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소통’의 시대다. 어느 시대인들 소통이 중요하지 않겠냐마는 작금에 있어 소통은 생존의 기본조건이 됐다. 더 이상 조직과 리더의 단순한 덕목이 아닌 것이다.
소통의 중요성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에 있어 다르지 않다. 소통하지 못하는 조직과 리더는 살아남기조차 어렵게 된 것이다.
교황바오로 2세는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감옥은 닫힌 마음이다”라고. 교황은 소통의 방법도 알려줬다. 타인의 의견에 대한 ‘인정’이 소통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공직사회에서 ‘소통 부재’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16회 용인시민의 날 기념공연’이 단적인 예다. 이날 열린 폴포츠 축하공연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제기 됐다.
시민의 날 행사 임에도 문화·예술분야 민간 기획사가 주최·주관을 맡았고, 행사 예산의 대부분을 대형 건설사가 후원한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후원사가 용인지역 내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였기 때문에 ‘문화 로비’라는 비난여론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시민의 날을 준비한 해당부서는 후원사가 추진하는 지역 내 개발사업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이처럼 공직사회 곳곳에서 소통의 부재로 인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다.
불통으로 인해’문화로비’라는 비난여론을 받는 것 정도는 약과다. 당장 5159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경전철 사태’는 걷잡을 수도 없다.
민선5기 김학규 시장 취임 이후, 경전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경전철 TF팀’과 담당부서의 불통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협상을 통해 경전철을 운행하라는 언론의 지적과 각계 인사의 충고는 애초부터 듣지도 않았다. "경전철 TF팀"은 근거 없는 낙관론을 펼치며 국제중재법원에서의 승소를 장담하고 있지 않았던가. 인의 장막에 휘둘리는 것이 문제다.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훌륭한 지도자는 TV를 켜도 시사프로그램은 꼭 보았다. 아침 일찍 신문을 먼저 펼쳐드는 것도 소통 때문이고 성문 밖 사람의 고언을 듣는 것은 왕조시대에도 행해지던 중요한 덕목이었다.
경전철조사특별위원회는 시정운영 시스템 결함으로 경전철 프로젝트팀 보좌관 등 응시 결격자를 채용한 것을 지적한 바 있다.
또 관련부서 공직인사와 공직 내 부서 간 소통부족 등을 매섭게 질타한 바 있다. 한마디로 소통을 가로막는 ‘칸막이 행정’에 대해 수차례 지적한 것이다.
대다수의 시민들도 시와 의회와의 소통, 공직 내 소통 등 시스템 행정이 부재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수도 없이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통 행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래서는 용인시의 ‘행정 살리기’를 기약할 수 없다. 의식전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