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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한 분노

시와풍경사이| 감동이 있는 시 감상-⑫

백 무 산


꿈을 꾸는 일은 분노하는 일이다
책을 읽는 일은 분노하는 일이다
고요에 드는 일은 분노하는 일이다
노동을 하는 일은 분노하는 일이다
글을 쓰는 일은 분노하는 일이다

소유 욕망의 성냄이 아니다
탐욕에 치미는 화가 아니다

순결한 분노는 사회적 명상이다

이제,
그들이 온다

기사(騎士)들이 온다

백무산 시인은 노동 현장의 시인이다. 그의 시는 언제나 처절했으며 감동적이었다. 삶의 현장은 치열했으며 뜨거웠으며 진지했다. 노동은 신성했으며 허위가 없었다. 그러므로 노동은 삶의 다른 이름이었으며 생에 대한 곡진한 경배였다.
백무산 시인은 분노를 노래하지만 분노는 소유 욕망의 성냄이 아니라고, 탐욕에 치미는 화가 아니라고 노래한다.
그가 말하는 분노는 순결하여 사회적 명상이라고 규정한다. 명상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이다.
그의 분노는 생명의 약동이며 삶에 대한 성찰이며 정의와 진리에 대한 탐구이며 노동의 질과 댓가에 대한 정당한 평가이며 사유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분노를 아는 그들이 올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분노는 메시아이며 분노는 이 사회를 지탱해갈 기사들인 것이다.
(김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