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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의 자세를 다시 묻는다

임준교 (전) 이상식 국회의원 선임비서관

 

용인신문 | “도시는 커지는데… 정치는 우리 삶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 아침 출근길, 처인구 양지면의 한 골목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주민과 나눈 대화다.

 

그날 하루 종일 그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도시가 커지는 속도와 시민의 마음 사이의 간극을 정확히 짚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용인은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첨단 산업과 물류, 반도체 클러스터, 광역 교통망이 연이어 들어서며 용인의 변화는 이미 진행형이다.

 

그러나 개발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민들의 마음은 더 무거워지고 있다.

 

개발의 현장은 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상생을 위한다는 논의는 치열하지만 답은 여전히 멀다.

 

정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민에게 불안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갈등이 생겼을 때는 조정의 중심에 서는 일이다. 그러나 용인의 지역 정치는 과거에도 그랬듯 지금도 시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채 머뭇거리고 있다. 그 사이 시민들의 삶에는 오해와 불안만 더해지고, 정책과 행정 사이의 빈틈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묻는다. “지방의원은 무엇으로 평가받아야 하는가.”

 

지방의원은 행정을 지휘하는 자리가 아니다. 민생의 현장에서 힘이 필요한 곳에는 힘을 보태고, 대안이 필요한 곳에는 길을 내는 자리이며, 시민의 삶에 스며드는 정치가 무엇인지 실천으로 보여야 하는 자리다.

 

편을 나누고 목소리만 높이는 정치가 아니라, 갈등이 생겼을 때 조정의 축이 되어야 한다.

 

견제는 비난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협력은 추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치는 균형의 기술이며, 현재와 미래의 용인에는 그 균형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금 용인에 필요한 것은 개발 중심의 사고에서 한 단계 나아가 ‘관리’를 통한 지속 가능성, 속도보다 중요한 ‘방향’, 약속을 넘어 ‘실행’으로 이어지는 책임 있는 정치다.

 

지방의원은 비판을 감수할 용기와 설득의 최전선에 서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시와 시민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정치인의 자리는 권력의 출발점이 아니라 책임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작은 민원에도 답을 찾고, 값싼 구호보다 실천을 선택하며, 예산이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도시는 속도로 자라지만, 시민의 행복은 올바른 방향에서 성장한다.

 

용인은 지금 중요한 문턱 앞에 서 있다. 지방의원들이 그 길 위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답하는 정치를 선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