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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만 잘 갖춰주면 탈선할 일 없죠”

   
 
부모가 없거나 결손가정의 아이들 또는 가출한 청소년들에게 머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고 청소년들이 제2의 탈선을 하지 않도록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도, 상담까지 맡고 있는 용인청소년쉼터 오수생(59) 원장.
위기·가출청소년들은 오 원장과 함께 청소년쉼터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 2003년 문을 연 용인청소년쉼터에 머물렀다 떠나는 청소년들은 매년 300여 명이나 되며 쉼터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오 원장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있어서 오 원장은 아버지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원장은 “위기·가출청소년들도 처음부터 문제를 일으키는 등 비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들었기에 청소년들이 탈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쉼터에 있는 아이들은 환경을 바꿔줌으로서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지낸다” 고 덧붙였다.
쉼터와 더불어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그가 청소년사업에 뛰어든 것은 불과 5년 전부터다.
시화공단에 위치한 ‘수림산업주식회사’의 회장으로 회사를 운영하던 중 폭넓게 공부하기 위해 청소 보호활동을 시작해 지난 2002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그에게 있어 청소년보호활동은 열정을 다 바칠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이라 처음에는 쉼터를 운영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오 원장은 “어렵게 생활하는 청소년들을 이끌어 주기 위해 시작한 것인데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청소년문제가 많이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청소년들이 속사정을 털어 놓을 때는 어린나이에 많은 괴로움을 겪는 아이들이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부모나 주위 사람들에게 받은 배신감과 사회에 대한 불만들을 아이들 입장에서 이해하고 다가서다 보니 웹상에서 전국의 아이들이 조사한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쉼터’에 용인청소년쉼터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쉼터의 아이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으며 지내다보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오수생 원장.

오 원장은 “가출한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오히려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하고 자라온 우리집 아이들이 가출하게 생겼다”는 농담도 던진다.

이어 “가장으로써 충실해야 할 가족들에게 많이 홀해 부인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믿고 응원해 준 아들들과 밑반찬과 살림살이를 지원하는 등 쉼터 아이들을 위해 애써주는 부인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쉼터를 통해 위기·가출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인근 학교나 검정고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지원까지 뒷받침 해 주며 이중 성실한 아이들에게는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를 통해 자기계발을 위한 해외연수의 기회까지 마련해준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수지구 풍덕천동에 ‘그린비젼하우스’를 개소해 가출청소년들로 하여금 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자립심을 키워 나가도록 돕고 있다. 소년원에서 3%의 청소년 교화율을 보이는 반면 청소년쉼터를 거친 청소년들은 50% 이상이 교화에 성공해 성숙한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오 원장과 같은 마음으로 미래의 꿈나무들을 보살펴 청소년들이 좋은 환경에서 다치지 않고 자랄 수 있길 기대한다.
<사진/김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