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중용 20장에서 애공이 ‘정치’를 물으니 공자는 “사람이 있으면 정치는 행해질 것이지만 사람이 없다면 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사람은 백성을 위하는 군주다. 시경에 “은나라가 백성의 마음을 잃지 않았을 때는 능히 하늘과 좋은 짝”이라고 했다. 이것은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는 것이고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이를 정조 이산은 오경백편 대학 10장주에서 이렇게 해석한다. 그러므로 백성을 다스리고자하는 위치에 있는자라면 덕 쌓기를 애쓸 것이니 덕이 쌓이면 백성이 따를 것이고, 백성이 따르면 땅을 얻으며, 땅을 얻으면 재물이 날 것이며, 재물이 나면 이에 따른 쓰임이 있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재물의 쓰임은 백성들에게 최소한 자신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삶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공자의 수기치인이다. 사실 공자의 모든 답변은 수기치인 네 글자로 설명이 가능하다. 수기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요, 치인은 개인의 욕심보다는 공적이고 정의로운 욕심이 더 강함이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통치행위는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쉽다면 또한 쉬울 수도 있는 일이다. 곧 국민을 불안과 걱정으로부터 멀게 해주고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삶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수 있게만 해주면 되는 일이다. 이게 그리도 어려운 일이던가. 누구는 그게 말처럼 쉽냐고 하겠지만 그럴 자신 없으면 그 자리에 나오지를 말았어야 옳다. 그럴 능력도 없으면서 국민을 위한답시고, 이런저런 술수와 재주를 동원하여 그런자리 꿰차고 앉으면 그 뒷감당의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사는 많은 불운의 기록을 갖고 있다. 어떤 분은 하야를 했고 어떤 분은 총격시해를 당했으며 어떤분은 재임중 탄핵으로 권좌를 잃었다. 어디 이뿐인가 대통령직을 마치고 일반인으로 돌아간 뒤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그릇이 아닌자들이 그릇인척한 결과라고밖에…. 나라를 다스림은 뭐가 됐건 국민 행복을 우선하는 것이다. 시경에 다음과 같은 노래가 있다. ‘즐거운 군자여 백성의 부모로다.’ 여기서 군자는 군주를
말함인데 군주를 일러 백성의 부모라 한 이유는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백성의 부모라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야 나라의 통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 출마 이유가 전임자의 실수나 까대는 거라면 듣기에 따라 속은 시원할 수는 있을지 모르나 글쎄, 수가 조금은 얕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