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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더 이상 펌프질 그만 하소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더 이상 펌프질 그만 하소

서당에서 천자문을 떼고 나면 배우는 게 한시다. 하늘천 따지 가믈현 누르황 한자의 기본인 높낮이를 천자문을 통해서 익히게 된다. 한자에는 평성과 측성으로 4성이 뚜렷하여 4성을 모르면 해석은 가할 수 있으나 새김이 어렵다. 결국 올바른 해석이 불가하다.

서당에서 목이 터져라 천자문을 소리내어 외워대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봄부터 외워댄 천자문이 가을이면 마무리가 되고 겨울이면 본격적으로 한시를 공부하는데 맹호연으로 시작해서 두보로 끝난다. 이때 나이가 대략 8-9세다. 요즘이야 서당이란 개념이 많이 퇴색되어 TV가십거리로 전락됐지만 본래 서당 공부란 것이 서당을 나오면 세상이 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녹녹치 않다. 물론 이백의 시도 당대 전대 후대 최고의 시로 평가되지만 글을 배우는 학습자로서 이백의 시는 참고용 축에도 들지 못한다.

이백의 시를 배웠다가는 그 자유분방함이 하늘 끝 간 데 없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맹호연이나 두보는 그 시의 엄격성이 추상(秋霜)이다. 맹호연은 이백의 부(傅)요, 두보는 시성(詩聖)이다. 맹호연이 이백을 직접 사사한 일은 없다. 단지 이백이 사숙을 했을 뿐이다.

증맹호연이란 시구를 보면 그 의중이 잘 드러나 있다. 이백이 달에 대해 그토록 천착하는 이유도 맹호연에 대한 오마주이다. ‘서당교육’이 그렇다면 서당에서 시를 배우는 까닭은 뭔가. 조화로움 때문이다. 조화로움은 사람에 대한 학(學). 즉 인문학인데 본래 인문학은 수신(修身)으로 시작해서 제가(齊家)와 치국(治國)과 평천하(平天下)로 마친다.

지금 강호는 두 개의 문제로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집권당 대표의 발언과 “내가 공직에 나가기 위해 장가도 안간 자식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 같다.”는 총리 내정자의 징징대는 말투다.

국민의 답은 간단하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며 펌프질 할게 아니라 능력이 안 되면 물러나라. 또 자식에게 몹쓸 짓하는 것 같아서 가슴 아프다면 여러 말할 거 없이 그냥 총리 내정을 반납하면 된다.

옛날 저자거리에서 왈, 수신도 안 된 것이 제가를 하니 그 가정인들 온전 할리 없고, 제가도 못한 것이 치국을 하니 다스림인들 순탄하랴. 이래저래 애꿎은 국민만 죽어나는 거지 문제는 불위여위행위재야(不爲如爲行爲在也)이다. 되지도 못한 것이 된 것처럼 행동하는데 있다. 국민이 바라는 건 딱 하나. 무슨 짓을 하든 공약사항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