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춥지도 않고 눈도 거의 오지 않았다며 아쉬워한다. 정말 이러다가 아예 겨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눈 구경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어쩌다 지구가 이렇게 됐는지. 그럼에도 우리는 환경보호를 말로만 떠들 뿐 쓰레기분리수거 같은 작은 실천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덩이 지구가 썩어가고 있다. 동식물이 살기 위해 숨을 쉬어야 할 공기는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안경을 쓰고, 입과 코를 가릴 마스크를 하여야 나다닐 수 있어 마치 복면강도들과 같은 몰골이다. 물은 각종 가축과 공장폐수로 오염돼 개울에는 혼탁한 물이 흐르고 상수도 물도 믿지 못하여 정수기로 또 걸러 먹으며, 깊은 옹달샘물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떠 와야 한다. 사람들이 이동편의를 위해 산을 뚫고 들을 메워 사통팔달로 길을 내고, 각종 공장과 생활편의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산을 깎아내리고 논을 메우니 땅이 만신창이 상처투성이가 되어가고 있다. 자연은 태초에 생길 때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할 때 자연인 것인데, 자연환경파괴는 100% 인간들에 의해 파괴 훼손되고 있으니 인간들이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파는 꼴이다.
1968년 12월 3일 제 23차 UN총회에서 1972년 세계적 규모의 환경회의를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 1972년 6월 5~7일까지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라는 주제로 국제환경회의를 개최해 UN환경선언을 채택하고 UN총회에서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1996년 6월 5일을 환경의 날로 정했다.
내가 1979년 5월, 용인군 새마을과장 보직을 받고 새마을운동과 자연보호 운동 실무를 주관하면서 자연보호 헌장비를 건립하기 위해 남산미술원장 이일령 조각가에게 자연보호 헌장비의 설계와 시공을 의뢰했다. 이일령 조각가는 1945년 9월 용인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나의 담임선생님이셨던 분으로 용인현충탑과 용인독립항쟁탑을 설계 시공했다.
당초 42번 국도 멱조현 고개(효자고개) 정상에 건립했으나 국도 확장 공사로 1991년 통일공원으로 이전했다. 자연보호 헌장 비문을 동판에 양각하고 바탕은 초록으로 했는데 여러 해 지나자 동판 글씨가 변해 잘 보이지 않는다. 글씨도 퇴락하고 관리부서와 주민들도 관심이 없으니 자연보호운동도 한물 간 것 같아 구호로만 외쳐본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