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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첫 한미정상회담에 부쳐

용인신문 |

<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첫 한미정상회담에 부쳐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의 강행군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내란 수습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통해 내란 특검을 비롯한 3대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국내문제는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트럼프 발 관세 태풍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일견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EU를 필두로 한 동맹국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워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회귀했다. 이로 인해 국제 교역질서는 무너지고 WTO 체제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관세율 15%(철강은 50%)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선방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관세 협상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시험대이자 향후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고, 일단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 메이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위대한 사람(Great Man), 똑똑한 사람(Smart Guy)이라는 최상의 찬사를 들으며 첫 대면에서 신뢰의 발판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화의 주제로 삼아 향후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확보했다.

외교정책이 미국에 의해 좌우되는 슬픈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북한과 친하게 지내도 된다’는 트럼프의 오케이 사인을 받은 것은 커다란 성과다.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데 트럼프의 지원은 절대적이다. 물론 북한을 지렛대로 중국을 압박하고 봉쇄한다는 네오콘의 전략은 여전히 그대로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품고 있고 한국 정부의 북한과의 대화 노력에 긍정적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종전선언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할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은 성과도 크지만 동시에 우리가 해결해 나가야 할 당면과제를 남겼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미국의 언론에 ‘이재명 대통령은 절대 간단치 않다’라고 평가하게 만든 것은 분명 성과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참석한 전략문제연구소(CSIS)와의 대담에서 ‘안미경중’(安美經中)에 대해 언급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그동안 안보는 미국에 의지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정책을 써온 것이 사실이지 만, 앞으로는 안보도 경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하였다. 이 대통령이 이러한 발언을 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 사실상 네오콘이 운영하는 CSIS에서 그들을 안심시킬 발언을 하게 된 충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미국의 싱크탱크는 공화당을 (대리인으로)지지하느냐, 민주당을 지지하느냐만 다를 뿐 본질은 네오콘이다. 그들은 한마디 립서비스로 이 대통령에 대한 의심을 거둬들일 집단이 아니다. 네오콘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의 대통령은 유감스럽지만 윤석열, 한덕수 같은 자들이다. 이것은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의 진보 세력에게 천형(天刑)처럼 씌워진 굴레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미경중’ 발언에 중국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고 ‘사드(THAAD)의 교훈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반응을 충분히 예상했어야 한다. 대통령의 공식적인 발언은 곧 정부의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Peacemaker)가 되시고,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는 이 대통령의 재치 있는 발언은 트럼프를 활짝 웃도록 만들었다. 이런 발언은 그것이 설사 아부라고 해도 누구도 시비 걸지 못한다. 시비를 거는 세력은 단 하나, 윤석열 내란세력의 잔당들이다.

 

한미정상회담을 보고 좌절한 극우세력은 ‘트럼프는 친중 좌빨이다’라고 할 정도로 멘붕에 빠졌다. 장동혁 씨가 국힘당 대표에 당선되고 내뱉은 일성은 ‘이재명을 끌어내리겠다’였다. 대한민국의 극우세력은 부귀영화만 보장되면 나라도 팔아먹을 수 있는 자들의 집단이다. 당장 이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끝나자 국힘당은 ‘국익을 팔아먹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정작 국익을 미국의 네오콘에게 갖다 바친 세력은 극우세력이다. 이들은 미국의 극우 네오콘과 연대하여 끊임없이 이재명 정부를 헐뜯고 약점을 찾으려 혈안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반면교사…한반도 균형 외교 큰 틀 유지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3대 개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남북화해와 평화정착을 위해 진력을 다해야 한다. 민주당에는 벌써 근거 없는 낙관론을 퍼뜨리면서 검찰개혁을 무디게 만들려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민주투사로 위장한 친미사대주의자가 본질인 자들로 앞으로 사사건건 이재명 대통령이 균형외교를 추구하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패권이 자신의 생전에는 굳건할 것이라는 낙관이다.  

 

그러나 힘의 균형은 이미 미국에서 브릭스(BRICS)로 기울고 있고 G7의 자리에는 글로벌사우스의 중심국들이 대체하고 있다. 이것은 금융자본은 결국 산업자본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자본주의 경제학의 대원칙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깡패짓을 하면서까지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금융자본의 힘만으로는 절대 중국과 브릭스의 추격을 물리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한 캐릭터는 독재자라고 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을 존중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유럽의 정치인들보다 푸틴, 시진핑을 정치인으로 높게 평가하고 김정은의 줏대를 기특하게 여긴다. 故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한국인에게는 극혐의 대상이었지만 트럼프에게는 특별히 신뢰하던 동아시아의 정치지도자였다. 그것은 아베 신조가 일관된 군사 대국의 신념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푸틴, 시진핑, 김정은을 대화가 통하는 상대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정착은 미국이 오케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거기에 일본까지 동조해야 비로소 달성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의 균형외교를 큰 틀로 유지하는 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인간적인 신뢰관계(信賴關係)를 굳건하게 다져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자신이 믿어도 될 네오콘과 내쳐야 할 네오콘은 구분하는 정치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적인 한미정상회담을 거듭 축하하면서 앞으로 트럼프가 제시할 청구서에 만반의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미국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브릭스와의 외교 관계도 한 단계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