던 일본에서 빌려온 엔화 대출이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미네르바가 지적한 것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여 정부의 대응이 지금처럼 지지부진 하다면 내년 3월 이전에 파국이 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들 어떻게 보십니까? 저도 지금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파국이라는 무서운 말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가능한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지난 몇 번의 칼럼을 통해서 제 의견을 느끼셨겠지만, 전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극단적인 비관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극단적인 비관 상황이란 이런 것입니다. 사람으로 말한다면 병에 걸려서 죽어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부정적인 상황이란 비록 병에 걸려서 한동안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건강을 되찾는다는 것입니다. 과거 IMF사태를 봤을 때도 한동안 죽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런대로 우리 경제는 잘 버텨냈습니다. 사실 그 때(IMF)의 위기가 지금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8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IMF와 같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어본 경험이 없고, 국가 부도에 직면했던 적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지금의 상황은 그 출발이나 상황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IMF 위기의 재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너무 극단적인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입니다. 극단적인 상황이 한국 경제에 닥쳐봤자 좋을 일들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문제는 염려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염려꺼리가 사방에서 보인다는 것입니다. 집값이 뚝뚝 떨어져 한숨 쉬는 분들 많을 겁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용인 일부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으신 분들, 한숨 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사실 지금 용인지역에서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감히 3.3㎡ 당 1,700만 원 이상으로 분양하는데 는 없을 겁니다. 이런 고 분양가에는 대부분 청약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올해 초 만해도 수지지역의 분양가가 그러했습니다. 사실 그 분위기로 계속 갔다면 지금쯤 분양가는 2,000만원을 넘을 기세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아주 바뀌었죠. 고 분양가로 장만한 아파트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얻어 줘도 팔리지 않습니다. 실수요자들 아직 그 가격에는 살 수 없다는 것이죠. 사실 일부 아파트 시세는 고점대비 30~40% 이상씩 빠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더 빠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2006년 5월 노무현정부의 “지금 집사면 쪽박”이라는 경고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 같아, 사실 씁쓸합니다.

집값도 떨어지고 분양도 되지 않다 보니 건설사들의 채용도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중견건설사들이 채용공고를 내고 1차 면접을 본 상황에서 모집 계획을 취소해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린 일도 있습니다. 또한 2기 신도시의 분양도 연기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분양을 해도 대부분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을 것으로 뻔 하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래도 저는 우리 경제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져 봅니다. IMF때처럼 우리 경제의 저력(정부가 아닌 우리 국민의 저력)을 이번에도 한 번 더 믿어볼 생각입니다.

* 미네르바 Minerva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그리스 신화의 여신 아테네와 동일시되어 전쟁의 여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