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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용인 르네상스’… 지역문예인 여전히 겨울

박숙현 본보 회장·작가

 

용인신문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의 2026년 신년사 중 문화ㆍ체육 분야의 성과를 접하며 가슴 한켠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포은아트홀의 대대적인 리모델링과 객석 확장, ‘조아용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안착, 그리고 대한민국연극제의 잇따른 호평까지. 여기에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프로축구단 ‘용인FC’의 창단 소식은 110만 특례시민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우상혁 선수의 도약처럼 용인의 문화·체육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처럼 화려하게 피어나는 ‘용인 르네상스’의 성과들을 보며, 필자는 문득 그 화려함 속에 가려진 용인지역 예술가들을 떠올렸다. 하드웨어의 눈부신 성장 뒤편에, 정작 그 공간을 채우고 도시의 숨결을 불어 넣어야 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현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픈 겨울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대목은 ‘예술인 기회소득’이다. 경기도가 예술인들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창작 활동을 돕기 위해 시행 중인 이 사업에, 용인시는 올해도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반도체 도시로 도약하며 예산 3조 5000억 원 시대를 열었지만, 정작 그 풍요로움이 지역 예술의 뿌리까지는 스며들지 못하고 있는 듯해 씁쓸하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간절하다. 시의 전체 살림살이는 커졌으나, 풀뿌리 문화예술단체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사뭇 다르다. 물가는 올랐는데 지원금은 10년,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오히려 삭감되었다는 하소연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지원이 절실하다. 우선 시가 지역 작가의 문학·미술 작품을 적극 구매해 도서관과 관공서 등에 비치함으로써 시민 접점을 늘려야 한다. 또한 공연 분야에서도 더욱 전향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포은아트홀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있을 때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는 ‘쿼터제’나 ‘오프닝 무대’ 배정을 의무화하는 것도 검토함직 하다.

 

물론 상업 논리나 행정 편의로는 번거롭다는 비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 콘텐츠 소비처가 아닌 자생적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우리 지역의 예술을 키우고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야말로 진정한 ‘용인 르네상스’의 정신이 아닐까.

 

이상일 시장이 주창하는 르네상스의 본질은 결국 ‘사람’일 것이다. 따라서 차가운 반도체 공장과 화려한 공연장 건물만으로는 르네상스를 완성할 수 없다. 임기가 5개월여 남은 시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성과 나열보다는 소외된 곳을 살피는 따뜻한 시선이다.

 

2026년에는 용인FC의 함성만큼이나, 지역 예술인들의 신명 나는 창작의 소리가 용인 전역에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 부디 남은 임기 동안 이상일 시장의 ‘용인 르네상스’가 하드웨어의 성공을 넘어,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예술의 화룡점정을 찍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