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전쟁과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 힘과 정의도 붙어 있을 수 없는 단어다. 그런데도 같이 써놓으면 모호해서 그럴듯하다. 가치의 영역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경쟁적인 담론에 포함된다. 객관화시킬 수 없는 단어이다. 화합과 안정, 평화와 화해를 원하는 사람들은 항상 전쟁을 이야기한다. 이 모든 것들의 출발은 희생에서 비롯된다. 약자의 인내가 필요로 하는 분야가 전쟁과 평화이다. 강자의 양보로 평화가 실현되는 때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전쟁은 안개와 같다.”라는 클라우제비츠의 말을 인용해서 “선거는 안개와 같다.” 투표함을 개함하기 전까지 불확실하고 부정확한 정보가 난무한다. 그 추이나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된다. 예측이 가능할 리 없는 선거에 마타도어는 출몰한다. “무솔리니가 기차를 정시에 달리게 했다.” 히틀러가 부러워한 무솔리니의 프로파간다였다. 널리 퍼진 이 말은 ‘정의’를 상징하며 ‘능력’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가치로 자리를 잡았다. 사회의 안정을 바라는 자들이 원하는 효율성이었다. 무솔리니가 만든 예측 가능한 효율성에 사회적 약자들이 열광했다. 무질서를 혐오하는 자들에게 무솔리니는 ‘힘과 정의’
용인신문 |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2024.4.10.)는 여러 면에서 통계학적으로 기록을 세웠다. 우선 투표율 67.0%로 1992년 제14대 총선 이후 32년 만에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4월 5~6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도 31.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1대 총선 투표율은 66.2%였다. 22대 총선은 67%로 직전 총선보다 투표율 0.8%가 증가했다. 투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161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으로 175석을 차지하여 민주당이 58.3%의 의석을 석권했다. 국민의힘 90석, 국민의미래 18석, 도합 108석으로 집권 여당은 의석 점유율 36%를 얻는 데 그쳤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38일 만에 비례대표 의석 12석을 확보하여 4.0%의 의석을 점유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 비례대표 2석을 얻어 도합 3석으로 의석점유율 1%를 차지했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전 기간을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최초의 정권으로 기록되었다. 4.10 총선은 여러모로 진기록을 남긴 선거였다. 투표가 종료된 18시 정각에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KBS는 민주당 178~197석, 국민의힘 85~105석을 예측
용인신문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집권 여당 참패로 막을 내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는 아름다운 꽃이자 즐거운 축제다. 하지만 이번 선거도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선거운동 기간에 발표된 정책 중 기억 속에 남은 것은 없다. 오직 특정 정치인들의 막말과 혐오감을 부추기는 극한 대립의 말장난뿐이었다. 불과 2~3년 후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다. 여야 정치권은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선거를 준비할 것이다. 선거는 끝났어도 종전 대신 휴전일 뿐이다. 선거 직후 거리엔 당선자와 낙선자들의 플래카드가 동시에 내걸렸다. 용인갑 선거구의 어느 낙선자가 민주당 당선인 감사 플래카드 바로 밑에서 “보내주신 사랑 잊지 않겠다”는 푯말을 세워놓고, 출근길 낙선 인사를 하는 걸 보았다. 승자와 패자의 상반된 모습에서 선거는 아직도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용인 4개 선거구 역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예상대로 용인병 선거구(수지구)만 박빙 경합을 벌였다. 기자가 오랫동안 선거를 취재하면서 생긴 직감일 수도 있겠으나 여론조사 결과와 바닥 민심을 종합 분석한 예측이다. 기자는 평소 ‘선거는 과학’이라는 말을 쓰는데
용인신문 | 4월 3일, 많은 이들이 용인의 판다 푸바오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한다면 4월 8일은 이탈리아에서 이금이 작가가 스토리부문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오길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2주 전 허구의 삶 을 소개한데 이어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소개하며 졸고를 쓰고 있는 기자도 그 염원에 동참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일제강점기로부터 파란만장한 세계를 경험한 두 여성 수남과 채령이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한다. 부잣집 딸 채령의 몸종으로 팔려간 수남은 채령 대신 위안부에 지원하며 생의 굴곡을 향해 달려간다. 그렇다고 해서 채령이 수남 덕분에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마지못해 한 준페이와의 결혼은 측은하고 슬픈 생으로 이어졌다. 두 여성은 소설 속에서 선과 악으로 나뉘어 갈등하기보다 그들의 개인적 소망과 역사의 흐름이 얽히고설키게 된다. 이들은 작고 힘없는 나라에서 여성이라는 힘없는 이로 태어났지만 사랑을 갈망하고 가족을 지키며 역사의 회오리에 의해 한반도를 너머 만주를 포함한 중국으로, 일본으로, 미국까지 그 활동반경이 광대하다. 그 속에서 과연 생의 진실을 찾은 것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진실이란 무엇일까? 작
용인신문 | 이번 22대 총선은 여러모로 한국 정당사에서 기억될 만한 선거가 될 것 같다. 보통 대통령 선거는 정권을 심판하는 자리지만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중간평가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대선보다 심한 정권 심판의 자리가 될 듯하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있었던 총선의 결과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김영삼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까지 박근혜 정부를 제외하고 모두 여소야대로 시작해 총선에서 압승해 여대를 만들어 정권을 안정화했다는 것이다. 오직 박근혜 정부만이 정권심판 총선으로 야당이 압승해 탄핵까지 갔다. 이번 윤석열 정부는 어떨까? 이미 정권심판이라는 여론에 등을 탄 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총선의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에 더 주목하고 싶다. 늘상 제도라는 것이 문제가 있다. 인간이 모여 만든 제도가 완벽할 수 없고, 시대가 지남에 따라 그 문제점은 병폐가 된다. 가장 문제는 위성정당이다. 21대 총선에서 등장했던 여야 두당의 위성정당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파행 정치의 산물이었다. 50석 내외의 비례의원을 양당의 의석수 확보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난 4
용인신문 | 용인시 도시철도망 구축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민입니다. 지난해 말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Gtx-A구성역과 연계되는 이른바 동백 - 신봉선이 반영되었습니다. 도민 1만여 명이 청원했던 노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경기도에서 핵심적인 노선이고, 용인 동서를 아우를 수 있는 철도망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불거질 예산 문제는 피해 갈 수 없을 것입니다. 해를 거듭할 수록 사업비 증가는 불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국토부 승인 및 고시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예산 마련을 위한 방안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언남‧포곡지구 등 인근 지역 개발사업 조건으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명시하고, 시 차원의 철도기금 조성이 필요합니다. 용인시민들이 원하는 동백 - 신봉선이 조기착공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계단은 계단을 배우식 두리번거린다 충동이 발을 꺼내들고 도발한다 산을 열고 소리 없는 소리가 자라나는 것을 본다 사슴의 그림자가 닫힌 창 너머로 발견된다 호숫가에 앉은 말에서 달빛이 돋아난다 활보하는 문장들이 공중을 통과하고 있다 이름 모를 계단은 계단을 밟지 않는다 실종된 이동을 꺼내는 계단은 앙상한 가지들의 계단도 있지 온통 질주하는 목소리가 감정을 두드린다 처음 본 감정이 사람을 장식한다 멀리서 찾아온 나무는 귀를 막고 가구로 서 있다 새로운 책상에서는 풀이 자란다 서랍에서 나온 사람들이 지나간다 새가 날갯짓 소리를 벽에 걸어두고 떠나간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발은 발을 잊어버리고 구름 위를 산책한다 적막이 팽창함으로 적막이 가득하다 뜯어보지도 않은 동굴은 가만히 해체되고 [약력]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집 『그의 몸에 환하게 불을 켜고 싶다』 외 다수. 시 「북어」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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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4.10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월 4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어 깜깜이 국면으로 들어갔다. 4월 3~4일 이틀간 공표된 총선 여론조사를 4일 분석해보니, 서울 한강벨트인 서울 용산, 동작을, 마포갑, 중·성동을 등에서 오차범위내 접전 양상이었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으로 신정치 1번지로 부상한 용산은 안갯속이다. 동작을도 팽팽한 초접전으로 예측을 불허한다. 박성준 민주당 후보와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은 중·성동을은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일~2일 이 지역 유권자 503명에게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4%포인트) 박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3%, 이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41%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이러한 접전 양상은 부산과 경남의 소위 낙동강 벨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벌이고 있다. 결국 총선 결과는 사전 투표율이 어느 정도에 이를 것인가와 최종투표율이 60%를 넘길 것인가 아니면 밑돌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사전투표가 도입되면서 각급 선거의 투표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2020년 제21대 총선의 최종투표율은 66%였다. 만약 22대
용인신문 | 요즘은 낮잠을 잘 일이 거의 없다. 그래도 가끔 낮잠을 자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주말 오후 3~4시쯤 빛이 길게 집에 들어오는 때엔 나른해지면서 어렸을 때가 생각난다. 신나게 놀다가 집에 들어와서 한숨 자면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를 깨웠다. 밖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음들을 들으며 일어났었다. 낮에 꾸는 꿈은 밤의 꿈보다 더 허무맹랑하고 달달하다. 그런 꿈을 꾼지가 언제인지! 다음 주말에는 오랜만에 낮잠을 자야겠다.
용인신문 | 역대급이다. 정치와 선거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은 극명하다. 언제부턴가 가장 친한 친구와 주변인, 심지어 가족조차 정치 이야기를 금기시한다.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취향과 호불호 때문에 토론은 실종됐고, 강한 주장과 거센 비판만 남았다. 아군 아니면 적군이라는 절대적 색깔론이 판을 친다. 우리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조차 헷갈린다. 이 또한 혐오의 정치가 만들어 낸 이 시대의 비극적 산물일 것이다. ‘4·10 총선’ 특징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내건 ‘정권심판론’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내세운 ‘정권안정론’(이재명·조국 심판론)이 맞붙은 형국이다. 민주당이 친명계 위주로 공천했을 때만 해도 수도권 민심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의료대란 현실화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와의 타협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시민의 불편이 극대화되자 여론은 정부 여당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의 장기화에도 정부는 해결 능력은커녕 미국과 일본에 편중된 편향 외교로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검찰개혁을 필두로 내세우며 윤석열 정권 심판을 선명하게 주
용인신문 | 분당 댁(宅) 탕웨이(湯唯)의 전성시대는 지금부터다 탕웨이의 국적은 현재 홍콩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국 국적을 가진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탕웨이는 2007년 리안(李安) 감독의 <색色,계戒>로 혜성처럼 등장하여 단숨에 중화권의 스타로 떠올랐다. 탕웨이는 <색, 계>의 출연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출연 정지 3년이라는 중징계를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영어를 공부하는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색, 계>는 제64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탕웨이는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했다. 그녀는 이 영화로 대만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금마장 신인상을 수상했다. 탕웨이가 다시 스크린에 복귀한 것은 2009년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晩秋(만추)를 통해서다. 탕웨이는 현빈과 함께 晩秋에 출연하여 시애틀에서 올로케로 촬영했는데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 평단으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탕웨이는 <만추>로 외국 배우로는 최초로 2011년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제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2012년 제3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晩秋로 성공적으로 복귀한 탕웨이는 중국에서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