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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위대한 결정

최근 지구촌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구설수에 올라 시끄럽다. 특히 미국 내에서조차 자국의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음에도 수상 자격 논란이 거세다.

보수언론들은 오바마의 수상자격을 놓고 아직까지 특별한 공적이 없음에도 노벨상을 수상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핵 폐기 노력 등 지도력과 비전을 인정받았다는 반론도 적지 않지만 보수와 진보 언론의 양극화 현상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로비설까지 나돌아 스웨덴 노벨위원회와 백악관이 진화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노벨상이 미국인들에게 집중되면서 상의 가치가 점점 추락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필자 역시 세계의 언론보도를 보면서 노벨위원회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오바마를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물론 노벨위원회 가이르 룬데슈타드 사무총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알프레드 노벨이 남긴 유언에 따른 수상 기준을 충족했다”며 “노벨위는 오바마 대통령이 다자외교와 핵무기 군축 그리고 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 국제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크게 기여 했음을 확신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벨위원회가 원론적으로 밝힌 오바마의 공적과 수상이유 대부분이 미래 역사를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들의 소망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노벨위원 5명중 3명을 강경좌파로 분류해 정치적 성향이 수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아울러 2005년도 평화상 수상자였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역시 '정치적 고려' 대상이었음을 지적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IAEA가 거짓 정보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부시 행정부에 불만과 이의를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수상했던 달라이 라마도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터진 중국과 대립해온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란 점이 일맥상통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고 김대중 대통령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 않았나. 그때나 지금이나 북한은 특히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불량 국가였다. 당시 노벨위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인권과 민주화 등의 업적도 높이 평가했지만, 무엇보다 남북긴장 완화를 통한 세계평화에 높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다.

오바마가 핵무기 감축 제안과 서구와 이슬람 세계 간의 분열을 해소하려는 노력 등으로 국제정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는 수상 이유처럼 말이다. 따라서 노벨위가 다소 의도적으로 무리수를 두었다해도 필자는 노벨위가 밝힌 오바마에 대한 수상이유에 깊은 공감과 환영을 할 수 밖에 없다.

진정한 노벨평화상의 의미는 인류 또는 국가 간 분쟁의 요소들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지, 저질러진 분쟁만을 종결시키고자 함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알프레드 노벨도 똑 같이 결정했을지 모른다. 노벨위 위원들의 성향이 보수든 진보든, 정치적이든 아니든 노벨평화상의 진정한 목적은 세계 평화 구현 아닌가. 따라서 보수주의자들의 저항을 받고 있는 노벨위의 결정은 오바마를 세계평화 전도사로 만들기 위한 위대한 전략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