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설날이 되면 미디어의 지면은 가족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자주 등장한다. 선배 세대가 이룩해 놓은 일들이 다음 세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자칫 지나쳐서 간섭이 되거나 왜곡된 권력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명절의 장시간 이동과 노동은 성역할 갈등으로 이어진다. 요즘은 경제적 문제까지 보태어지고 있다. 1968년에 발표한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or, Meg, Jo, Beth, and Amy)』의 배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름다운 가족이다.
소설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메그와 조, 베스, 에이미가 각자의 일상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행복한 자아를 발견하고 타인과 조화롭게 지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쟁 중인데다 아버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풍요롭지는 않지만 어머니를 중심으로 서로 아끼며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 고군분투하는 자매의 모습은 아름답다. 1부의 인기는 2부 집필로 이어진다. 애초부터 소녀이야기로 기획된 『작은 아씨들』은 2부로 이어지면서 여성의 이야기가 된다. 성장한 네 자매들이 가정을 이루기까지의 갈등과 고민이 주요 내용이다.
19세기가 요구한 여성상은 ‘집안의 천사’ 역할로서 경건, 순수함, 순종, 가정적인 자질을 요구했다. 게다가 2권은 네 자매의 결혼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1권에서 보였던 꿈과 야망은 어디로 가고 마치 주말드라마 같은 작품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21세기다. 가족의 모습도 그에 걸맞는 이상향을 생각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