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 지역 한 마을 이장이 지역발전기금 등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흥구 고매1통 주민들은 이장 K씨가 마을기금 등 공금 3억 여원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K 씨는 2008년부터 마을안쪽에 송전선로가 들어서면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보상받은 1억 5000만원을 비롯해 인근골프장에서 8000만원, 자동차 경매장에서 500만 원 등을 마을발전기금으로 받아 관리해 왔다.
그러나 기금의 사용처와 입·출 내역 등에 대한 주민들의 의문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마지못해 밝힌 일부 사용내역마저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을 주민 A씨는 “2008년 선출된 이장이 마을발전기금 등 공금을 2억 3500만원을 인수 받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입출금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주민들은 마을 이장과 총무가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한 건지 알고 싶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이장이 사용처라고 밝힌 마을상수도 공사 등에 따른 기금은 출처도 명확치 않은 지게차 영업점의 세금계산서와 입금표 뿐”이라며 “마을 공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의혹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정산관련 회의 참석자 명단 등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
이에 따라 주민들은 기금을 관리해 온 K씨가 자신의 기금 횡령사실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주민들의 서명조차 받지 않은 정산보고서를 위조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회의록 참석자 명단에 중복된 이름이 있는가하면 이미 고인이 된 마을주민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는 등 의혹 투성이”라며 “마을기금 문제로 의혹을 제기 했더니 지역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원주민에서 제외시키는 등 주민들의 의견 반영을 하지 않은 채 독단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겨울에는 이장의 독단적 마을기금 운영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하려고 했지만 마을회관이 자신의 명의로 되어있다는 이유로 문을 잠그기까지 했다”며 “노인들이 대부분인 마을에서 일부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등 법에 무지한 주민들에 공포심까지 가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장 K 씨는 기금사용 및 정산보고서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씨는 “주민들이 내용증명으로 마을기금 사용내역을 밝혀달라고 해 밝히겠다고 했지만 정작 그들이 확인하지 않았다”며 “기금 사용 전에 정식으로 마을회의를 통해 공표했으며 단 한 푼도 개인이 사용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사람들이 집에까지 찾아와 이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이장을 맡았는데 알고 보니 허수아비 이장으로 만들어 놓고 거짓으로 고발한 것”이라며 “모든 사실은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K씨와 총무 H씨 등은 마을 공금 3억여 원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김호경 yongin@yongi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