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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학교가기 위한 통학전쟁, 길 위에 버려지는 시간들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부정확한 수요예측… 학생 이동 데이터도 없다

◆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1. 고교평준화 도입배경과 문제는
2. 서울시 98%면적, 단일학군 가능한가(학급부족) ?
3. 교통대책 전무 … 고입대란 ‘우려’
4. 학부모들의 외침 “우리 아이는 모르모트가 아니다”

내년부터 용인지역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과 진보진영 단체장의 공약으로 추진된 고교평준화. 그러나 당시부터 교육계에서는 용인지역의 지리적 환경 등을 볼 때 고교평준화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왔다. 서울시의 98%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도·농 복합도시인 용인 특성상 고교평준화는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진보 교육감과 단체장의 공약실천 의지와 교육계의 밀어붙이기식 추진, 도시지역 학부모들의 요청 등을 동력으로 찬반 투표가 가결됐고, 학교설립 및 교통대책 마련 등을 조건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내년도 평준화 시행 6개월여를 앞둔 현재까지 당초 도 교육청과 행정당국이 약속했던 교통대책과 학교설립 등의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용인신문은 그동안 고교평준화 도입을 두고 겪어왔던 과정과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땅만 넓은 농촌지역 학생들 뭐타고 학교가나?
용인시의 총 면적은 591.32㎢다. 이중 처인구의 면적은 467.55㎢ 용인시 전체 면적의 약 79%를 차지한다.

하지만 인구는 지난 8월 기준으로 22만7304명으로 용인시 전체 인구 97만2100명인 것을 감안하면 23.3% 수준으로 그치고 있다. 때문에 수지구와 기흥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활환경과 대중교통 수단이 열악한 처인구의 학생들은 당장 등·하교길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고교평준화 시행까지는 4개월의 시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지만, 아직도 확정되지 않고 있다.

특히 처인구의 경우 용인터미널에서 내린 후 버스를 또 다시 갈아타야 하며, 내년 개교 예정인 삼계고등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용인터미널에서 약 40여분의 시간이 더 소요되는 형국이다.

더욱이 고교평준화로 인해 기흥구나 수지구로 진학하면 최악의 경우 2시간까지 등교시간을 잡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한편 수지구와 기흥구의 학생들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서천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그동안 수원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평준화가 시행되면 이마저도 불가능해 진다. 수지구 역시 기흥구로 진학할 경우 지하철을 이용한 후 다시 버스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처인구의 한 학교운영위원은 “원삼면이나 이동면, 남사면의 학생들은 용인터미널까지 와서 또 다시 환승해야 하는데 그마저 삼계고는 위치도 좋지 않아 터미널에서도 먼 거리”라며“고교평준화를 진행하는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들은 용인에서 버스 한 번 타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 용인 지역 내 통학 환승거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버스노선도 계획안
◇부정확한 수요예측… 학생 이동 데이터도 없다
용인시는 고교평준화로 인해 대중교통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환승거점 등을 마련하고 버스노선 신설과 연장 등의 방안을 만들고 있지만 정확한 학생들의 이동자료는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 5월 교육청이 진행한 고등학교 진학 가지망 설문자료를 근거로 학생들의 진학현황을 파악했다.

이 결과 처인구의 졸업예정자 2554명 중 처인구에 진학하길 원하는 학생은 1545명, 기흥
구 196명, 수지구 44명, 비평준화 및 미진학 학생은 769명으로 조사됐다.

기흥구의 경우 4592명의 졸업예정자 중 처인으로 13명, 기흥으로 3407명, 수지구로 196명이 진학을 원했으며, 비평준화 및 미진학 학생은 976명으로 집계됐다.

수지구는 총 4738명 중 처인으로 5명, 기흥으로 351명, 수지구로 3419명으로 집계, 비평준화 및 미진학 학생은 963명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 자료를 기준으로 지역 내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버스노선 대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이 자료는 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게서 조차도 정확한 데이터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대충 설문지를 작성한 자료라는 것. 결국 부정확한 자료를 근거로 각 구별로 진학에 대한 선호도를 근거자료로 삼은 꼴이 돼버린 것이다.

결국 처인구와 기흥구, 수지구 지역의 학생들의 이동에 대해 더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고교진학 가지망 조사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중교통 노선 대책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셈이다.

   
▲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신설과 연장예정인 버스노선 안
◇학생만을 위한 노선… 버스회사에 폭탄돌리기
용인시는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대중교통계획을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했다. 송전과 남사의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버스를 마련하는가 하면 동백고와 기흥고, 흥덕고를 경유하는 65-1번과 동백고, 구성고, 상현,서원고, 풍덕고를 경유하는 65-2번 버스를 신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기동에서 신봉고와 성복고를 연결하는 14-2번 마을버스를 신설하고, 서천고등학교 진학학생을 위해 28-3,53,56,88번 버스를 서천고와 흥덕고, 광교지구까지 연장키로 확정했다.
아울러 등교시간에 버스의 배차간격을 줄이는 방안과 증차방안 등 다양한 각도의 대책마련을 수립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의 부담가중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고 학생들만 태우기 위한 버스노선은 경제적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 특히 신설 예정인 65-2번(용인터미널~초당·동백고~구성고~상현·서원고~풍덕고)버스의 경우 학생들만 타게 될 수 있는 구간이 발생해 이에 대한 민간사업자의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시는 통상 버스 한 대에 대한 운영비는 월 1000여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공영버스의 경우 손실부분에 대해 연 2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0월 중 진행될 예정인 고교진학 가지망 조사와 함께 수시로 교통대책 회의를 열어 학생들의 통학환경에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5월달 가지망 결과 각 구별 이동은 크지 않아 학생수용 문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외부에서 유입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