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웃는 얼굴. 나는 웃는 게 예쁜 사람이 좋다. 누구나 웃음을 머금으면 인상이 바뀐다. 웃음이 헤픈 사람이 좋다.
별것 아닌 일에도 크게 웃는 사람이,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웃긴 사람이 좋다. 웃을 때 입모양이 바뀌는 사람도 보조개가 생기는 사람도 눈이 예쁘게 접히는 사람도 좋다.
서로를 바라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시시덕 거리면서 깔깔대며 살고 싶다.
[용인신문] 웃는 얼굴. 나는 웃는 게 예쁜 사람이 좋다. 누구나 웃음을 머금으면 인상이 바뀐다. 웃음이 헤픈 사람이 좋다.
별것 아닌 일에도 크게 웃는 사람이,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웃긴 사람이 좋다. 웃을 때 입모양이 바뀌는 사람도 보조개가 생기는 사람도 눈이 예쁘게 접히는 사람도 좋다.
서로를 바라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이 좋다. 시시덕 거리면서 깔깔대며 살고 싶다.
용인신문 | 와하카라는 도시에 와 있다. 톨레도라는 예술가가 엄청나게 유명한데, 판화와 그림, 조각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왔던 작가다. 시내에 톨레도가 만든 예술 도서관이 있다. 무료입장으로 5000여 권의 예술 도서들을 볼 수 있다. 풀컬러로 된 작품집들은 꽤 가격이 나가는데 그런 책들이 가득하다. 근교에 있는 다른 공간에는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를 운영한다고 한다. 돌아가셨지만 이렇게 다음 세대의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둔 게 멋졌다. 친구가 소개해준 친구를 만났다. 판화를 하는 친구 집에는 큰 프레스 기계와 수많은 그림이 있었다. 이런 멋진 작업실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겠다, 쉬지 않고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덕분에 판화를 배울 수 있었다. 익숙했던 펜과 붓을 놓고 조각칼로 선을 그리다 보니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난 것 같았다. 어느 부분이 얼마나 밝아야 할지, 검정색이 얼마나 들어가면 좋을지 완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조각하는 과정뿐 아니라 종이를 준비하고, 잉크를 찍고, 프린트하고 말리고 정리하는 과정까지.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투르게 첫 프린트를 마쳤다.
용인신문 | 멕시코에 머무른 지 한 달째다. 조금씩 멕시코 음식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멕시코 하면 가장 유명한 타코. 타코는 가장 싸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육천 원 정도. 멕시코 물가가 동남아만큼 쌀 거라고 생각한 내 생각은 전혀 틀렸다. 처음 와서 꽤 놀랐다. 한 끼에 1만 원~1만 5000원 정도 한다. 물도 사 먹어야 한다. 멕시코에서는 물에 과일을 갈아 넣고 설탕도 넣은 주스를 같이 마신다. 더운 나라라 그런지 달달 한 맛이다. 주식은 옥수수로 만든 또르띠야이다. 이걸 얇게 만드느냐, 콩과 함께 반으로 접는지, 펼치는지, 피자처럼 먹는지, 그냥 먹는지, 바삭하게 먹는지에 따라 이름이 바뀐다. 수프를 먹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같이 곁들인다. 난 한국인의 피를 무시할 수 없는 게, 일주일에 한 번은 밥 메뉴를 먹어줘야 한다. 아니면 조금 힘들다. 그래도 그리울 건 친구와 함께 밤늦게 먹던 타코의 맛.
용인신문 | 타국에서 타국의 언어를 쓰면서 있으니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말하기가 어렵다. 쉽사리 납작해지고 단순해진다. “재밌어, 흥미로워” 내가 가지고 있는 단어들로는 내게 주고 있는 기분과 느낌을 표현하기엔 제약이 많다는 걸 느낀다. 내가 말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지만 남의 이야기를 캐치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다. 나 지금 어떤 상황이야 하고 서로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내 상황을 깨닫고 공유하기까지 더 시간을 들여야 한다. 에너지를 몇 배는 많이 써서 놀고 싶어도 수다 떨 만큼의 에너지는 없고 저녁에 침대에 누울때면 축 늘어진 수건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래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물어보면 다시 알려준다. 조금씩 늘겠지! 하며 오늘도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있다. 이주일간 같은 호스텔에서 지냈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말을 트고, 같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널린 빨래감들과, 점심 먹는 우리들. 그리워질 공간을 그렸다.
용인신문 | 6학년 때 갔던 문학축제에서 한 작가님이 일기를 쓴다는 건 나만의 소설을 가지는 거라고 해서 그 말에 이끌려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일기를 쓸때는 나 자신을 검열해서 좋은 말만 쓰고는 했다. 언젠가 누가 읽을까 봐 두려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손해구나 싶어서 솔직하기 시작했다. 화나는 일이 있으면 화가 났다고. 너무하다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슬프면 슬프고 우울하다고 왜인지 모르겠다고. 그 덕에 많은 시기를 지나올 수 있었다. 일기는 나에게 하는 말이라서 그 안에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고, 깨닫고 모든 걸 한다. 가장 좋은 점은 나중에 읽을 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이때 이것 때문에 힘들었구나. 이런 일이 있었지. 기억도 나지 않는 순간들을 다시 되짚는다. 때로는 우와 이런 생각을 했었어? 싶은 글이 나오기도 하고 이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혹은 이 사건 때문에 내가 바뀌었구나! 하는 이야기들을 가질 수 있다.
용인신문 | 악어를 보러 갔다. 바다 바로 옆에 맹그로브 나무가 자라는 습지가 있다. 장소 이름은 밴타니아. 악어가 250 마리 정도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왔는데, 혼자 돌아볼 수는 없고 투어를 해야 한다고 한다. 둘이 가는 개인 투어는 인당 8만 원. 너무 비싸서 포기하려던 찰나 지금 가는 팀이 있다고 같이 가면 2만 원에 해주겠다고 해서 냉큼 따라갔다. 맹그로브 나무 숲을 작은 보트를 타고 한 시간 반 돌아봤다. 1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악어부터, 45살이라는 내 키보다 큰 악어까지. 맹그로브 나무 위엔 이구아나들이 살고 있었고, 새들은 그사이를 넘나들며 놀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갈 때의 그 느리면서도 물살을 가르는 느낌이 좋다. 아~ 평화롭다! 얼마 전 읽었던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책이 떠오르는 공간이었다. 조용히 노를 저어 집으로 돌아가는 카야가 눈에 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