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청소년/교육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교육청, 명분에 악수… 학생 위한 백년대계 실종

   
준비안된 고교평준화 강행에 불안감 높아지는 학부모
많은 우려에도 교육청은 “문제없다”는 입장만 반복

◆ 고교평준화 용인에 맞는가?
1. 고교평준화 도입배경과 문제는
2. 서울시 98%면적, 단일학군 가능한가(학급부족) ?
3. 교통대책 전무 … 고입대란 ‘우려’
4. 학부모들의 외침 “우리 아이는 모르모트가 아니다”

내년부터 용인지역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과 진보진영 단체장의 공약으로 추진된 고교평준화. 그러나 당시부터 교육계에서는 용인지역의 지리적 환경 등을 볼 때 고교평준화에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내려왔다. 서울시의 98%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도·농 복합도시인 용인 특성상 고교평준화는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진보 교육감과 단체장의 공약실천 의지와 교육계의 밀어붙이기식 추진, 도시지역 학부모들의 요청 등을 동력으로 찬반 투표가 가결됐고, 학교설립 및 교통대책 마련 등을 조건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내년도 평준화 시행 6개월여를 앞둔 현재까지 당초 도 교육청과 행정당국이 약속했던 교통대책과 학교설립 등의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다. 용인신문은 그동안 고교평준화 도입을 두고 겪어왔던 과정과 학생과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주>

-우리아이 고등학교 어떻게 다녀요?
“제가 잘 몰라서 우리 아이가 혹시 불이익이라도 받지 않을지 걱정이네요”
처인구의 중3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의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
생업이 바쁘다보니 경기도교육청과 학교 측에서 진행하는 고등학교입학 설명회를 참석하지 못한 것. 때문에 고등학교 배정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지 못해 행여나 자녀가 통학환경이 좋지 않은 고등학교로 배정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 고교평준화가 예상됐던 2014년의 경우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기 때문에 1년정도 지나면 어느정도 고교평준화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고교평준화가 1년 연기돼 자녀가 용인고교평준화의 첫 학생이 된 것.

게다가 설명회가 평일 낮에 진행되다 보니 생업에 종사하느라 설명회 참석도 어려워 아직까지도 고교평준화에 대한 원서작성 방법에 혼란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A씨는 “하필이면 아이가 평준화 첫 대상자라서 걱정이 더 큰데 설명회는 평일에만 열려 도무지 참석하기도 힘들고 배정방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특히 아이가 여학생이라 처인구 지역에서 진학할 수 있는 학교가 적은데 원거리를 통학하게 되면 하굣길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불안한 학부모, 학교 일선에서도 진로지도 혼란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학부모 뿐만 아니라 일부 일선학교에서도 진로상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수원과 성남 등 인근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았던 수지구와 기흥구의 경우 고교평준화로 진학환경에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

특히 수지구의 경우 성남과 수원으로, 기흥구 서천동 일대의 경우에는 수원으로 진학하며 빈 자리를 처인구 학생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평준화 지역인 수원과 성남으로 진학이 불가능해지며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학생정원과 교통환경을 고려해 진학지도를 하고 싶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에 대한 선호도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5월 용인지역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지망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이 자료는 학부모와 교육청에서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가지망 조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교육청 측은 특수목적고등학교와 특성화학교 모집이 끝나는 11월에 가지망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일반계 고등학교 원서접수 한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설문조사를 하다보니 진학지도에 혼란이 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흥구 소재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 대비 학교정원이 충분하게 여유가 없다보니 어느 학교에 지망하면 좋을 것이라고 쉽게 지도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지자체와 떨어진 학교는 상관 없지만 수원과 인접한 서천동이나 성남시와 인접한 수지구의 경우 변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 잘되고 있습니다”라는 교육청
지난 1일 용인교육지원청은 학부모 대표와 시 관계자, 그리고 경기도의원과 용인시의원을 초청해 교육발전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 도의원은 고교평준화를 앞두고 학생정원문제와 통학여건에 대한 진행상황을 질의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 측은 “다 잘되고 있다”고 대답했을 뿐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도의원이 협의회 중간 나가버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있지만 정작 각 지구별 학생수용에 대한 예상자료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교육청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특수목적고등학교나 특성화고교로 진학하는 학생으로 인해 처인구에 학교가 부족한 일이 없을 것이며, 고입전형에 대해서도 만족도와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입시설명회를 가져 홍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

   
내년 삼계고등학교가 개교하고 2016년에는 고림고등학교가 개교하기 때문에 처인구의 학교부족 상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삼계고등학교의 경우 내년 3월까지 준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체육관시설이 완공되지 않아 자칫 잘못하면 공사장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아울러 가지망설문 역시 일반고등학교 입학접수를 바로 앞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진학지도에도 혼선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속에 한 학부모는 “당초 고교평준화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가졌지만 교육청의 준비나 너무나도 허술해 지금은 여건을 갖춘 이후 평준화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교육청의 행정은 일단 해보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으로 보여 마치 우리 아이들이 시험대상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삼계고등학교의 경우 체육관시설 완공이 늦어지겠지만 수업에 지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학부모들이 우려하고 있지만 혼란을 없애기 위해 계속적으로 설명회와 더불어 홍보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