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탈출 대작전
꼴찌 하는 팀은 이유가 있다. 투타 양면에 걸쳐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투타에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경기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잘 던진 날 잘 쳐주지 못하고 잘 쳐준 날 잘 던지지 못하는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던지고 잘 쳤는데도 지는 경우는 무엇일까.
수비가 뒷받침 해주지 못한 경기를 치른 것이다. 팀이 짜임새를 잘 갖추지 못한 상태라 하겠다. 짜임새를 갖춘다는 것은 결국 투수력과 타력은 물론 수비력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강한다는 의미다.
투수력에 있어 짜임새란 무엇일까. 볼넷을 줄이는데 있다. 물론 볼넷이 나쁜 것만은 결코 아니다. 선행주자 뒤의 루가 비어있을 때, 강타자를 만나거나 당일 경기에서 타격 컨디션이 좋은 타자를 맞이해 유인하거나 걸러 보내는 것은 승리하는데 아주 유용한 볼넷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쁜 볼넷은 무엇인가. 주자가 없을 때, 타자와 승부하지 못하고 출루시키는 것이다. 차라리 홈런을 맞거나 안타를 맞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은 경우다. 많은 야구전문가들이 왜 이런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것일까. 주자를 모아 놓고 후속 안타를 허용해 더 많은 실점을 하기 때문이다. 먼저 안타를 허용한 후 강타자를 걸러 보내고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 점수를 주지 않지만, 먼저 볼넷을 허용한 후 강타자를 맞아 어쩔 수 없이 정면 승부해 안타를 맞게 되면 점수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강타자는 장타를 칠 확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볼넷 이후 장타를 맞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 볼넷 허용은 몇 개가 적당한 것인지 궁금해 하는 선수들이 많다.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 볼넷이지만 어쩔 수 없이 허용한다면 5개 이내여야 한다. 2~3개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개는 강타자를 맞아 비어있는 루에 채워주는 볼넷, 거르는 경우에 허용된다. 이 경우 선행 루에서 주자를 태그하지 않아도 아웃시킬 수 있는 수비의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타격에 있어 짜임새란 무엇일까.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것이다. 양신이라 불리던 양준혁 선수는 “3할을 치려면 한 경기에서 안타 1개, 볼넷 1개를 얻어내야 한다.” 고 했다. 매 타석마다 안타를 칠 수 없기에 그런 것이고 또 좋은 안타를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좋은 선구안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한 팀이 한 경기에서 볼넷을 7개 이상 얻어내고 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좋지 않은 공에 배트를 내밀면 그 만큼 안타 칠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출루한 이후에 안타를 생산하는 팀이 짜임새 있는 팀이다.
정교한 타격으로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앞에 배치되고 타점력과 장타력이 좋은 선수가 3, 4, 5번에 배치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꼴찌 팀이 환상의 드림타선을 구성할 수는 없기에 3, 4, 5번 타자 중 한 명을 7번 타선에 배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심타선에서 공격이 끝났을 때, 다음 공격 시 하위타선에서 득점력을 높이는 작전이다. 꼴찌 탈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