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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도시 현실 외면… 처인구 일반계 고교 ‘바늘구멍?’

일반고교 정원 1437명 진학대상자 2334명, 상당수학생 수지 · 기흥구로 원정 불가피

◆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1. 고교평준화 도입배경과 문제는
2. 서울시 98%면적, 단일학군 가능한가(학급부족) ?
3. 교통대책 전무 … 고입대란 ‘우려’
4. 학부모들의 외침 “우리 아이는 모르모트가 아니다”

내년부터 용인지역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과 진보진영 단체장의 공약으로 추진된 고교평준화. 그러나 당시부터 교육계에서는 용인지역의 지리적 환경 등을 볼 때 고교평준화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왔다. 서울시의 98%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도·농 복합도시인 용인 특성상 고교평준화는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진보 교육감과 단체장의 공약실천 의지와 교육계의 밀어붙이기식 추진, 도시지역 학부모들의 요청 등을 동력으로 찬반 투표가 가결됐고, 학교설립 및 교통대책 마련 등을 조건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내년도 평준화 시행 6개월여를 앞둔 현재까지 당초 도 교육청과 행정당국이 약속했던 교통대책과 학교설립 등의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용인신문은 그동안 고교평준화 도입을 두고 겪어왔던 과정과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부족한 학교, 대안 없는 학생수용 계획
용인의 면적은 서울특별시의 약 98%지만, 서울의 고등학교 수가 324개인 반면 용인의 경우 30개로 1/10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용인시의 경우 학군이 각 구별로 나뉘지 않고 용인지역 하나로 학군이 묶인 탓에 넓은 지리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원치않는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넓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용인시를 단일학군이 아닌 각 구별로 학군을 나눠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도교육청은 용인을 하나의 학군으로 지정한 상태다.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용인 지역 내 고교진학을 앞둔 학생은 총 1만946명이다.

하지만 용인지역의 고등학교의 모집정원은 1만1215명으로 특성화고등학교와 정보산업고 등의 전기고 모집정원을 빼면 모집 정원은 1만271명으로 학생 수가 모집정원 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각 구별 모집정원을 보면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수지구는 모집정원 4346명 중 진학대생자는 4372명, 기흥구는 4488명 모집정원 중 4239명의 진학대상 학생으로 파악돼 정원 대비 진학대상자 수는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인구의 경우 넓은 지리적 특성에 비해 일반계 고등학교는 백암고를 제외하면 3개 학교에 그친다. 그나마 1개 학교는 남학교이기 때문에 여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처인구의 일반계 고등학교 모집 정원은 1437명으로 진학대상자인 2335명을 수용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교 모집정원 부족현상은 비단 처인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간 비평준화 기간 동안 수지구와 기흥구의 학생 중 일부는 정작 용인시보다 인근 도시인 성남과 수원에 위치한 학교가 가까워 이 곳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평준화가 되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기존에 성남과 수원으로 진학하던 학생들이 용인으로 진학할 경우 수지구와 기흥구 학생들 역시 자신이 원하는 근거리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고교평준화를 진행하는 도교육청은 뚜렷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교육청은 기흥구와 수지구에서 타지역 및 특성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각각 200~300여명이라고 추산하고 있기만 할 뿐 외부지역 진학학생 현황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고 있다.

지역 내 한 중학교 관계자는 “비평준화 시절에는 수지구와 기흥구에서 각각 성남과 수원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평준화가 된다면 이 학생들을 용인에서 수용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수지구의 경우 수원과 성남으로 진학, 이 자리를 기흥구 학생들이 채웠으며, 기흥구의 빈자리를 처인구 학생이 채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평준화가 되면 결국 평준화를 강하게 찬성했던 수지구와 기흥구 학생들도 원거리 통학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타지역 학생들이 용인지역 학교로 진학하는 문제에 대해 원거리 통학위험을 감수하고 지원할 학생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전기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 수와 삼계고등학교 신설로 인한 학생수용 확대로 평준화로 인한 문제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해명했다.

◇처인구 뿐만 아니라 여학생은 어떻게 하나?
학급수 부족으로 인한 학생수용 문제는 특히 처인구 지역의 여학생들에게 큰 문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처인구의 일반계 고등학교 수는 4곳이지만 그나마 태성고등학교의 경우 남학교로 여학생이 진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일까지 처인구 지역 내 12개 중학교(대안학교인 헌산중학교 제외) 중 내년 고교진학 대상 여학생은 1146명, 전체 일반계 모집정원이 1437명인 것과 비교하면 처인구가 아닌 타 지역군으로의 진학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처인구에 위치한 일선 중학교에서는 부족한 학급수와 더불어 여학생 진학 지도에 대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 도교육청은 단순히 진학대상자 수만 파악할 뿐 남녀 성비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서 처인구 지역 내 고등학교 진학 시 남녀학생의 입학정원을 조정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처인구 지역 한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청은 많은 준비를 거쳐 고교평준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처인구 학부모들의 가장 큰 화두는 학생들의 통학거리와 여학생들의 진학 문제”라며 “원거리 통학을 할 경우 밤 늦은 시간에 하교를 해야하는데 안전에 대한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고교평준화 하자던 용인시는 강건너 불구경
당초 고교평준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곳은 경기도교육청이 아닌 용인시였다.
시장의 정치적 공약과 함께 수지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고교평준화의 요구가 반영됐던 것.

하지만 정작 고교평준화가 코 앞에 다가왔지만 시는 고교신설문제와 고교평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유는 고등학교 신설과 학생배치는 전적으로 경기도교육청의 관할이기 때문에 시가 고교평준화 정책에 대해 지원을 할 수 있지만 개입을 할 수는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고교평준화에 대해 시와 경기도교육청의 교류가 없어 행정적으로 제각기 활동하는가 하면 서로간 정보공유와 의견협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고교평준화를 진행하는 것은 교육청이기 때문에 중간에 시에서 개입해 학교문제 등을 지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는 지역 내 학생들의 통학환경 개선을 위한 교통정책과 고교설립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