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내년 상반기 용인지역에서 주택 깡통전세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거주 중인 전세 가구 계약금액이 높은데다, 2024년 상반기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 계약 금액이 주택가격의 70%~100%를 초과하는 깡통전세 및 위험 가구 비율이 아파트의 경우 39.5%, 연립‧다가구 주택의 경우 71.5%인 것으로 조사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세 거래 피해지원 TF 구성과 전담조직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용인시정연구원(원장 이상대)은 지난 25일 발표한 이슈리포트 Insight 제73호에서 ‘용인시 전세시장 동향과 위험성 진단’을 통해 용인시 전세 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전세 거래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시정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발생한 깡통전세 및 ‘빌라왕’ 사태 등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총 8156건으로, 사고 금액만 1조 85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지역의 경우 총 113건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 금액은 36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율은 처인구가 10.0%로 가장 높았고, 기흥구 4.0%, 수지구 3.9%로 조사됐다.
지난 5월 말 기준 용인지역 내 아파트 전세계약 세대는 총 3만 9377건으로 평균 전세가율은 주택가격의 66.6%로 집계됐다. 다가구‧연립 주택의 전세 세대의 수는 4866건, 평균 전세가율은 8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미 주택가격을 초과한 전세 가구(일명 깡통주택)와 전세 계약금이 주택 가격의 70%를 넘는 위험가구 수가 많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파트의 경우 이미 1265세대(3.2%)가 전세가율 100%를 초과하는 깡통주택이며, 전세가율 70% 초과 100% 이하의 깡통전세 위험 거래 수도 1만 4313건으로 전체 아파트 전세 계약 수의 36.3%를 차지하고 있다.
다가구‧연립주택의 경우 전체 전세 가구의 28.1%(1366건)가 깡통전세이고, 43.4%(2111건)는 깡통전세 위험거래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들 전세 주택의 계약 만기 시점이 내년 상반기 중에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점이다.
시정연은 보고서에서 내년 상반기 중 아파트의 경우 월평균 1720여 건, 다가구‧연립 주택은 월평균 230건의 전세 계약이 만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전세 계약을 유지 중인 아파트와 다구가‧연립 주택 수가 각각 3만 9377건과 4866건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중 아파트전세 세대 26.2%, 다가구‧연립전세 세대 28%가 계약이 만료되는 셈이다.
특히 시정연 측은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매매가격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우므로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정연은 보고서에서 전세 거래 피해 방지를 위해 △전·월세 안심거래 서비스를 제공 및 종합 상담 전문인력을 배치 △전월세 가격상담과 계약 분쟁 조정 지원 △청년과 1인 가구, 사회 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한 계약 동행 서비스 제공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시와 시만단체·부동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 및 안심부동산중개인 인증 △민간 부동산 플랫폼과 협력을 통한 전세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정부 및 관련 기관 연계 피해자 지원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용인지역 내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