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나는 큰 나무를 보면 설렌다. 훌쩍 뛰어 올라가고 싶기도 하고 곁에 누워 자고 싶기도 하다. 적당하게 큰 나무 말고 누가 봐도 수령이 100년은 넘었을 거 같은 나무. 이리저리 휘어있는 나무. 당산나무 같은 나무들을 보면 맘이 편해진다.
그런 나무 앞에 서 있는 어린 나를 그리고 싶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에 햇빛이 드는 오후. 깊은 숲에 호기심 넘치는 개구진 아이 하나.

[용인신문] 나는 큰 나무를 보면 설렌다. 훌쩍 뛰어 올라가고 싶기도 하고 곁에 누워 자고 싶기도 하다. 적당하게 큰 나무 말고 누가 봐도 수령이 100년은 넘었을 거 같은 나무. 이리저리 휘어있는 나무. 당산나무 같은 나무들을 보면 맘이 편해진다.
그런 나무 앞에 서 있는 어린 나를 그리고 싶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에 햇빛이 드는 오후. 깊은 숲에 호기심 넘치는 개구진 아이 하나.
용인신문 |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이 왔다. 감과 사과, 토란, 고구마와 감자와 햅쌀이 나오는 계절이다. 올해 가을은 시골에서 보내서 밤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사먹으려면 비싼 농산물들이 시골에 오니 넘친다. 동네에 대추알바가 있다고 해서 돈 벌러 갔다. 나무에 성성히 달린 대추들을 따는 일이었다. 해를 본 곳부터 빨개지는 대추들. 조금이라도 얼굴이 빨개진 곳이 있으면 따면 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재밌었다. 주렁주렁 열린 열매들을 따고 있으니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게 얼마나 많은지 감사하게 되었다. 대추는 마른 상태로만 먹어봤는데, 갓 딴 대추는 사과같이 아삭하고 달다. 시골에서만 맛볼수 있는 맛이 있겠지.
용인신문 | 채식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소, 돼지, 닭고기를 먹지 않고 생선과 유제품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이다. 채식에도 종류가 있다.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시작해서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비건까지. 여행을 하면서 완전 채식 식단으로 지내보는 기회가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고기를 안먹지 싶었다. 하지만 먹지 않다가 보면 몸도 가벼워지고 장도 좋아진다. 당시에는 모르다가 다시 고기를 먹으면 몸에서 바로 느껴진다. 오늘은 장을 보러 나갔는데 정말 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살 수 있는 건 과일, 가공되지 않은 식품들과 떡 정도 였다. 아쉬운 마음과 편안한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앞으로는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되겠구나!
용인신문 | <모험가 장진하의 좌충우돌> 별의 아이 카드를 뽑더니 나지막히 읇조리는 한마디 너는 별에서 온 별의 아이 별에서 왔고 별로 돌아갈거야 왠지 울컥하는 건 그리움때문일까 아등바등 살지만 나는 별의 아이 언젠가 돌아갈 그 별 그런데 동시에 나는 물의 아이 바람의 아이 흙의 아이 숲의 아이 물처럼 바람처럼 흙처럼 숲처럼 살다가 언젠가는 돌아갈래 멀고 먼 그곳으로 내가 온 그곳으로 그곳에서 나는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흙과 숲이 되어 다시 한번 살아갈래
용인신문 |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다. 할아버지가 몸이 안 좋으셔서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들어왔다. 지구 반대편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비행기 타고 하루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배를 타거나 차를 타고 오려면 몇 날 며칠이 걸렸겠지. 새삼 신기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브라질의 코앞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야 해서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가보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에 남미에 오면 아마존, 브라질,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가야지. 한국에 들어왔더니 따듯한 물이 콸콸 나오는 집과 따듯한 침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락하고 편안하다. 같이 먹는 저녁과 공항까지 마중 나온 가족들이 소중하다. 곧 또 길을 나서겠지만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지.
용인신문 | 작년에 일본에 갔다. 태국에서 알게 된 친구에게 놀러 가도 되냐고 연락했다. 그렇게 방문한 후쿠오카. 일본엔 몇 번 놀러 가봤지만,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 건 처음이었다. 그 안정감이 대단했다. 너의 나와 바리(영역)에 내가 왔구나 하는 느낌. 이야기하는데 동일본대지진 때 한국인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요새 젊은이들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할 정도의 일본어는 안 되는데. 오랜만에 사용하는 타언어에 어버버했다. 그러면서 느낀 새로운 감각.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한다.(한국어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먼 곳으로 길을 만들어 가는 느낌으로 내가 아는 단어와 문장을 조합해 가며 다가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알아듣는 것은 너의 몫. 이걸 이해하나 싶었는데 마음으로 듣는 친구들은 알아듣더라. 모국어를 쓸 때는 느낀 적 없었던 생각의 시간이 다시 다가왔다. 그 사이의 정적과 길을 만들어 나가는 감각도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