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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리 통신원 이상엽의 사진이야기 -4.16, 그날 이후

고기리 통신원 이상엽의 사진이야기 - 4.16,그날 이후


   
▲기다리는 사람들, 살아 돌아온 이는 없다. 팽목항.진도2014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기괴하기 짝이 없는 부패와 무능력이 단지 바다에만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땅에 존재하는 '국가란 무엇이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국가-국민 동일체라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 정권만의 문제처럼 비칠 수 있다. 요즘 그 악순환의 고리를 다시 발견하고 만다. 박근혜의 '국가 개조론'에 대해 정권이나 개조하라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의미없는 메아리가 될 것이다.

그 국가 개조론은 좀 더 강력한 지배층의 국가를 공공히 하고 더욱 순종적인 피지배자 국민으로 만드는 개조를 말한다. 저들은 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 자신들의 행위의 부도덕성을 모른다. 국가란 그런 것이다.

   
▲기억하고자하는 사진가의 행동. 마포대교, 서울2014
지금 사람들이 묻는 '국가란 무엇이냐?'는 최소한 체제에 대한 궁금증이라 본다. 우린 이 사회체제 안에서 안전한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이들은 증언 했다. ‘가만히 있으라.’ 원래 이 나라가 그랬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만있으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다들 나부터 회개 할 터이니 가만있으라고 한다. 웃음이 나온다. 교활하다. 분노한 이들에게 잠자코 너부터 반성하고 가만있으라고 주문한다. 권력과 결탁한 종교는 역사이래로 악취를 풍겨왔다. 종교가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핍박받는 민중을 대변하는 그 순간뿐이다. 이들이 국가를 망친 장본인들이다.

   
▲살아남은 단원고 학생들. 안산에서 국회까지. 여의도.서울2014
그런데 가만히 국가개조를 하자고 한다. 놀랍지도 않은 사람들이지만 이런 타임에 딱 맞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 이들에게 종교적 윤리란 뭘까?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가난한 집 애들은 불국사나 가라.” 불교는 가난한 자들이나 믿는 종교라는 폄하까지 포함한다. 사실 이는 서구 기독교인들의 오래된 인식이기도 했다. 한국 기독교의 모습이다.

기록한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세월호를 사진으로 기록한 50여명의 사진가들이 여의도에서 출발해 광화문 단식 농성장까지 걸었다. 각자가 찍은 사진을 대형으로 현수막에 인화해 들고 걸었다. 말하지 않는 사진으로 침묵의 거리 시위를 한 셈이다. 사진 속에는 다음과 같은 텍스트가 표면아래 새겨져 있었다. 세월호, 가만히 있어라, 국가란 무엇
인가, 4.16, 청와대, 재난 콘트롤타워, 구원파, 국가개조, 7시간, 사진작가 유병언, 단식, 노란 리본, 기레기, 카톡 대화방, 의사자 지정 카더라, 특별법. 비가역적인 시간 속에 존재 하다는 것과 또 다른 쪽의 영원한 시간 속에 있다는 것 사이의 구분은 인간의 상징적 활동에 어떤 근원에 있다는 인상을 회피하기 힘들다.

   
▲특별법을 요구하는 사람들. 그들 요구는 결국 관철되지 못했다. 시청앞. 서울2014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의 대칭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시간의 비대칭성을 피사체의 시간 비대칭성으로 번역하는 흔적을 남긴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풍경의 가역적이고 순환적인 혼돈의 텍스트로부터 확률적이고 동시에 시간의 방향성을 지닌 선명한 텍스트로 만들어 낸다. 세월호라는 변경에서 특별법이라는 중심으로 돌진하며 혼돈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미래는 오지 않았다.
다만 우리는 모호하게 다가 올 그 질서를 예측할 뿐이다. 여전히 팽목항에 별은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