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3 (수)

  • 맑음동두천 21.1℃
  • 구름조금강릉 11.7℃
  • 맑음서울 21.9℃
  • 구름많음대전 21.7℃
  • 구름조금대구 17.8℃
  • 구름많음울산 11.8℃
  • 구름많음광주 19.3℃
  • 구름많음부산 13.9℃
  • 구름많음고창 15.7℃
  • 흐림제주 16.3℃
  • 맑음강화 17.7℃
  • 구름조금보은 21.8℃
  • 맑음금산 20.1℃
  • 구름많음강진군 16.3℃
  • 흐림경주시 13.6℃
  • 흐림거제 13.4℃
기상청 제공

아토피, 환경 개선 위한 진단이 우선

최용재 강남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6개월 된 정현(가명)이 엄마는 오늘 매우 기쁘다. 아토피로 진단받고 어린 아이를 데리고 다닌 지 2개월 만에 한 달에 한 번씩만 나와도 된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현이 엄마는 진영(가명)이 엄마에 비하면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진영이는 의사들이 하는 아토피 치료를 신뢰할 수 없어서 병원 빼놓고 민간치료를 찾아 여러 곳을 다 다녀본 5살짜리 여자 아이이다.

안타깝게도 심해져 실험적인 치료를 받다가 완전히 온 몸이 벗겨지고 끊임없이 긁어대고 잠도 전혀 자지 못한다.

진영이 엄마는 많이 좋아진 거라고 하는 데도 보고 있기가 무서울 정도로 긁어댄다. 양쪽 팔 다리에는 긁지 못하게 의사들이 붕대를 감아놓은 상황이다.

처음에 봤을 때는 얼굴도 그물망으로 칭칭 감아두어서 바라보기가 안쓰러운 상태였다.

의사는 정현이의 식사량, 놀이 활동의 집중도, 엄마와의 상호 작용 등에 대해 꼼꼼히 물어보았다.

뜬금없이 아토피와 관계없는 엄마 아이 관계를 물어봐서 의아한 생각이 든 것도 잠시, 의사는 아토피로 인해 아이의 주요 생활기능이 어느 정도 손상을 입고 있는 지를 측정하는 질문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 설명을 듣고 보니 정현이 아토피만 신경 쓰느라 소홀했던 부분들이 떠올랐다. 의사는 이 시기가 두뇌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아토피뿐만 아니라 아기 발달의 전반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려워지는 수가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상당히 일찍 아토피 치료를 시작한 것이고 현재 아이의 발달 지표도 나쁘지 않고 엄마의 육아 활동도 조금만 개선하면 될 것 같아서 아이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한다.

정현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정현이를 처음 발견한 선생님이 치료 가능한 병원을 소개해 주셔서 방문하자 담당 선생님은 입원을 권유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심각하다고?” 혈액검사를 해보자 정말 심각한 염증수치가 발견되었다.

입원당시에는 애매했던 증상도 나중에 알고 보니 헤르페스로 판명되었다. 아기는 헤르페스 감염으로 심각한 상태가 될 뻔했던 경우였다고 한다. 입원하자마자 바로 투약한 덕에 헤르페스는 악화되지 않고 바로 호전되었다.

처음엔 얼굴에 구멍이 뻥뻥 뚫리고 검은 딱지가 앉을 때는 걱정이 정말 많았다. 아토피에 흔히 합병되는 헤르페스는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얼굴에 구멍이 패일뿐만 아니라 헤르페스 뇌염까지 갈 수 있는 무서운 병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니 아토피로 입원시키는 선생님의 처방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는 매일 드레싱치료를 하는 고행이 시작되었다.

정현이는 일주일 후 퇴원하였다. 퇴원하고 1주일 만에 다시한번 방문했고 의사선생님은 급성기 치료가 끝났다고 했다. 경과가 대단히 빠르고 좋은 편이였다.

아토피질환은 관리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그렇다고 포기 할 수 있는 질환도 아니다.

가려움증에서 시작하여 지속적 자극에 의한, 만성피부질환에서 감염으로 진전되어 증상이 더욱 심해지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 하는 관계로 초기 치료대응이 치료기간과 만성피부질환으로의 전환을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라 하겠다.

또한 보호자의 세심한 배려와 환경적 영향이 가장 많은 원인인 관계로 환경적 개선을 위한 진단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문의 031)300-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