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했으면 고치는데 주저하지 말라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현문에 조금은 아둔한 듯 한 제자가 “무엇이 잘못입니까?”라는 우문으로 되묻는다. 이에 스승은 꽤나 완곡한 표현까지 써가면서 말한다. “잘못을 했음에도 고치지 않는 것이 잘 못이다<과이불개시위과의過而不改是謂過矣 논어 위령공29문장>. 이 말은 저자거리의 장삼이사를 대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치자(治者)를 두고 이른 말이다. 백성이 원하는 곳으로 하늘도 이끌린다<민심지욕民心之欲 천필종지天必從之>는 서경(書經)의 말에 대한 공자(孔子)의 주석인 셈이다.
옛말에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꼭 맹자의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군주의 자리라는 것은 하늘이 정한다. 그렇지만 무턱대고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정한 기준이라는 것은 반드시 민심을 우선한다는 말이다.
조선시대만 해도 왕 노릇 제대로 못하면 도중에 갈아치운 경우가 더러 있었다. 연산군이 그중 하나요, 광해군이 그중 또 하나다. 근자에 와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갈아치워 버렸고, 그렇게 쫓겨난 한때의 대통령 박근혜는 측근들이 감방에 들어가서 형기를 마치고 나오는 만기 출소하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아직 재판중이다. 기회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쉽다<시자난득이역실야時者難得而易失也>는 사마천 사기 제태공세가(齊太公世家)편에 나오는 말을 탄핵 대통령 박근혜가 온몸으로 증명해준 꼴이다.
민심의 바다가 권력의 배를 뒤집은 가장 명징한 사건이기도 하다<수능재주水能載舟 역능복주亦能覆舟>. 물론 그 중심에 촛불이라는 민주적 독재(?)가 있다. 독재라는 말에 문재인 정권은 알르레기 반응을 하겠지만……. 주나라 려왕은 백성들이 앞뒤 안 가리고 불만을 드러내자 그 입을 틀어막기에 이른다. 신하인 소공이 말한다. 백성들의 입을 막기란 물길을 막는 거 보다 더 힘들다<방민지구防民之口 심어방수甚於防水>. 사마천 사기에 나오는 말이다. 민심을 잃으면 촛불은 비교도 안 되는 들불이 닥칠 수 있다는 말이다. 백성이란 이름의 옛날 시대에나 국민이라는 이름의 오늘날 시대에나 민초들의 삶은 늘 창자가 하룻밤에 아홉 번이나 뒤틀리고 꼬였다는 회장구절(回腸九折)을 넘어 회장이십구구절도 부족하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두개의 외나무다리에 양다리를 하나씩 걸치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 문제와 또 경제 문제다. 둘 중하나라도 삐걱하는 날에는 당신네들이 하늘처럼 떠받들던 그 촛불이 역풍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마라. 공갈도 아니고 협박은 더더욱 아니다.<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