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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열정 결정체 ‘표고버섯’… 남매는 용감했다

도농복합 용인시의 청년농업인 4. ‘청춘표고’ 용훈농장… 장용훈·장은비 CEO

 

  

 

  

 

  

 

부모님 일궈온 버섯 농장 20대부터 이어받아
남동생 새로운 종균·소비자 맞춤 생산 연구
누나는 디자인·유통·기획 등 판매업무 총괄

 

[용인신문] 이제는 청춘도 브랜드다. 청춘 표고버섯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청춘표고’ 용훈농장 장용훈 대표(33)와 장은비(35) 남매 CEO.

 

이들 남매는 처인구 도심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은 이동면 서리에서 부모님이 90년대 초반부터 일궈온 표고버섯 농장을 20대 때부터 계승해 현재 10여년째 전면에 나서서 운영 중이다.

 

이들 남매는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각기 전문성을 살려 일의 특화를 통한 효율적 운영을 하고 있다.

 

버섯 전문가인 장용훈 대표가 표고버섯의 새로운 종균연구 등 온도와 병에 강하고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면, 장은비씨는 디자인, 유통, 기획 등 판매와 관련한 대외적 업무를 책임을 지고 있다.

 

남동생인 장용훈 대표는 고등학교시절부터 아예 부모님의 버섯 농장을 계승하기로 결심하고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해서 제대로 버섯을 전공한 버섯 전문가다.

 

부모님이 본인 땅 없이 모두 임대로 시작해서 피땀 흘려가며 일궈낸 농장이기에 자신이 계승을 하지 않으면 대가 끊기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당시 두 살 위의 누나인 장은비씨는 미술로 진로를 택했기 때문에 장 대표에게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 산림조합버섯연구소를 비롯해 장흥 등 각 지역의 버섯연구소로 실습을 나가면 연구소 사람들이 장 대표를 탐냈다. 졸업 후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그의 부모님을 찾아와 사정했을 정도였다.

 

장 대표는 이미 학창시절부터 종자관리기능사 자격증을 비롯해 버섯관련한 자격증 여러 개를 취득했을 정도로 버섯 관련 전문성은 자타가 인정하는 바였다.

 

그러나 농장 일을 하고자 하는 장 대표의 마음은 굳건했다. 결국 연구소 직원들의 노력이 허사로 끝났다.

 

“연구소가 훌륭한 직장이지만 원래부터 연구소에 갈 마음이 없었어요. 내가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또 부모님이랑 같이 있고 싶었구요.”

 

장 대표는 졸업 후 본격적으로 농장 일에 뛰어들어 농장 운영 시스템을 바꾸고 느타리, 노루궁뎅이버섯 등 품종 다량화를 시도하면서 농장을 키워나갔다.

 

한편 장 대표의 누나인 장은비씨는 애초 버섯농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석사 과정까지 마친 그녀는 전시준비 등으로 밤샘 미술작업을 밥 먹듯 하다보니 건강에 무리가 갔다. 녹초가 됐다.

 

잠시 쉬기로 하고 집에 돌아와 농장 일을 거들었다.

 

농장일은 어렸을 때부터 늘 상 봐오던 일이라 장은비씨도 전반적으로 익숙해 있었다. 어느날 문득 작업실에서 그리는 그림만이 예술이 아니라 농업 활동이 다 예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때가 28세였다. 물론 그림과 농업 사이에서 방황도 있었지만 장은비씨는 농장 일을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장은비씨는 농업분야에 자신의 예술성을 접목해서 문화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업을 시도 중이다.

 

현재 농장일이 바빠서 그림은 거의 중단 상태지만 그리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작업을 한다.

 

현재 버섯 농장 규모는 생산동 7동, 배양동 2동, 배지생산시설 1동 등 총 10동 규모다.

 

원래는 하우스 44동이었다. 부모님들은 원목재배를 했었다. 그러다보니 관리가 어려웠다. 원목재배 시스템은 종균을 접종하면 1년 가까이 배양을 한 후 3년을 수확하는 시스템이다.

 

장 대표는 이를 베드식 배지재배로 바꿨다. 당연히 하우스가 줄었다.

 

그러나 오히려 일의 양은 더 많아졌다. 수확량이 늘고 싸이클이 빨라졌다는 이야기다. 접종해서 3개월간 배양하면 4, 5개월부터 따기 시작해서 보통 5주기까지 따게 된다.

 

하우스 한 동에 배지가 평균 1만2000개다. 많은 곳은 1만5000개다. 한 동에서 하루 평균 200짝 정도를 따는데 아침 7시부터 따기 시작해서 밤 7, 8시까지 오전 오후로 나눠 따거나 간혹 새벽12시부터 1시 사이에 야간 수확을 하기도 한다.

 

야간 작업은 연간 두 번 정도 있다. 6월 중순에서 말쯤은 기온이 높아 빨리 자라기 때문이고, 10월 중순에서 11월에는 온도가 잘 맞아 잘 자라기 때문에 고품질 버섯 생산을 위해서다.

 

버섯 수확 일은 시간을 다툰다. 버섯이 한창 빨리 자랄 때는 몇 시간 상관으로 상‧하품이 갈려버릴 정도다. 앞줄은 상품인데 뒷줄은 하품으로 전락할 정도로 시간 싸움인 것이다.

 

버섯을 따고 나면 곧바로 선별작업과 포장 작업을 해야 한다. 버섯 선별은 7등급으로 나눠서 한다. 화고가 나올 때는 작업이 두 배로 늘어난다. 언제나 식사할 시간이 없어서 간신히 대충대충 먹고서 버섯 작업에 매달려야 할 정도다.

 

그렇잖아도 할일이 너무 많은데 이들 남매는 배지도 기성품 대신 직접 만든 것만을 고집한다. 품질 좋은 버섯 생산을 위해서다. 배지는 미강과 밀기울과 참나무톱밥을 섞어서 만드는데 이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참나무는 직접 빻아서 숙성 과정을 거쳐 독성분을 뺀 후 사용한다. 다 쓴 배지는 동네 농가나 유기농장에서 인기가 많아 거름으로 사용하도록 나눠준다.

 

수확한 버섯은 과거 가락동시장으로 전량 보내던 것과는 달리 요새는 직거래장터를 비롯해 로컬 푸드매장, 택배, 친환경급식 등으로 다각화 시켰다.

 

“용인은 로컬푸드 매장이 너무 잘 돼 있어요. 저희 농장에서 조금씩 실험한 다양한 버섯도 판매중인데 매출이 느니 좋죠. 용인은 초기자금만 조금 있으면 로컬 지원금도 많이 줘서 창농가에게 좋은 곳이에요.”

 

유통을 책임지고 있는 장은비씨는 요즘 코로나19로 과천 직거래 장터에 직접 물건을 싣고 나가서 드라이브스루로 버섯을 판매하고 돌아온다.

 

장은비씨는 포장 디자인, 패키지상품 디자인, 스티커 디자인 등 용훈농장 모든 상품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꿨다. 과거시절에 골판 박스를 사용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이들 남매는 앞으로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다.

 

장 대표는 생태순환 농장을 운영하고 싶어 한다. 분해자인 버섯이 다시 식물의 거름이 되고 동물의 먹이가 되는 식으로 순환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농업을 하는 게 앞으로의 꿈이다.

 

뿐만 아니라 마을 단위 사업도 하고 싶어 한다. “농사를 짓다보면 나이 들고, 또 고노동 대비 수익이 적은 게 현실이잖아요. 마을 단위의 사업을 해서 주변 농가들을 돕고 시골 동네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표고버섯 생산이 주력임은 변함이 없다.

 

누나 장은비씨도 표고버섯 농장 일은 계속 하되 남사에 마련한 농장에서 올리브나무를 키우기 위해 독립을 준비 중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성장하는 남매 CEO. ‘용훈농장’ 앞에 덧 달은 멘트 ‘청춘표고’는 청년들이 키워내니 청년이라는 의미와 버섯을 드시고 청춘을 되찾으라는 의미가 담긴 톡톡 튀는 멋진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창의와 도전정신이 빛나는 ‘청년표고 용훈농장’과 두 남매CEO가 펼칠 멋진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