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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머리와 가슴에 별을 담다

천문탐사 답사기 - 수지고 지구과학 탐사동아리 ‘천진’

수지고등학교 지구과학 동아리 ‘천진’(회장 이해니)은 지난 10월 박성은 선생님 인솔하에 강원도 홍천 괘석리 ‘바회마을’로 천체관측탐사를 다녀왔다. 바회마을은 삼림점유율이 매우 높고 지대가 높아 별을 관찰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한다.


바회마을에 도착하니 공기가 차갑다. 입김을 허옇게 내뿜으며 덜덜 떨던 것도 잠시, 우리는 사방에 쌓여있는 눈으로 신나게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흰 눈만큼 하늘도 하얗다. 다른 곳에서 보았다면 예쁜 구름이었겠지만 별을 보러 이곳에 온 우리에게 구름은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하얀 행렬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동행하신 전영준 선생님(수원 영신여고)의 천체 관측과 촬영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의의 내용은 기본적인 사전지식부터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듣기 힘든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모든 준비는 다 되었고, 하늘은 어둡기만 한데 별은 이상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다.


밤하늘에 별이 없다는 것이 왜 이렇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걸까. 예전엔 시커먼 어둠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람들에게만 조용히 속삭이는 별들의 아름다움을 잘 몰랐다. 별이 없는 하늘은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서 오래 쳐다볼 수 없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겼다. 애간장을 태우며 잠깐 하늘을 보는데 별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다린 보람을 느낄 새도 없이 바람은 매정하게 별들을 다시 구름으로 덮어 버렸다. 그 후로도 계속 바람은 별을 보여줄 듯 말 듯 우리를 약 올렸다. 보이는 별의 개수만큼 우리들의 함성소리도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무심히 부는 바람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하늘이 우리가 별을 볼 수 있도록 받아주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추위에 떨며 별들이 다시 내비치기를 기다린 게 어느덧 2시간! 바로 그때 머리 위를 보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우리들의 시선은 한곳에 집중되었다. 황급히 카메라를 챙겨 나와 셔터를 마구 눌러댔다. 카메라의 조그만 LCD 안에 사로잡힌 오리온자리, 사자자리, 쌍둥이자리…….


가느다란 별빛을 모으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30초가 3분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늘은 점점 갠다. 우리들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 같던 하늘이 드디어 그 속을 보여준다. 카메라에 보석같은 별들을 더 담아가고 싶었지만, 몰아치는 칼바람에 카메라는 맥없이 방전되고 말았다.

이제 별을 담아갈 곳은 내 눈과 머리와 가슴뿐이다. 가만히 앉아 반짝거리는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따금씩 유성이 지나간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나’라는 존재도 잊은 채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동아리 선배들처럼 별자리를 다 알고 멋진 천체를 찾아다닐 수 있다면 무척 재미있겠지만, 난 그냥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감정을 느꼈다. 그 행복은 잔잔하고 소박한 행복, 그런 것이 아닌 가슴 일렁이는 흥분, 뜨거운 행복이었다.


하늘은, ‘빨리빨리’를 지향하며 쉬운 것만 찾는 도시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감추어 놓는다. 긴 기다림 끝에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이런 시골에서, 하늘은 전부를 보여준다. 춥다는 것만 제외하면 하늘이 맑아서 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이번 겨울에는 춥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 천문대를 다녀오거나 바회마을 같이 맑고 깨끗한 농촌을 방문해서 보석처럼 박혀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낭만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태영 청소년 기자>

겨울철 별자리 관측 팁!
겨울철 별자리는 다른 계절의 별자리보다 볼게 많은 편이다.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와 큰 개 자리의 시리우스, 작은 개 자리의 프로키온을 이으면 겨울철 대삼각형이 된다. 그 옆으로는 쌍둥이자리와 마차부자리가 위치해 있다. 별자리 찾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밝게 빛나고 있는 나란한 3개의 별(오리온의 삼태성)을 찾아 주변의 별자리들을 하나하나 이어나가면 된다.

 

- 국내의 주요 천문대 정보 -

중미산 천문대(http://www.astrocafe.co.kr/, 031-771-0306)
천문인 마을(http://www.astrovil.co.kr/, 033-342-9023)
자연과 별 천문대(http://www.naturestar.co.kr/, 031-581-4001)
대전시민천문대(http://star.metro.daejeon.kr/, 042-863-8763)
김해천문대(http://www.astro.gsiseol.or.kr/, 055-337-3785)
안성 천문대(http://www.nicestar.co.kr/ 031-677-2245)
양평 국제 천문대(http://www.ngc7000.co.kr/, 031-775-0822)
세종 천문대(http://www.sejongobs.co.kr/, 031-886-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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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피아(http://www.cosmopia.net/, 031-585-0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