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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리 통신원 이상엽의 사진이야기

메르스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메르스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도시와 의료체계를 생각한다


   
▲마스크의 경고. 중국 홍콩 2003
2003년 2월 말, 중국 광둥성 중산대 류젠룬 교수가 사스환자에 대한 보고서를 쓰면서 자신도 사스에 감염된채 홍콩을 방문했다. 류 교수가 머물렀런 홍콩의 한 호텔에서 시작된 사스 전염은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고, 홍콩에서만 무려 1755명 감염에 296명이 사망했다. 그야말로 놀랍고도 무서운 재앙이었다. 그해 중국의 연안도시를 취재하던 내가 중국 광동성 심천을 방문했을 때는 사스의 계절이었다. 홍콩 옆 심천은 출근 인파로 가득해야 할 아침, 텅 비었다. 도시의 공포였다.

   
▲사스의 아침. 중국 심천 2003
도시가 발생한 후로 인류는 항상 전염병을 안고 살았다. 유럽의 흑사병, 결핵, 스페인 독감 등. 전염병은 도시의 헛점을 정확히 찌르며 돌아 다녔다. 도시의 시스템은 그 때마다 진화했다. 공공의료와 보건은 도시 생활에서 전염병으로부터 시민을 지키는 보루였다. 2015년 메르스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그 때 교훈을 도시 시스템에 새길 것인지, 망각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 몫이다.

   
▲일상의 도시. 중국 홍콩 2003
당장은 확산을 막는 방역이 우선이지만 조금만 미래를 보면 우리가 뭘 잘못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고쳐야 할지도 생각해 보자. 수많은 확진 환자를 수용할 음압시설이 있는 병실이 부족한 사태는 공공의료원을 경영합리화란 목적으로 폐쇄하면서 예견된 일이다. 진주의료원이 대표적이다. 이는 의료민영화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보건복지부 등의 정부정책과도 상관있다. 의료행위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건강과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봉착한다. 요즘 유행하는 ‘각자도생’이 운명이라면 우리는 정부와 국가가 필요없을 것이다.