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월)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4.0℃
  • 구름조금대구 15.1℃
  • 구름많음울산 14.4℃
  • 맑음광주 12.9℃
  • 구름조금부산 17.3℃
  • 맑음고창 13.0℃
  • 구름많음제주 15.2℃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3.1℃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4.8℃
  • 구름많음경주시 14.7℃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대한민국 최대 교역국 중국… 혐중 선동 멈춰야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 3500억 달러를 현찰로 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짜는 일단 막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29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개월여를 끌어온 관세 협상을 매듭지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0억 달러는 매년 2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10년에 걸쳐 투자한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MASGA로 명명된 미국의 조선업에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투자하는 한편 투자기업의 융자나 대출을 정부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울며겨자먹기식이지만 미국의 깡패짓에 맞서 우리 정부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분통이 터진다. 언제까지 미국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고 굴욕을 감내해야 하는지 실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경주 APEC은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열렸고 국민의 관심은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에 쏠렸다.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고 일단 소나기는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9년 1월 20일 정오에 종료된다. 트럼프는 2028년 3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나 미국 수정헌법 22조에 따르면 3선은 불가능하다. 트럼프가 3선에 도전하려면 연방의회 상·하원에서 2/3의 찬성으로 수정헌법 22조를 개정하고 다시 50개 주의 상원에서 3/4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관문을 모두 통과한다면 트럼프는 3선에 도전할 수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현재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만약 연방대법원이 ‘관세에 대한 권한은 연방의회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헌으로 판정하면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무효화 된다. 미국의 헌법은 조약과 관세에 대한 권한을 연방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경주 APEC의 최대 관심사는 미·중 정상회담에 쏠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해공항 공군기지에서 30일 정상회담을 갖고 일단 ‘관세전쟁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회담의 주요 내용은 중국은 희토류 통제를 1년간 유예하는 한편, 미국 대두(大斗)에 대한 수입을 재개하고, 미국은 예고했던 100% 관세 부과를 철회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아울러 ‘트럼프는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은 내년 하반기 미국을 답방한다’는 외교 일정에 합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강력하게 희망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외면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내년에 김정은 위원장과 회동할 계획이라고 후일을 기약하는 것으로 물러섰다. 우리 정부는 북미 양국의 종전 협상을 성사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북미회담의 성공적인 성사를 지원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경주 APEC의 특징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국빈 방문이고 나머지 국가의 정상은 실무방문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외교사에서 복수 국가의 정상이 같은 시기에 국빈으로 방문한 사례는 경주 APEC이 유일하다. 게다가 ‘트럼프와 시진핑은 두 번의 방한을 모두 국빈 자격으로 방문했다’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초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대한민국의 곤궁한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중국은 인접한 최대의 교역국으로, 두 나라 모두 경중을 따질 수 없을 만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다.

 

미국은 석양의 제국이라는 것이 만방에 드러났고 양심적인 미국의 지식인들도 이를 인정한다. 반면 중국은 중천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초강대국이다. 이대로 간다면 ‘2035년까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라는 전망은 객관적이고 적확(的確)한 분석이다. 이렇게 볼 때 정부의 국익에 기초한 엄중한 균형외교가 요구되는 시기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부의 70%를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다. 이는 중국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일부 정치인과 극우세력이 선동하는 혐중(嫌中) 선동과 시위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는 비단 중국만이 아니라 모든 유엔 회원국에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반대와 혐오는 명백하게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