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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발행인 칼럼 |인력거꾼의 교훈

12월은 유난히 따뜻한 행사가 많다.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가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거의 몰리는 듯, 편중돼 있어 보이기는 해도 어쨌든 아름다운 일이다.
늘 이런 마음씨들로 1년 열두 달 사회가 훈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얼마 전 모 교수로부터 들은 일화가 마음을 정화시킨다. 일상에서부터 작은 나눔, 작은 실천이 생활화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일년 내내, 12 달에 어울리는 일화를 소개해 볼까 한다.
그 교수는 인도네시아 자바에 있는 욕야카르타에서 겨울 방학을 보냈다. 하루는 호텔 앞에서 인력거를 타게 됐다.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 이미 알아둔 상점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그 중년의 인력거꾼이 만일 자신이 안내하는 상점으로 가게 되면 물건값의 10%를 자신이 벌게 된다며 조심스럽게 교수의 의향을 물었다.
그 교수는 그의 솔직함과 성실함이 맘에 들어 가자는 곳으로 갔다. 오히려 맘에 드는 물건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조바심마저 들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맘에 드는 물건이 많아 제법 많은 물건을 샀다. 게다가 인력거 삯을 곱절로 쳐서 주었다.

호텔에 도착한 인력거꾼은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다음날도 교수는 인력거를 타기 위해 호텔을 나섰으나 그 인력거꾼은 보이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물으니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교수가 생각하기에 전날 왕창 벌었으니 한 일주일 놀고 먹으려는 게으름뱅이가 분명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다시 호텔 앞에 서 예의 그 인력거꾼을 만나게 됐다. 그 인력거꾼이 교수를 알아보고 무척 반가와했다.
“왜 쉬었나요?“ 퉁명스럽게 교수가 묻자 그 인력거꾼은 “전날 많이 벌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고 일부러 한적한 장소에 가 있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인력거꾼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는데 교수는 너무 부끄러워 할 말을 잊었다.
“손님은 있었나요?”
“밤 늦게까지 기다리고 있었지만 별로 없었어요.”

쉽게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고 나눔과 베품의 넉넉함을 보여줬다는 가난한 인력거꾼의 일화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무슨 교훈을 줄까.
‘가난한 사람들의 넋두리 같은 인생’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낡은 사고의 소유자가 있다면 안타깝다. 부와 명예와 권력을 동경하는 게 인간의 본질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슴 한 구석에 남겨놓는 삶이 되기를 따뜻한 12월에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