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아! 옛날이여"… 수도권 참패·무너진 낙동강 벨트 122석
더민주 "아! 호남이여"… 야권텃밭 호남 잃고도 123석 제1당 등극
국민의당 "아! 수도권"… 호남 석권 38석 불구 '전라도당' 꼬리표
“유권자의 선택은 냉엄했다. 국민들이 자만에 빠졌던 새누리당에 벼락을 내리쳤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서 일 한 당직자의 말이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 실패를 넘어 원내 제1당 자리까지 더불어 민주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더민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야당 심판론’으로 맞섰지만, 국민들은 현 정권과 집권여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사실상 싹쓸이했고,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가 만들어졌다.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은 커녕 122석을 차지했다. 반면, 최대 100석도 힘들다고 자체 분석했던 더민주는 123석을 챙기며 제1당으로 올라섰다. 국민의당도 목표이자 기대치였던 35석을 넘어 38석을 차지했다. 정의당은 6석, 무소속은 11석을 얻었다.
결국, 20대 국회는 지난 16대 국회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로 짜여졌다. 박근혜 정부의 임기 후반 국정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당초 과반의석을 넘어 180석까지 내다봤던 새누리당의 참패 원인 중 하나로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당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박’, ‘진박’ 논란과 현 정권의 소통 부재 논란이 국민들의 표심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122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28.6%, 35석을 얻는데 그쳤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다. 전통적 강세지역인 영남에서도 고전했다. 대구에서 4석, 부산에서 6석을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다.
더민주는 호남맹주 자리를 국민의당에 뺏겼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67%에 해당하는 82석을 휩쓸며 제1당으로 도약했다.
국민의당은 공언한대로 호남권을 사실상 독식했다. 광주에 걸린 8석을 싹쓸이했고, 전라남북도에 걸린 20석 중 15곳을 차지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 정당득표율에서는 더민주를 제치고 2위에 올라 존재감을 과시했다.
용인지역 역시 야당 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용인지역 4개 선거구의 경우 당초 지역정가 전망처럼 2대2 구도로 짜여졌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사실상 새누리당의 참패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당초 초박빙으로 전망됐던 용인 정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전체 투표인 수 13만 3541명 중 5만 141표(37.55%)를 얻는데 그쳤다. 반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인재영입 1호로 관심을 모은 표창원 후보는 6만 8273표(51.13%)를 얻었다. 1만 8142표 차다.
정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역대 선거결과 여당세가 강했던 구성동과 보정동 지역에서도 패배했다.
서울 강남구와 성남시 분당구 등과 함께 이른바 강남벨트로 불려온 수지지역 역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선거결과 새누리당 한선교 후보가 당선돼 용인지역 최초로 4선고지에 올랐지만, 전체 득표수를 따져보면 승리한 선거로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용인 병 선거구에서 한 후보는 전체 투표인 13만 939명 중 5만 4832표를 획득했다. 44.2%의 득표율이다. 반면 더민주당 이우현 후보는 4만 8546표, 37.3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6268표, 6.82%다. 국민의당 임한수 후보의 득표율 16.19%와 정의당 하태옥 후보(2.04%), 무소속 정익철 후보(2.17%)를 감안하면 ‘여당 초강세지역’이라는 닉네임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새누리당은 또 정찬민 용인시장이 지난 2014년까지 지역 위원장을 맡았던 용인 을 선거구에서 가장 큰 표차로 참패했다. 을 선거구에서 재선에 당선된 더민주 김민기 후보는 10만 3092표 중 5만 6653표를 획득, 55.40%의 득표율로 2만 9022표(28.38%)를 받은 허명환 후보에 2만 7631표 차로 승리했다.
선거개시 직전 늑장 공천 된 허명환 후보의 낙하산 논란과 새누리당과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표심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