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꽃이 피지 않을 때. “와, 선배 드디어 인생의 꽃이 피는거예요?” 몇 년 전 프로그램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선배에게 부탁을 한 적이 있었다. 선배 남편이 기획하는 공연에 초대되어 몇 번 간적이 있었는데 그 공연에 평소에 만나기 힘든 시인들이 꼭 출연을 했던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큰 기대 없이 넌지시 섭외를 부탁했다. 그런데 섭외 때문에 만난 자리에서 선배 남편은 흔쾌히 수락했고 심지어는 두 분 중에서 어떤 분이 괜찮겠냐고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방송 출연이 더 익숙한 분이 더 나을 것 같다고 본인이 결정까지 해주었다. 그렇게 유명한 그 시인은 인맥의 힘에 의하여 프로그램에 초대되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출연료가 얼마인지도 모른 채 초대된 시인은 시처럼 음악처럼 방청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마지막으로 시인에서 정치인이 되셨다. 그리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 그래서 선배의 남편도 그 쪽으로 잠시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선배에게 이제 고생 끝이라며 어설픈(?) 축하를 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고 말이다. 그 선배의 삶이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지 그리고 남편 때문에 자녀 때문에 힘들어했던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경 우리의 친구가 밤길을 건너다가 죽었고 뒤로 너의 애인이 죽었고 이사 간 자매가 와서 새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간다 배달된 것들을 찾으러 오겠다고 한다 배달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오래 그 집에서 1학년이었고 (............) 벌레를 떼어내듯이 놀아난 기분 아침도 없이 또 시간 가운데 새들이 왔다 소리가 먼저 와서 알 수 있었다 그날의 새는 앵두나무에 있었다 저요 저요 나도 있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경은 이미 과거에 가 있다. 첫연의 죽음은 현재의 죽음이 아니다. 이사 간 자매가 다녀간 집은 그녀의 유년의 공간이어서 오랫동안 1학년에 머물고 있다. 적극적으로 과거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그녀의 현재는 영원한 잠에 들기 위해 수면제를 사 모으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새들은 언제나 소리로 먼저 오고 앵두나무에 깃들면서 유년의 기억을 선명하게 되살린다. 그녀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퇴행적 기제를 지니고 있다. 현실이 팍팍하면 팍팍 할수록 과거의 찬란했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심리적 기제며 이루어 질 수 없는 희망이
목민관 하루는 공자(孔子)가 뜰을 거니는데 아들 공리(孔鯉)가 그 앞을 지나간다. 아버지는 아들을 불러 세워 묻는다. 요즘은 무슨 글을 읽는가. 아들이 머뭇거리자 공자가 구체적으로 책을 들먹이며 다시 묻는다. 시(詩)를 읽었느냐? 하니 아들은 “아직 못 읽었습니다.”라고 했다. 공자가 답을 주면서 말한다. 시를 읽지 않으면 사람 앞에서 말할 수가 없다<불학시不學詩 무이언無以言>. 이런 일이 있은 후 아들 공리는 물러나 시를 읽었다고 했다. 다른 날, 아버지와 아들은 뜰에서 또 마주쳤다. 공자가 묻는다. 예를 읽었느냐. 여전히 아들이 머뭇거리며 “아직 못 읽었습니다.”라고 말하니 공자가 답을 말한다. 예(禮)를 읽지 못하면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설수가 없느니라<불학예不學禮 무이립無以立>. 공리는 물러나와 예를 읽었다고 했다. 공자 당시에는 수많은 명저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자는 아들에게 여러 책을 권한 것이 아니라 단 두 권의 책만을 읽도록 했다. 시경과 예기다. 시는 사람의 마음에 나쁨을 없애준다. 논어 위정은 말하길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생각에 사악함이 없게 하는 것이다<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曰 思無邪&g
<알림> 용인신문사는 1992년 창간이래 <시민기자단>과 <학생기자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2015년부터는 <용인신문 미디어센터>를 개설, <사진아카데미>를 제5기까지 운영하면서 많은 사진애호가들이 수료 했습니다. 이에 용인신문은 2018년 하반기부터 사진아카데미 수료생을 중심으로 <객원사진기자단>을 발족했습니다. 제1기 객원사진기자단은 (사)한국환경사진협회 소속 용인지회 소속이거나 관내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앞으로 이들은 용인 지역 내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각종 행사 및 사건 사고를 사진으로 취재, 보도할 것입니다. 앞으로 눈부신 활동을 기대하며, 관심 있는 사진가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참여문의: 031-3636-3133 제1기 객원사진기자단 <용인신문>
자유한국당이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었다. 여러 번 반복된 사죄 코스프레라 새로울 것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쇄신의 방법을 놓고 내홍에 빠져들었다. 비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역시 전혀 새롭지 않다. 그의 불출마는 지난 2016총선에서도 한번 써먹은 레퍼토리다. 그는 어차피 출마한다해도 낙선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의 지역 민심이 그만큼 흉흉하다. 많은 정치평론가들은 김무성의 불출마선언은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자파의원 19명을 데리고 바른정당을 탈당하여 자유한국당으로 원대복귀했을 때 그는 정치적으로 사망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하여 당권을 잡는 것은 그의 자유이지만 그가 전면에 나서는 순간 자유한국당은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혁신비대위를 설치하여 당을 재건한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전망이 밝지 않다. 차라리 당을 해체하고 전원 무소속이 되었다가 정파별로 세력을 모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보수정당 건설을 말하지만 이 또한 무망하다. 보수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무엇이 새롭겠는가? 그간 자유한국당이 보여준 모습은 친미반공주의를 내세워 기득권을 유지하는 이익집단의 모습이었다. 헌정사상
명품 소바를 맛볼 수 있는 곳 ‘산의 아침’. 몇 해 전 미식가 지인에게 추천받아 다녀와 반해 버린 곳입니다.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아직도 옛 행정구 지명인 ‘고기리’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음식점과 전원주택이 많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미식가들이 즐겨 찾고 있지요. 산의 아침 전경 실내 정원 ‘산의 아침’은 일명 고기리 제일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내비게이션을 틀고 가도 맞게 가고 있나 갸우뚱 할 수 있는데, 꾹 참고 가다 보면 단독 건물 ‘산의 아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독건물이니 당연히 주차 걱정도 없네요. 실내에 입장하면 독특하고예쁜일본식 정원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데, 카페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메뉴는 온, 냉, 비빔 세 가지 소바와 함께 곁들이면 좋은 수육, 녹두전, 메밀 손만두가 추가메뉴로 있어요. 샐러드, 죽, 녹두전이 포함된 소바 스페셜이 인기메뉴! 식전 나오는 메밀차도 진짜 구수해서 여러 잔 마시게 되는데 판매도 한다 하니 참고 하세요. 맛있는 차와 함께입에 착 감기는 기본 반찬 열무 김치와 동치미로 입맛 돋구어 갈 때쯤 멋진 유기그릇에 담긴 명품 소바를 만날 수 있습니다. 보
공자의 주자 예수의 바울 동양을 지배한 경전을 꼽으라면 사서(四書)이며, 읽고 공부하는 순서는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순이다. 이중 대학과 중용은 예기(禮記) 속의 한 편(編)이었던 것을 유교교설로 묶은 이가 주자(朱子)다. 이후 사서는 공문(孔門)의 사제전수(師弟傳授)의 도맥(道脈)을 잇는 도통지서(道統之書)가 됐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왕으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온 백성 필독서가 되어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의 정신 세계와 문화를 지배한 국민교과서로 자리매김한다. 유가에서는 사서를 사서라 부르기보다는 성인의 고민이라는 의미로 성경(聖經)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이 다산 정약용을 거치면서 성경이란 용어는 기독교회의 성경책을 국한하는 용어로 백성들 입에서 불려 지기 시작한다. 공자의 말이 담긴 사서가 유가의 성경으로 양반과 벼슬아치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예수의 말이 담긴 사복음서는 기독교회의 성경으로 백성들과 가난한 자들의 의지처였던 것이다. 결국 조선 정도 600년사를 이끌어온 공자의 성경은 요람에서 무덤 직전까지 인간의 삶을 척사윤음(斥邪綸音)하는 교서가 됐고, 예수의 사복음서는 죽은 다음날 아침에 있을 인간의 자화상에 대한 나를 쳐서
<용인신문>
용인문학회(회장 안영선)가 운영하는 ‘용인문학아카데미 20기 시창작반(지도교수 김윤배 시인)’ 수료식이 지난 21일 용인문학회관에서 열렸다. 용인문학회는 오는 9월 시창작반 개강을 앞두고, 또 다시 21기 수강생 15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용인신문조태명 객원사진기자>
지방관(地方官)의 일곱 가지 덕목 수령칠사 나를 수양하는 수기(修己)와 남을 편안하게 하는 안인(安人)은 공자 사상의 종착점이면서 지방 수령 덕목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단 한 번의 수령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18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완성한 12부72조의 덕목지침 ‘목민심서’는 지방수령이 벼슬살이에서 꼭 기억해야 할 글자는 두려워할 외(畏) 자임을 역설한다. 이유는 외(畏)가 수기와 안인의 벼리가 되기 때문이다. 법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진 지방 수령은 결코 방자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목민심서가 주는 팁이다. 조선 시대 지방관은 지역 주민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발하는 요즘의 지자체 장과는 전혀 다른 임금이 직접 임명을 했다. 그러나 역할 면에서는 임금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것이나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것이나 지역 살림을 책임지고 운영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므로 지방의 수령이 된다는 것은 맘껏 휘둘러도 되는 권한이기보다 반드시 완수해야하는 무거운 책임이다. 임금은 전국 330여개의 고을에 수령을 파견해 왕의 대리자로서 백성을 살피도록 하면서 수령이 해야 할 일이라는 일곱 개의 사령을 주는데 이를 수령 7사라 한다. 첫째는 농
수지에 유명했던 오사야를 기억하시나요? 생활의 달인을 비롯해 여러 번 방송 출연했었던 오사야. 식사시간 웨이팅도 심하고 인기 많았었는데 2016년 여름 갑자기 폐업했지요. 그 뒤 달인 사장님은 유명을 달리하시고……. 일 년 뒤쯤 멀지 않은 곳에 시노야라는 이름으로 수제자님께서 재 오픈! 풍덕천동 번화가에 수지우동이라는 간판으로 자그마하게 자리잡은 곳이에요. 기본 우동 4500부터 가장 비싼 튀김붓가케가1만원. 착한 가격에 제대로된 사누끼 우동과 튀김을 맛볼 수 있는 곳! 사실 예전 오사야는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만족도가 낮았었는데 시노야는 맛본 메뉴들은 모두 흡족했네요. 잘 졸여진 달콤 유부토핑이 올라간 기쯔네 우동은 제대로 우려낸 국물, 탄력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면발까지 마음에 들어 한 그릇 금새 뚝딱했어요. 튀김 붓가케는 짭쪼름한 쯔유에 비벼먹는 냉우동인데 그 위에 튀김 셋트 구성 그대로. 차가운 우동면은 한층 더 탱글탱글. 생강향이 코끝과 입안에서 살며시. 예전 오사야보다 훨씬 맘에 들었습니다. 튀김은 전문점이라고 해도 될 만큼 괜찮았는데 한입 베어물 때마다, 식용유 CF처럼 바삭! 소리……아시죠? 사이드 메뉴 없이 깔끔한 자루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