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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야구 2배로 즐기기 ⑳

수비 방해와 벌칙, 대응방법

야구의 룰 적용은 “육법전서에 버금간다. ” 고 호사가들은 평한다.

법원의 판사는 각종 증거와 증언 중에 신뢰할 만한 것을 채택하고 법률이 정한바 대로 판결한다. 초범인지의 여부를 확인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도 한다. 

 피고의 상황이나 처지를 감안해 죄를 경감해 주기도 한다. 법원의 판사와 야구장의 심판 모두 정확하게 판단하고 정해진바 대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는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이 세 가지 있다.

첫째, 야구장의 삼판은 증거와 증언을 모으고 들을 시간이 없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있음과 동시에 판단하고 판결한다. 증거 제시와 증언은 판결이후의 어필에 해당하고 어지간해서는 번복이 되지 않는다.

둘째, 야구장의 심판은 집행을 유예할 권한도 없으며 유예하지도 않는다. 셋째, 죄를 경감하는 일은 더더욱 없다.

공격 팀이 방해하면 주자는 아웃이고 수비 팀이 방해하면 공격 팀에게 한 개의 베이스를 내 주라는 판결을 할 뿐이다.

공격 팀의 수비방해는 무엇이 있을까. 타자가 포수의 송구를 방해하는 행위가 있다.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할 때 주자를 살릴 목적으로 타자가 헛스윙한 뒤 몸이 앞으로 쏠리는 척하며 홈베이스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행위다.

결과적으로 포수는 2루 송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주자를 살려줄 수도 있다. 수비방해가 인정되면 타자는 아웃이고 주자는 1루로 돌아가야 한다. 고급야구에서는 포수가 타자와 부딪히며 공을 그라운드에 떨어뜨린다. 곧바로 수비방해가 인정된다.

수비방해는 또 있다. 타자 주자가 1루를 향해 달릴 때 땅볼을 잡은 투수의 시야가 타자주자에게 가로막혀 1루수에게 악송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다.

이 때 타자주자는 반드시 라인 바깥쪽으로 달려야 함에도 일직선상에 놓이게끔 수비를 방해한다. 고급야구에서는 투수가 달리는 타자주자를 맞힌다. 타자주자는 아웃이다.

수비방해가 아닌 경우도 있다. 81년 한국화장품의 김봉연이 1루 주자였다. 후속타자의 유격수 땅볼이 나오자 병살을 방지하기 위해 2루 베이스를 향해 곧 바로 슬라이딩하면서 두 손을 펼쳐들었다.

롯데 2루수 정영기가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은 채, 선배의 고의적 파울로 인식하고 주먹을 치켜들었고 둘은 퇴장에 5게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세계대회를 밥 먹듯 출전하던 김봉연과 그렇지 못했던 정영기의 차이였다.

82년 청룡기고교야구대회 결승전. 주자 만루 상황에서 천안북일고의 1루 주자 조양근이 병살을 방지하기 위해 군산상고 유격수 백인호가 2루를 터치하고 점핑스로우를 시도하자 2루를 향해 몸을 날리며 두 발로 백인호를 감싸 안았고 백인호가 던진 공은 1루수 뒤로 빠져 나가 2점을 헌납했다.

수비방해 어필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정당한 주루플레이로 인정했다. 수비수가 공격적 주루플레이를 감안해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야 땅볼이 나왔을 때, 주자가 달리는 것을 잠시 멈추고 내야수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도 주자의 당연한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