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공자는 약소국 정나라에서 26년간 재상을 지내면서 최고의 복지국가로 만든 명재상 자산 공손 국교를 이렇게 평했다. 행동에 공손함이 있으며, 섬김에 공경함이 있으며, 백성에게는 은혜가 있으며, 백성을 부림에는 의가 있었다. 한번은 향리의 촌로가 얕은 강을 사이에 두고 저편 마을로 가기 위해 바짓가랑이를 걷어 건너고자 하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수레에 태워 강물을 건네준 일이 있다. 군주 다음가는 2인 자가 그야말로 시골 백성을 자신의 수레에 직접 태워서 강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고개를 끄덕이고도 남을 미담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공자의 평가대로 그는 백성들에게 은혜로운 건 맞다. 그러나 맹자의 시각은 다르다. 정치가는 그러한 사소할 것 같은 저렴한 몸짓이 아니라 다리를 놔 줘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언제고 백성들이 걸어서 혹은 수레로 그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맹자의 징책이다. 맹자가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보여주기식 쇼가 아닌 바른 정치 하라는 거다. 문제는 바른 이라는 게 백성들에게는 쉬운 일상인데 정치하는 저들에게는 그리도 어려웠던 모양이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크게는 남을 다스리는 행위이지만
새벽강 신동호 눈이었던 날이 지나갔다 삼일 밤낮이 걸려 겨우, 소식을 전해 들었다 서쪽바람이 동쪽 기억을 밀어냈다 강물의 정수리 위로 달빛이 내려와 앉았다 밤낮이 뒤섞이던 세한이었다 신동호는 1965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용악문학상을 수상했다. 「새벽강」은 세한의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눈 내리는 날들이 지나가고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사흘이나 지나서였다. 소식은 아마도 부음이었을 것이다. 강물 위로 달빛이 내려와 앉은 풍경은 차고 시렸다. 밤낮이 뒤섞인 것은 세한 때문이었다.『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신문] 여왕이 죽었다. 많은 나라의 수장이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모였고, 어떤 이는 여왕의 죽음에 춤을 추기도 했다. 장례식은 죽은 자를 위한 마지막 의식이기도 하지만 산 자들이 죽은 이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장례식 이야기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7쪽) 이 얼마나 모순적인 발언인가. 아버지가 죽었다면 상실감과 슬픔으로 가득해야 마땅하겠지만 고아리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어쩐지 덤덤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버지는 너무 진지했고 오히려 그래서 사람들은 웃었다. 빨치산이었던, 사회주의자였던, 감옥에 갔던, 감시받던 아버지. 죽은 아버지와 조문객을 위해 떡을 비롯해 전을 부치고 국을 끓이고 밥을 차린다. 찾아온 이들은 밥을 먹으며 죽은 이를 추억하고 남은 이야기를 한다. 가장의 자리가 부실했던 가족 이야기나 평생 아버지와 원수로 지낸 작은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의 담배 친구 혹은 술친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장례식은 애도를 거쳐 축제의 분위기가 된다. 그리고 아버지는 빨치산에서 아버지가 된다. 그간의 이데올로기 대립이 진지하고 무거웠다면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언어는 독
[용인신문] 다시 여름이 온 것처럼 날씨가 덥더니 설악산 중청대피소 기온은 3.3도까지 내려가 첫서리가 내렸다 한다. 추분도 지나갔고, 이제는 의심할 여지 없는 가을이다.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단 태풍들이 지나간 자리에 상처들이 잘 회복되어지길 기원한다. 팍팍한 삶도 잠시 잊혀지는 아름다운 가을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용인특례시가 ‘2022 경기도씨름왕선발대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용인시는 지난 도시사배 대회 20연패를 달성했다. 용인시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삼가동 미르스타디움 씨름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시·군 종합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로 김포시와 성남시를 따돌리고 20연패를 이뤘다. 용인시는 2019년 평택시에서 열린 대회서 19연패를 달성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중단됐다 3년만에 개최된 이번 대회서도 우승함으로써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용인시 정유헌 선수는 장년부 결승서 손성호(평택시)를, 하호철(포천시)은 중년부 결승서 유진석(안산시)을 각각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김수현(수원시)은 여자부 매화급서 노유진(용인시)을, 박혜령(안산시)은 여자부 무궁화급서 김연희(수원시)를 각각 2-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밖에 정부영(시흥시)은 청년부서, 박성우(성남시)는 대학부서, 박재형(성남시)은 고등부서, 김하준(김포시)은 중등부서, 양현우(성남시)는 초등부서 각각 정상에 올랐다. 이유사(성남시)는 여자부 국화급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대회 남자부 7체급, 여자부 3체급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시는 지난 19∼20일 1000만 원 이상 고액 체납자 12명의 가택을 수색해 현금 200만 원과 명품 등 물품 70점을 압수하고 4600만 원을 현장에서 징수했다. 특히 한 체납자의 집에서는 샤넬과 루이비통 가방, 루이비통 지갑, 롤렉스 시계, 88올림픽 기념 주화, 86서울아시안게임 주화, 에르메스 팔찌 등 백화점 명품관을 방불케하는 고가의 물품들이 무더기로 나왔다. 는 지난 22일 고액 체납자 12명의 가택을 수색해 현금과 명품가방 등 물품을 압류하고 4600만 원을 현장에서 징수했다고 밝혔다. 체납자 가택 수색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세금 납부 의사가 없어 재산 명의를 변경하는 등 고의성이 짙다고 판단할 경우 진행하는 강제 징수 절차다. 시에 따르면 기흥구 영덕동에 살고 있는 A씨는 2018년까지 법인 사업체를 운영해왔다. 지난 2018년 귀속 지방소득세 1억 3700만 원을 미납했으나 사업체 부도를 이유로 부모의 도움을 받아 납부하겠다고만 이야기한 후 세금 납부를 회피해왔다. 시는 끈질긴 추적 끝에 A씨의 아파트가 A씨와 배우자의 명의로 되어 있지만, 이미 선저당과 세무서 압류로 압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가택수색 후 동산을 압류
[용인신문] 경기도가 공익제보를 통해 도가 발주한 공사를 도급받은 하도급업체의 공사비 과다 보고를 적발하고 이들 업체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한 공익제보자에게 보상금 1427만 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도는 지난 22일 2022년도 제3차 경기도 공익제보지원위원회를 열고 보상금 1건 1427만 원과 포상금 12건 1971만 원 등 총 3398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내부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도 재정수입의 회복 또는 증대를 가져온 경우 보상금을 지급한다. 보상금은 상한액 없이 신고로 인해 회복·증대된 재정수입의 30%를 지급한다. 도는 해당 사건의 내부신고자에게 공사비 환수금액 4759만 원의 30%인 1427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경기도 공사를 수급받은 A건설은 B건설사에 일부 공정을 하도급 했고, B건설사는 시멘트 442톤의 물량을 과다 보고해 기성금(공사 중간에 공사가 진행된 만큼 계산해 지급하는 금액)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비실명대리신고로 ‘경기도 공익제보 핫라인’에 접수된 제보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시멘트 자재비 4759만 원을 환수 조치했다. 도는 B건설
[용인신문] SK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의자 조합이 토지 수용민들을 위한 7000여 평 규모의 이주자 택지 공급 등 그동안 사업시행사 측과 진행한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용인원삼협의자조합(조합장 한상창)은 지난 19일 처인구 원삼면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경과보고회를 진행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송종율 용인시 미래산업추진단장, 김성구 용인일반산업단지 대표를 비롯한 조합 관계자,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조합에 따르면 원삼면 일대에 진행 중인 SK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 터전인 농지 55만 평과 주택 180채, 비닐하우스 270동, 축사 50곳, 사무실 및 공장 62곳이 수용되고 약 700여 명의 이주민이 발생한다. 이날 조합은 사업시행자 측과 수 차례 협상을 벌인 끝에 개발이익 환원 및 피수용민 생계대책 등을 합의했고, 합의 내용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구체적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시행사 측과 합의된 사안은 ▲실질적인 이주대책 마련 ▲협의자택지 공급 등 개발이익 분배 추진 ▲분묘 이전 및 종중 특별조치 검토 ▲위로금 지급 적극 추진 ▲생계조합 지원 대책 추진 등이다. 또한 상업시
[용인신문] 인구 100만을 넘어 특례시가 된 용인에는 현재 소아전용 입원 및 야간 응급시설이 한 곳도 없습니다. 어린 자녀가 질병 등으로 입원을 해야함에도 소아전용 입원실이 있는 병원이 없어 인근 수원이나 동탄, 분당 등 대도시 혹은 신도시 지역으로 가야 합니다. 용인 지역에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강남병원 등이 운영 중이지만, 용인시 인구와 면적을 고려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며, 소아전용 응급실과 병실은 없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일반적인 상황이든, 응급의 상황이든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아동병원을 건립을 요청드립니다. 한때 엄마도시, 태교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용인시입니다. 용인시의 아이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용인신문]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사업의 토지 보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보상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토지분에 대한 수용재결을 받아들인 것. 이로써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토지 보상 작업은 10개월여 만에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반면 그동안 협의보상을 거부해 온 주민들의 반발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2일 반도체클러스터 사업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주)에 따르면 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지난 13일 심의를 열고 사업시행자가 신청한 수용재결 요청을 원안 통과됐다. 수용재결은 공익 목적으로 특정물의 권리나 소유권을 강제로 옮길 수 있는 행정 절차로,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시행을 맡아 토지보상을 진행해 온 용인일반산업단지(주) 측은 지난 4월 보상 동의율 50%를 넘긴 뒤 수용재결을 신청한 바 있다. 토지수용위원회는 토지 지목별 차이는 있으나 평균 보상률을 5.8%로 정했다. 각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금액의 5.8%의 보상금액을 받게 된 것. 재결 효력은 다음달 28일부터 발생해 사업 시행자는 그 이전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그동안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사업은 토지
[용인신문] 소설을 통해 위인을 공부한 책이 <운현궁의 봄>이다. 흥선대원군을 ‘상갓집의 개’ 로 만들어 버린 책이다, 소설을 역사라고 착각했던 중학생 시절의 필자가 받은 충격은 오래갔다. 소설 <운현궁의 봄>은 김동인이 썼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중에서도 으뜸이다. 안동김씨 세도 권력의 절정은 김좌근이 아니라 첩이었던 양 씨였다. 기생 출신이었던 양 씨는 김좌근의 총애를 바탕으로 국정에 개입한다. 조선의 방백 수령들이 그녀의 손에서 많이 나왔다. 양 씨는 김좌근 몰래 빈객들을 만나면서 부적절한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어느 날 양 씨는 한강에서 밥을 쏟아 물고기에게 자선을 베푸는 행사를 주최했다. 명종 때 척신 윤원형의 첩으로 나라를 말아먹은 정난정이 한 시반선(施飯船) 행사를 재현한 것이다. 양 씨는 구경 나온 배고픈 백성들에게 “물고기가 밥을 잘 먹는지 강물 속을 살펴보라.”고 명령한다. 이때 배고픈 백성들 몇몇이 강으로 뛰어든다. 물고기 밥을 훔쳤다는 이유로 누구는 죽고, 누구는 뼈가 으스러지도록 맞았다. 가족들조차 연좌제로 태형에 처했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를 합부인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정1품의 고관들을 칭하는 합하(閤下)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