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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남곡초, 77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1946년 9월 처인구 남사읍 한숲로에 개교
2024년 1월 5일 8명 ‘마지막 졸업식’ 폐교

폐교를 앞둔 현재의 남곡초등학교 제2캠퍼스 입구

 

폐교를 앞둔 현재의 남곡초등학교 전경

 

남곡초등학교내 꾸며놓은 처인성공원 모습

 

남곡초등학교내 국궁체험장 모습

 

남곡초등학교내 세운 처인대첩기념비

 

[용인신문] 지난 1946년 9월 개교한 처인구 남사읍 남곡초등학교는 오는 2024년 1월 5일, 현재의 6학년 재학생 8명이 졸업하는 제73회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한다.

 

개교 77년 만에 경기도 교육청에 반환하거나 용인시가 운영하는 등 활용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그동안 남곡초등학교 본교와 분교는 한 명의 교장 체제로 운영돼왔으며, 이번에 폐교하는 분교생은 지난 2018년 입학한 8명으로 유지, 2024년에 이들이 졸업하면서 문을 닫게 됐다.

 

농촌지역 학교에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가 폐교할 위기에 처하는 일반적 상황과는 달리 이곳 한숲시티 내 남곡초등학교는 오히려 학생 수가 많아 학교 증설이 계획돼 있다.

 

남곡초등학교와 한숲중학교만으로는 과밀학급을 피할 길 없는 관계로 현재 학교명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5년 개교를 목표로 아곡 초·중 통합학교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촌지역 인구감소에 따른 타 폐교와는 성격이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농촌지역 도시화로 인한 인구 유입에 따라 인근지역 공동주택 단지에 새로운 도시가 형성됨으로써 본교를 분교로, 또 그 분교를 폐교로 결정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한숲시티 내로 이전해 개교한 초등학교는 개명하지 않고 남곡초등학교를 그대로 유지하게 함으로써 기존 77년의 역사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남곡초등학교는 지난 2018년 9월, 용인남사(아곡)지구 도시개발사업으로 6800세대 규모의 대규모 한숲시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증가함에 따라 본교를 아파트단지 내에 개교(남사읍 한숲로 110)했고, 기존 본교는 분교인 제2캠퍼스(남사읍 남산로 7)가 됐다.

 

현재 아파트단지 내 남곡초등학교 본교에는 전교생 1804명이며 한 학년에 약 28명 기준 10반~12반을 운영하고 있고 2024년 1월 5일 졸업생은 260명이다.

 

남곡초등학교는 개교 후 77년 동안 농촌학교이면서 관심을 받던 학교였다.

 

우선 지난 1972년 문교부 및 농촌진흥청 지정 자활 급식학교로 지정돼 1973년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급식을 실시했다. 당시 자활 급식학교로 지정됨에 따라 교사 지도로 학생들이 직접 농사를 짓고 양계장과 양돈장을 설치해 닭과 돼지를 사육했다. 식재료를 구입하기 보다는 직접 조달했던 것이다.

 

한편, 1982년에는 담당하는 정부부서가 문교부 및 농촌진흥청에서 체육부로 바뀜에 따라 체육부 지정 농촌형 자활 급식학교로 변경되기도 했다.

 

지난 2004년에는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돌아오는 농촌학교 만들기 대상 학교로 지정됐다. 당시 학생 유입을 목표로 농촌지역 초등학교를 특화하는 사업이 한창일 때다.

 

3월에는 골프장을 설치했고, 4월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완공했다.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었지만 실제 이용은 남곡초등학교 재학생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특활 교육 자리가 됐다.

 

인근에 있는 처인성 역사를 상징해 처인부곡 민 승장 김윤후를 기리는 처인 대첩 기념비를 세웠고 2012년에 국궁 체험장을 건립했다. 이 역시 학생 수 증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인근 초등학교 특활 교육의 장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긴 역사가 말해주듯 남곡초등학교를 졸업한 동문과 남곡초등학교와 삶을 함께한 인근 주민들도 아쉬움이 크다. 그들은 “폐교로 인해 학교 역사가 묻히는 것이 아니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장소만 옮긴 것”이라며 “역사도 살리고 더 큰 발전을 이룬다면 아쉬움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73년 국내 최초 자활 학교급식을 경험한 학생들의 졸업사진

 

추억의 남곡초등학교 교문 모습

 

국내 최초 자활 학교급식을 실행한 남곡초등학교 식당

 

국내 최초 자활 학교급식을 위해 설치한 남곡초등학교 양계장 모습

 

국내 최초 자활 학교급식을 위해 설치한 양돈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