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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용인신문 창간 33주년 기념

<기획특집-국제뉴스 바로 읽기-4>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집중된 세계 언론

용인신문 |  <기획특집-국제뉴스 바로 읽기-4>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집중된 세계 언론

 

 2 025년 9월 3일 오전 9시에 열린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80주년 전승절 행사는 중국 국영 CCTV의 중계로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시청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방송언론도 실시간으로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열병식을 지켜봤다. 뉴스의 초점은 텐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쏠렸다. 서방언론의 관심은 단연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등장에 집중되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2019년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노딜 이후 6년만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최초의 다자외교 무대에 극적으로 등장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북한이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하면서 남북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였다. 서방의 주요 언론은 중국·러시아·북한의 세 정상이 연대를 과시한 것을 두고 ‘반미·반서방 연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의 방송언론도 서방언론의 논조를 그대로 전하면서 베이징에 특파원을 파견하여 언론사별로 별도의 전망을 하였다. 용인신문은 9.3 제80주년 전승절 열병식의 의미를 분석하고 앞으로 전개될 동북아정세에 대해 2회에 걸쳐 핵심만 간추려 보도하기로 했다. <편집자 注>

 

#평화굴기(平和崛起)를 선언한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식적으로는 인민해방군 통수권자인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자격으로 열병식을 주재했다. 동시에 승전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외국의 정상들은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의 자격으로 맞이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 NATO가 세계를 전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중국은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평화를 지지하는 전 세계의 인민과 함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굴기(崛起: 산처럼 솟아 오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진핑의 선언은 단순한 반미 연대가 아니라 국제질서를 미국과 집단서방의 중심에서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이 주도하는 다자 질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김정은의 등장은 전승절의 극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는 관심을 끄는 데 일조했다. 전승절 열병식보다 더 주목되는 행사는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제25차 국가원수 이사회라고 할 것이다. 상하이 협력기구에는 26개국의 정상이 참여했고 언론의 관심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되었다.

 

성급한 언론은 시진핑, 푸틴, 모디의 회동을 1945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열린 얄타회담에 빗대어 얄타 2.0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상하이 협력기구에는 부인을 대동한 정상들도 많았는데 펑리위안 여사가 시진핑 주석과 함께 리셉션의 안주인 역할을 하였다.

 

한동안 국내의 일부 극우유투버는 시진핑 실각설을 집요하게 퍼트리면서 펑리위안 여사는 인질이 되어 가택연금 상태라고 황당한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한심한 것은 국내의 정론 방송언론도 이러한 가짜뉴스를 일축하지 못하고 보도를 하는 등 중심을 잡지 못했던 점이다. 용인신문은 시진핑 실각설은 일본언론은 물론 중국에 가장 공세적인 미국의 주요 언론도 일절 다루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방송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반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뉴스도 서방언론의 보도를 무비판·맹목적으로 인용해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으로 2025년 80주년 전승절은 10년 전인 2015년 제70회 전승절과는 여러면에서 비교가 되었다. 당시 한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7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여 텐안먼 망루의 푸틴 대통령 바로 옆에 서면서 외빈으로는 의전 서열 2위의 환대를 받았다. 당시 북한은 최룡해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다. 70주년 전승절에서 시진핑 주석의 왼편에는 후진타오를 비롯한 당 원로가 자리했는데 80주년 열병식에서는 당 원로는 배제되고 항일항전에 참여한 인민해방군과 국민혁명군의 노병들이 초청되었다.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의 최대 현안인 북한 비핵화를 관리할 적임자는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보고 중국·러시아 외교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미국이 사드(THAAD) 배치를 요구하면서 한중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기 전에는 대한민국과 중국·러시아는 돈독한 신뢰 외교를 구가했었다.

 

현재는 한중·한러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색하는 단계다. 전임 윤석열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에 따라 미·일·한 3각 동맹 구축을 외교의 제1과제로 삼았다. 바이든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던 글로벌리스트 네오콘은 윤석열을 열심히 NATO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NATO 정상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글로벌리스트 네오콘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아시아판 NATO를 구상했고 이를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한일관계의 개선이 선결과제였다. 다행히 지난 대선에서 글로벌리스트 네오콘이 대통령 후보를 교체하면서까지 총력 지지했던 커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하면서 글로벌리스트의 세계전략은 중대한 차질이 빚게 되었다. 만약 해리스가 승리했더라면 한국은 우크라이나전쟁에 속절없이 휘말리게 되었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80주년 전승절에서 대만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와 후진타오의 화평굴기(和平崛起: 평화롭게 우뚝 선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화굴기(平和崛起: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다)를 주창(主唱)했다. 시진핑은 ‘미국의 관세전쟁과 NATO의 우크라이나전쟁은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으로 중국이 앞장서서 국제평화를 지키겠다’라고 천명했다. 시진핑은 텐진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의로 세계의 경제 중심이 G7에서 글로벌사우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만방에 과시했다. 이어서 9.3 제80회 전승절 열병식에서 오른편에 푸틴, 왼편에 김정은을 세우는 것으로 미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즉 세계 1위의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와 3위의 중국, 그리고 사실상 강력한 핵보유국인 북한을 더해 군사력면에서도 세 나라가 G7을 압도한다는 것을 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 비약적으로 발전한 중국의 전력을 과시한 9.3 열병식

#시진핑은 극초음속 둥펑(東風)-61 대륙간탄도탄을 비롯한 5종의 신형미사일을 선보이고 신설된 로켓군의 위력을 과시하는데 열병식의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주목을 끈 신형무기는 길이 18m에 이르는 핵추진 어뢰로 이는 러시아의 비밀병기인 포세이돈을 베이스로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포세이돈은 길이 23m의 핵추진 무인잠수정으로 50메가톤~100메가톤의 핵탄두를 장착한 가공할 위력의 핵무기다. 포세이돈은 연료 교체없이 20~30년간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면서 인류 공멸의 아마게돈(최후의 전쟁)의 상황이 되면 작동하는 그야말로 최후의 병기다.

 

중국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하여 드론 헬기 등 여러 종의 신형 드론도 언론에 공개했다. 2,2000명의 인민해방군이 동원된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은 역대 전승절 행사 중 최대규모로 펼쳐졌고 글로벌사우스 정상들과 수행원들이 참석한 만찬으로 이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대신 딸 김주애를 대동하여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시켰는데 이를 두고 서방언론은 ‘4대 세습을 공식화한 것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주애는 현재 12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주애가 후계자의 한 사람에 포함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후계자로 부상할 것인가는 20세가 돼야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언론이 열두 살에 불과한 소녀를 두고 북한의 후계 구도가 확정되었다는 등의 추측성 보도를 성급하게 펼치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푸틴과 회담을 갖고 양국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함께 피를 흘린 형제국임을 공식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김정은과의 회담에 들어가기 전에 ’김 위원장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대신 전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우원식 의장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말은 ’러시아는 한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직접적인 시그널이다. 정부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귀국 전에 시진핑 주석과 한 시간 정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만찬에 참석한 후 특별열차 편으로 귀국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무대에 극적으로 데뷔한 것은 정상국가로 미국과 서방에 보이기를 바라는 그의 열망이 표출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호의를 바탕으로 한·러 외교를 과거의 친밀했던 관계로 되돌려야 한다. 그러자면 서방의 일부 언론이 한중일 VS 북중러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미·한일 외교를 분리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부 국내의 보수언론이 북중러 동맹과 신냉전 구도를 기정사실화 하는 논조를 경계해야 한다.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동맹 관계가 분명하지만 중국은 러시아, 북한과 군사 협력관계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북러 양국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중러 군사동맹이 현실화 하기 전에는 미·일·한 3각 군사동맹을 맺는 것을 극구 피해야 할 것이다.

 

9월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이민세관단속국(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가 합동으로 현대차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을 급습하여 우리 노동자 300여 명을 포함하여 475명을 불법체류자로 체포했다. 일각에서는 체포된 사람이 560명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다. 현장에서 체포된 한국인은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공장 건설에 필수적인 기술자들로 미국 당국의 비자 발급이 늦어져 일단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하여 건설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연기관으로 구동하는 자동차를 선호하고 전기차에 대해서는 비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트럼프의 최대 후원자로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일론 머스크가 적대적으로 돌아선 것은 트럼프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한 것이 발단이다.

현대차 배터리공장이 완공되어도 바이든이 약속했던 연방정부의 보조금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미국에 붙어야 산다‘고 맹신하는 친미사대주의자들이 넘쳐난다. 이런 사람들은 관료와 보수언론 국민의힘, 민주당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세력의 주장을 신중하게 걸러서 들어야 한다.

 

중국 80주년 전승절과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분명한 사실은 국제관계의 힘의 균형이 G7로 대표되는 집단서방에서 브릭스(BRICS)를 주축으로 하는 글로벌사우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사의 패러다임이 서방에서 동방으로 이전하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은 80주년 전승절에서 최첨단으로 현대화된 전력을 내외에 과시했다. 대만의 일부 분리주의 언론과 반체제 반중인사들이 퍼트리는 가짜뉴스를 사실처럼 위장하여 유튜브를 통해 확산시키는 국내의 일부 극우세력은 글로벌리스트 네오콘과 마가(MAGA) 극우세력과 연계되어 있다. 이들의 주장은 다분히 주관적인 희망을 담아 부정선거음모론을 매개로 무차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25년 9월 3일 중국 80주년 전승절 행사는 시진핑의 지도력이 확고부동(確固不動)하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다. 중국은 중국 특색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 사회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G7과 경제적으로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고, 한국에 대해서도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한중일 관계를 재편하는 노력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우리 기업은 중국을 경쟁상대보다는 협력관계로 인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제1교역국이고 양국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다. 윤석열 정부 3년, 한중관계, 한러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정부는 한미관계의 재정립과 함께 한중일의 협력, 한러 외교의 복원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명심해야할 당면한 과제라고 할 것이다.  <김민철 칼럼니스트/ 김종경 발행인, 대표기자>

                                                                        <다음주에는 ’새로운 한·중·일 관계의 재정립‘을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