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취재,제작/백승현 PD ytvnews@hanmail.net
-용인신문 10월 10일 보도-
-취재/박숙현 회장 europa@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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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랑 - 산나물정식 전문점
투박한 ‘손맛’에 반하고 분위기 있는 ‘풍광’에 또 반하다
투박한 ‘손맛’에 반하고
분위기 있는 ‘풍광’에 또 반하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점은 뭔가가 달라도 다르다. 음식의 맛은 기본이고, 식당의 분위기라든지 서비스라든지 뭔가 확 와 닿는 느낌이란 게 있다.
고기동 광교산 바로 밑에 위치한 산사랑(대표 노상현)은 집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음식 먹으러 갔다가 음식은 뒷전이고 오히려 풍광에 반해버린다.
<편집자주>
이 집에 한번 와본 사람들은 자연을 벗 삼아 쉴 곳이 마당 곳곳에 많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와서 소풍 같은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통로에는 정겹고 작은 장이 섰다. 동네 주민들이 밭을 많이 가꾸기 때문에 이곳에서 팔 수 있도록 해준 것인데, 제멋대로 생긴 호박, 가지, 고추, 고구마, 토마토 등 소박한 채소가 손님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와 한봉지 사들고 가는 즐거운 시골장보기를 경험하게 해 준다.
#고향집 마당 같은 정겨운 채송화
너른 마당에는 가마솥에서 삶은 고추를 건져 널어 말리는 장관이 연출되고 된장 항아리들이 구수하게 정열 돼 있다. 어렸을 때 집 앞 마당 꽃밭에 피어있던 것 같은 채송화와 맨드라미도 햇살에 눈부시게 손님을 반긴다. 마당에는 손님들이 자유롭게 차를 즐기라고 가마솥에 구기자 차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끓고 있고 그 옆에는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고구마 굽는 기계도 놓여 있다. 넉넉한 시골 인심에 안 먹어도 벌써 배가 부르다.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잠시 마당 대청마루에 앉아 이런저런 추억에 잠기다보면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기흥구 고기동 외식타운 맨 끝자락 자연 속에 푹 파묻혀 있는 산사랑.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과 손때 묻지 않은 산골 마을의 풍취가 흠씬 묻어나는 이곳을 사람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한번 와본 사람이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손님을 대동해서 이곳을 찾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마당에 나오니 대기표를 손에 든 손님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정말 잘되는 집이다.
‘라스트 사무라이’에 나왔던 일본 국민 여배우가 한국의 건강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촬영해간 적이 있는데 일본 TV와 인터넷에 한국의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어 하루에 최소 두세팀씩 일본 손님들이 찾는다.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숙소인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삼삼오오 이곳 산골을 찾는 불편을 마다 않는다.
일본인 열 명 중 일곱은 맛있어 하고 세 명 정도가 그들의 달착지근한 입맛과는 다른 산사랑의 토속적 맛에 약간 거북스러워 할 뿐이다.
이집의 풍광 중 백미는 단연코 산속 정원이라 할 수 있다. 마당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산속 정원은 마치 뒷동산에 오르는 기분이다.
식사를 마친 고객들이 집에 가지 않고 모두 산속의 정원 테이블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가을을 만끽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광교산 시루봉 정상이 이곳에서 왕복 한시간 반거리에 있어 가볍게 등산 혹은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강원도가 고향인 어머니의 투박하고 정겨운 손맛
15년 전 노사장 부모님들이 서울에서 전원주택으로 살려고 이곳에 내려왔다. 바로 광교산 자락에 위치하다보니 처음에 두 부부가 적적해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소규모로 식당을 시작했던 것이 오늘날의 문전성시를 이루는 식당으로 번창하게 됐다.
어머니 손맛의 노하우가 산사랑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란 생각이다. 산사랑은 메뉴가 산나물 정식 단 한가지다. 토속적인 손맛, 투박하지만 정겨운 고향의 맛이 담긴 소박한 상차림.
부모님 모두 강원도가 고향이라서 우리가 산사랑에서 맛보는 밑반찬은 강원도식이 많다.
처음 맛보는 단감장아찌는 강원도 시골집 음식이다. 단감의 달착지근한 맛과 노르스름한 빛깔이 눈맛과 입맛을 당긴다. 토마토, 비트, 감, 참외, 샐러리 등 장아찌류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강원도산 나물도 서너가지 나온다. 취나물, 곤드레, 아주까리, 브로콜리, 무시레기 등이 그것인데, 특히 이 집에는 항아리에서 퍼온 된장으로 버무린 삶은 가지 호박 곤드레 나물에 젓가락이 자주 간다. 별 양념이 없는데도 입맛을 돋운다. 매일 아침마다 전과정을 수작업으로 쑤어내는 두부 맛도 고소한 게 아주 일품이다.
국산 콩만을 사용한다. 이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료가 다 국산이다. 재료비용이 서너배로 뛰어도 국산만을 고집하는 것은 임신부였던 노 사장의 아내가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초지일관 하는 신념 덕분이다.
산사랑 음식은 임신부가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산나물, 장아찌 창고는 3곳. 산사랑 마당에도 있지만 강원도 횡성의 친할머니 댁의 창고에도 보관돼 있다.
봄이면 야생화가 정말 볼만하고 도룡용알, 올챙이 때문에 아이들의 천국이다. 여름엔 시원한 산림욕, 가을의 단풍과 등산, 겨울의 적설 등 사계를 만끽할 수 있는 곳. 특히 겨울철에 분당에서는 비가 오지만 이곳은 위치가 높아 항상 설경을 볼 수 있다. 수원 분당 서울 손님들까지 늘상 북적이는 산사랑. 노사장은 산속 정원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야생화 모종을 직접 가꾸는 중이다.
노 사장은 직원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 속에서 임신부가 맘 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 수목원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명소로 만들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