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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이재용 삼성 부회장 풀어주고 싶어? 그런데 왜 국민을 팔지?

 

[용인신문] 청나라 말기 어느 고위 공직자는 논어 한 구절을 먹으로 지운 채 읽었다 하는데 다름 아닌 논어 안연편12-18문장이다. 하루는 노나라 정치 실세 계강자가 공자에게 답을 구한다. “도적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나대는 통에 국가를 운영할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가 요지다.

 

계강자는 첩의 아들로 본처의 자식을 죽이고 권좌에 오른 악질로 전횡專橫과 주구誅求로써 군주보다 훨씬 많은 부를 쌓은 인물이다. 이를 모르지 않는 공자는 앞뒤 볼 것도 없이 일언지하에 그것도 아주 그악스럽게 말한다. “네가 욕심부리지 않으면 설령 상을 준다고 해도 백성들은 훔치지 않을 것이다.” 이 말에 대한 해석이 논어 옹야편 6-16문장에 나오는데 질이 문보다 승하면 거칠면서 저속하게 되고, 문이 질보다 승하면 사치스럽다. 그러므로 문과 질을 조화롭게 한 연후에야 군자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깜냥도 아닌 것이 글깨나 배웠다고 벼슬만 높아 가지고 깜냥이나 되는 냥, 세상 그렇게 함부로 사는 거 아니라는 공자가 계강자에게 주는 독설에 가까운 경책이다.

 

이 말에 대한 사마천식 해석은 이렇다. 사마천 사기 상군열전의 기록이다. 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위에 있는 것들이 법을 어기기 때문이다. 지들끼리 필요에 의해서 법을 만들어놓고 나중에 그 법이 걸리적거리니까 지들 스스로 그 법을 안지키는 거다. 윗사람이 이모양인데 백성들에게 바르게 살라 강요하면 그게 가당키나 하랴. 그야말로 백성들은 단 한 명의 군주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법의 벼리란 좌로는 공정公正해야 하고 우로는 공평公平해야 백성들이 수긍을 하는 거다. 일찍이 법의 창시자 관자는 법에 대해 말하길 법이란 군주가 백성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군주는 법을 만들고 신하는 법을 집행하나니 오직 백성들만이 법을 지키는 자요. 또한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문제는 법에 의한 통치냐 법을 이용한 통치냐이다. 청와대발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론이 뽐뿌질을 타기 시작했다. 사면이야 법이 정한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하니 유구무언이다. 당부하노니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 라는 식의 대다수 국민의 의견인양 국민을 팔지 말라는 것. 진짜 국민의 의견을 묻고 싶다면 간단하게 전 국민 투표를 하면 깔끔하잖나. 꼭 이럴 땐 국민 뒤에 숨는 꼴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