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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장애인·비장애인 새 배움터 ‘SOS’

사단법인 반딧불이 ‘18년 상생외길’

 

 

 

 

 

 

 

 

 

 

 

[용인신문]

오롯이 최선 다해 열정 바친 반딧불이

“운동장 있는 3층 건물 주세요.”

 

사단법인 반딧불이(교장 박인선)는 지난 2003년 6월 7일 개교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설립됐다.

 

문화적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의 복지를 다지고 지역의 문화적 쾌적성과 비장애인의 봉사 참여를 유도해오며 18년 동안을 상생해왔다.

 

문화 혜택이 취약한 장애인들에게 사회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고 이들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게 함으로써 문화적 공동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며 지낸지 어언 18년.

 

반딧불이는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문화교육에 중점을 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문화예술 및 평생교육에 대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방법으로 장애인에게는 그들 개개인의 소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비장애인에게는 장애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으로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곡차곡 실천해왔다.

 

반딧불이에는 현재 300여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서로의 벽을 허물고 상생의 길을 찾고 있다. 서로를 격려하며 다양한 문화교육을 비롯해 정기예술제, 공연봉사, 운동회, 캠프 등 사회교육을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제작된 900여개의 우드펜은 지역사회 각계에서 다양하게 봉사하는 단체나 개인들에게 그들의 이름을 각각 각인해 전달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또한 우드펜 제작과정을 통해 목공체험지도사 자격증을 취득케 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취업과 창업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들이 벌이는 양성평등을 비롯한 각종 캠페인 활동은 장애인식개선에 대한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받는 것에만 익숙해서 자칫 타성에 젖을 수 있기에 지역사회에의 적응을 위한 교육은 물론 받은 교육을 나눔으로 참여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운영하며 성장했다. ‘기부’를 목적으로 했기에 그에 따른 제작물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때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나누고 주는 것을 할 수 있어요”라는 자부심도 갖게 했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인권보장을 알리기 위해서도 그들이 직접 나설 수 있었기에 뿌듯했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영상촬영까지 장애인들이 모두 참여한 공익광고는 USB메모리에 담아 인근의 관련교육기관에 배부도 했다. 광고제작에 참여한 장애인 학습자들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한 중·고등학교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하며 행복한 사회 만들기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었다.

 

300여명 정기예술제·공연봉사·운동회 등 ‘사회교육’
재개발결정 용인8구역위치, 철거 앞두고 관심 호소

 

미력하지만 뜻이 있으니 반드시 길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컸기에 수없이 많은 좌절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덜어주려는 봉사자 및 후원자들이 한 마음으로 칸막이도 설치하고 이동로를 만들기 위해 풀도 뽑고 벽화를 그리는 등 리모델링이 계속 이어졌기에 반딧불이 불빛이 꺼지지 않고 지금까지 밝게 빛날 수 있었다. 물론 아이들의 꿈과 열정이 더해져 더 밝게 더 오래 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13년 어느 날 “너희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나 갖고 싶은 것,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 보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운동회 때마다 인근 초등학교를 빌려야 했던 아이들은 운동장이 부러웠고, 수업시간마다 이동하는 게 불편했는지 가장 많은 내용을 운동장과 교실에 할애했다.

 

이후 아이들과 함께 학교 슬로건으로 ‘운동장 있는 3층 건물 주세요’를 외치며 소망하는 꿈이 더 이상 꿈이 아니기를 간절히 두 손 모았다. 어언 7년여가 지난 현실은 ‘꿈은 꿈일 뿐인가?’ 아예 다니던 학교에서마저도 나가야 할 형편에 처하게 됐다.

 

반딧불이 임직원이나 이용자, 그리고 학부모들은 궁중대궐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호화빌딩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장애인들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면 그만인 것이다.

 

실제 성인 여럿의 힘으로 붙잡아도 뿌리쳐내는 자폐성 장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질러대 수업 자체에 참여도 어려운 지적장애, 연고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가 냉장고를 뒤지고, 소파에 드러누워 일어나지 않는 행동 등으로 미루어 이들의 행복한 공간은 주위를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이들만의 공간이어야 한다.

 

특히 난타나 농악, 합창 등 소리를 내는 교육들을 다른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용하는 민간임대 건물에서 행하는 것은 지뢰밭에서 농사를 짓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즉, 반딧불이가 이전을 원하는 공간은 장애인들의 실질적인 욕구와 필요에 적합한 ‘장애인 중심’의 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하며 장애인편의시설도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가능하다.

 

공간이 있으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문화가 된다는 말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문화 복지를 위해 한 길만을 걸어온 반딧불이가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장애인들에게는 꿈과 용기를 주는 동시에 그런 장애인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비장애인들이 함께 상생하는, 어쩌면 또 다른 문화가 지역에 뿌리내리는 것이 아닐까?

 

박인선 교장은 “지금까지는 용인시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특별한 어려움 없이 학교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재개발이 결정된 용인8구역 내에 위치해 있기에, 기간이 되면 반딧불이는 결국 철거해야 되는 기로에 서있다”며 “용인시와 용인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으로 반딧불이가 걸었던 그동안의 걸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아주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오랜 기간이었지만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교육청으로부터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인가를 받았고 국가사업인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제공기관, 발달장애청소년 야간보호사업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아동·청소년·성인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는데 정작 중요한 공간이 없어지게 됨으로써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이들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를 안타깝게 한마음으로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