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6 (화)

  • 흐림동두천 8.5℃
  • 흐림강릉 9.2℃
  • 서울 9.6℃
  • 대전 8.8℃
  • 대구 9.3℃
  • 울산 13.9℃
  • 광주 12.8℃
  • 부산 14.2℃
  • 흐림고창 11.1℃
  • 제주 14.5℃
  • 흐림강화 9.5℃
  • 흐림보은 9.6℃
  • 흐림금산 10.5℃
  • 흐림강진군 13.7℃
  • 흐림경주시 8.2℃
  • 흐림거제 15.0℃
기상청 제공

야구는 봄이다!

야구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필자는 “야구는 봄이다”라고 말한다. 필자보다 더 한 야구광들은 “봄은 야구이다” 라고 까지 말한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뿐 더러 비상식적이기 까지 하다. 사람들은 왜 야구에 열광하는가? 그 무엇이 연간 700만 관중을 넘어 곧 1000만 관중시대를 열 것이라고 단언하게 하는가. 그 어떠한 것이 주말만 되면 용인시 100여개의 팀이 연습할 곳을 찾아 평택, 안성, 수원을 헤매게 하는가.

‘감정이입’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과 자연물, 또는 예술작품 등에 자신의 감정이나 정신을 이입시켜 자신과 그 대상물과의 융화를 꾀하는 작용>이다. 마치 배고픈 시절 봄 하면 냉이나 진달래를 떠올리게 하는 그것이다. 서정주 시인이 가을을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라고 표현하는 그것이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가을은 사계 중의 하나이고 단풍은 기후의 변화로 녹색 나뭇잎이 빨강, 노랑,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일 뿐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봄이 오기 전에는 포털사이트를 뒤져 좋아하는 선수가 몸을 어떻게 단련하고 있는지. 올해 사용할 구종을 무엇으로 연마했는지 까지 줄줄이 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따뜻한 곳으로 전지훈련 간 팀의 소식을 찾아내 같은 동호인들에게 퍼 나르기 까지 한다.
사회인야구에 참여해 선수로 뛰고 있는 사람들은 겨울은 더 특별하다. 투수의 경우 구속을 높이고 변화구의 각을 다듬고 타자는 방망이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감독은 취약포지션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봄이 곧 야구인 것이다.

야구는 감정이입 시킨다. 야구경기 일반이 아닌 공 하나 하나에 보는 이들의 감정이 이입된다.
야구는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난 순간부터 발생하는 사건의 연속이다. 이순간 야구 고수들은 투수가 무슨 공을 던질 것인가를 점친다. 공격팀 관중들은 발 빠른 주자에게 1만 여명이 입을 모아 “뛰어”라고 외친다. 순간 투수가 되고 순간 주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야구는 과학이다. 스포츠과학을 접목시켜 근육을 강화시키고 도루를 하기 위해 상대방 투수의 퀵모션 빠르기를 5/100초대로 나눠 체크한다. 특정 선수의 데이터를 집계해 꼼짝 못 할 승부수를 띄운다.

야구는 인생이다. 마라톤이다. 9회까지, 사회인야구의 경우 7회까지 똑 같은 공수교대를 통해 기회를 나눠 갖는다. 2~3점이 뒤져도 단 한 번에 역전이 가능한 유일한 운동이다.
사회인야구의 경우 4~5점이 뒤져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유일한 운동이다. 끝까지 도전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노력의 결과가 현실화되는 운동인 것이다. 이 것에 미쳐 주말이 되면 평택으로 안성으로 수원으로 해메는 것이다.

야구에는 강력한 리더쉽이 작동한다. 야구는 흐름이다. 과학과 감정이입의 한 가운데 흐름이 존재한다. 감독은 이 흐름을 자신의 팀으로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꾀한다. 감독과 선수와 팬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리더쉽을 따라 결과를 성취한다.

용인시 야구인에게 봄은 왔으되 봄은 없다.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이다. 흉노에 시집간 왕소군이 오랑케 땅에 화초가 있을리 만무하니 봄은 왔으되 봄이 아니다. 라고 한탄했던 것이다.
야구장 하나 갖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소망인 것인가. 아버지는 야구하고 어머니는 아들, 딸과 텃밭 가꾸는 봄날의 주말은 오지 않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