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세력 단절 못한 국힘에 회초리
김문수 40.17% 그쳐… 이준석 9.08% 득표
보수 텃밭 수지구도 이재명 47.71% 선택
용인신문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3년 1개월여 만이자 12·3 비상계엄 사태 후 6개월 만이다.
대통령 당선으로 된 민주당은 171석의 압도적 과반을 확보 거대 여당이 됐다. 반면, 107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거센 대선 패배 후폭풍 등이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제21대 대한민국 행정부 수반으로 취임했다. 득표율이 50%에 미치진 못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8.27%p 차로 넉넉히 따돌렸다. 또 1728만 7513표를 득표, 역대 최고 득표를 기록했다.
사상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를 경험한 국민들은 계엄 세력을 끊어내지 못한 보수 여당에 회초리를 들었다.
국민의 힘은 이 같은 민심 흐름을 역행한데다, 당내 경선 과정 네거티브 내홍에 이은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진흙탕 공방으로 자멸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끌어 안는데도 실패하며 3년 만에 진보 진영에 정권을 내줬다.
반면, 이 대통령과 거대 여당이 된 민주당도 재임 중 형사소송을 원천 봉쇄하는 개정안, 사법개혁 법안 등 강행 처리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게 됐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서도 야당 때와 달리 더욱 무겁게 다가올 ‘독주 프레임’을 벗어내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 첫 일성으로 ‘내란 극복’과 ‘국민통합’, ‘'민생경제’ 등 5대 사명을 새 정부의 큰 그림으로 제시했다.
그는 “남녀로, 지역으로, 노소로 틈만 생기면 편을 갈라 증오하고 혐오하고 대결하게 하지 않겠다”며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며 어우러져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겠다”며 “온 힘을 다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켜 여러분들의 이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이른 시일 안에 회복시켜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용인 3개구 모두 압승
용인지역 대선 결과 이 대통령은 49.80%의 득표율(36만 9216표)을 기록, 처인·기흥·수지 등 3개구 모두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김 후보는 29만 7825표를 득표, 40.1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표차는 7만 1391표, 득표율은 9.63%차다.
용인지역 대선 투표율은 81.31%로, 전국 투표율(79.40%)와 경기도 투표율(79.40%) 보다 높았다. 전체 유권자 91만 7537명 중 74만 6047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지난 20대 대선보다 2.09% 증가했다.
각 구별 개표결과를 보면 처인구의 경우 이 대통령이 9만 4272표(41.12%), 김 후보는 7만 2736표(39.44%)를 기록했다. 기흥구는 이 대통령 15만 1811표(50.77%), 김 후보 11만 7427표(39.27%),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온 수지구 역시 이 대통령이 12만 3133표(47.71%), 김 후보 10만 7662표(41.71%)를 득표했다.
△ 동백1·유림동 등 9개 지역, 50%이상 득표
이 대통령은 용인지역 38개 읍‧면‧동 중 30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특히 처인구 포곡읍(53.33%)과 모현읍(50.41%), 역북동(50.24%), 유림동(54.25%)과 기흥구 신갈동(50.24%), 상갈동(52.59%), 보라동(52.74%), 동백1동(57.02%), 동백2동(55.41%) 등 9개 지역에서는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김 후보는 처인구 원삼면과 백암면, 기흥구 기흥동과 마북동, 보정동, 수지구 신봉동과 죽전2동, 성복동 지역에서만 승리했다. 김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긴 곳은 처인구 원삼면(55.02%)과 백암면(51.56%), 수지구 성복동(54.32%)등 3곳 뿐이다.
△ 처인구 정가, 치열한 선거전 ‘눈길’
지역 정가에 따르면 용인지역 4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용인갑 선거구가 가장 치열한 선거전을 펼쳤다. 갑 선거구 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역(당협)위원장들에게 놓인 정치적 상황이 총력전을 펼치게 된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갑 선거구 위원장인 민주당 이상식 국회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 재판을 앞두고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용산 대통령실을 떠나 지역으로 복귀한 이원모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경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역에 뿌리를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 의원은 유의미한 선거 결과를 만들어 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했고, 이 위원장은 지역 당원 및 주민들에게 존재감을 인식시켜야 했다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처인구 지역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을 치러야 했다는 후문이다.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직 위원장들의 눈에 들기 위한 선택지가 ‘총력 선거전’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 지역 정가, 내년 지방선거 ‘채비’
한편, 지역정가는 이번 대선 결과를 바탕으로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이번 선거 결과 나타난 표심을 분석하며 지방선거를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내년 지방선거가 대통령 취임 1주년인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탓에 여당인 민주당은 ‘표밭 관리’, 야당인 국민의힘은 ‘표밭 공세’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처인구 대선 결과 나타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 대한 득표율 분석을 위한 여론 수렴에도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용인지역에서 6만 7334표를 얻어 9.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기흥구(9.03%)와 수지구(9.57%)의 경우 9%를 넘는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각각 진보 및 보수 성향을 보여온 기흥구와 수지구 지역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10%가까이 나온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여야 모두 이번 대선 표심 성향 변화에 대한 분석에 매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명지대학교 용인캠퍼스 체육관에서 진행된 개표 현장 모습.
용인지역 4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가장 치열한 대선 선거전을 펼친 갑 선거구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운동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